15개 금융사 연루…26~27일·내달 2일 전원회의
공정위 "구체적 응찰금리 교환"…업계 "시장 관행"
EU는 국채 담합 제재…미국은 형사수사에도 불기소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0월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세종심판정에서 열린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0.01.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21001846_web.jpg?rnd=20251001132514)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0월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세종심판정에서 열린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0.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소 8조원의 과징금이 예고된 국고채 입찰담합 사건이 이달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대에 오른다. 15개 금융사가 연루돼 사건 규모가 방대한 데다 입찰담합·정보교환 담합의 성립 여부, 과징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 사흘에 걸친 '마라톤 심의'가 예고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6~27일과 다음 달 2일 등 사흘에 걸쳐 국고채 입찰담합 사건에 대한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국고채 전문딜러(PD)인 은행·증권사 15곳에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 분량만 1만2000쪽이고 피심인 15개사의 의견서도 방대해 위원회의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첨예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세 차례 심의 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15개사의 국고채 입찰 참여 정도와 자진신고(리니언시) 여부 등이 달라 금융사별 과징금 산정도 편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건물 전경.(사진 = 각 증권사 제공)
"매우 중대한 위반" 하위 구간 적용해도 과징금 8조~11조원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PD는 해외시장 동향과 투자자 수요, 만기별 금리, 국내외 주요 일정, 직전 입찰 결과 등 여러 변수를 종합해 응찰금리를 결정한다"며 "다른 회사의 응찰정보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전체 의사결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공정위는 금융사들이 개별 입찰의 응찰금리 등 구체적인 미래 가격정보를 주고받았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앞선 브리핑에서 "관행적 소통으로 볼 수 없는 응찰금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빈번한 연락과 정보교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도 쟁점이다. 공정위는 국고채 낙찰금액 약 76조2000억원을 관련매출액으로 산정했다.
공정위 측은 국고채 입찰이 채권을 사들이는 구매입찰인 만큼 계약금액인 낙찰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은 낙찰액이 금융사의 실질적인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수익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고채 낙찰액이 금융사의 매출이나 수익이 아니라 국채를 인수하기 위해 지급한 금액이고, 국고채는 낙찰 이후에도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낙찰액 전체를 관련매출액으로 삼으면 실제 경제적 이익과 과징금 산정액 사이에 지나친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과징금 고시상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고 10.5~15.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매출액에 최저율인 10.5%를 단순 적용해도 산정액은 약 8조원이다. 15.0%를 적용하면 약 11조4300억원, 법정 상한인 20%를 적용하면 최대 15조24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금융사별 관련매출액과 가담 정도, 위반기간, 가중·감경 사유와 부담 능력 등을 반영해 달라질 수 있다. 국고채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도 PD의 시장조성 기능과 제재가 국채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PD는 국채를 인수한 뒤 유통시장에서 소화하며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며 "대규모 과징금으로 입찰 참여와 시장조성 기능이 위축되면 국채 조달금리가 상승해 국가 재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0월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세종심판정에서 첫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10.01.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21001845_web.jpg?rnd=20251001132514)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0월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세종심판정에서 첫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10.01. [email protected]
해외 사례 보니…EU는 제재·미국은 불기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1년 투자은행 트레이더들이 채팅방에서 유럽 국채의 가격과 거래량, 입찰전략 등을 공유·조율했다고 판단해 노무라·UBS·유니크레디트에 총 3억71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거래 정보 공유 및 시세 조작 담합'이 핵심 사유였다.
미국에서는 법무부가 2015년 대형 PD 은행들이 정보를 공유해 입찰을 담합하고 시세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한 형사수사에 착수했으나 무혐의 처리됐다. 민사 소송에서도 "은행들의 유사한 입찰이나 채팅 내역만으로는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상품 사건에서는 통상 영업수익을 관련매출액으로 보지만, 이번 사건은 입찰담합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낙찰금액을 기준으로 한다는 공정위 주장에도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개별 금융회사에 얼마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보다 앞으로 국고채 입찰에서 가격·금리와 관련된 정보교환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제시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