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 작은 실험이 만든 '구름 위를 달리는 기술'
쿠셔닝 넘어 추진력까지…기술로 완성한 러닝 경험
부산에 로봇이 만드는 라이트스프레이 생산 거점 가동
![[서울=뉴시스] 온 공동창업자 올리비에 베른하르트(Olivier Bernhard)와 캐스퍼 코페티(Caspar Coppetti), 데이비드 알레만(David Allemann)의 모습.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6902_web.jpg?rnd=20260807142129)
[서울=뉴시스] 온 공동창업자 올리비에 베른하르트(Olivier Bernhard)와 캐스퍼 코페티(Caspar Coppetti), 데이비드 알레만(David Allemann)의 모습.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더 편하게 달릴 수 없을까.
스위스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의 시작은 거대한 연구소도, 최첨단 장비도 아니었다. 2010년 스위스 알프스에서 한 운동선수가 정원용 고무호스를 잘라 기존 운동화 밑창에 붙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목표는 단 하나였다. 더 부드럽게 착지하면서도 더 강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러닝화를 만드는 것.
엉뚱해 보였던 이 실험은 이후 온의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테크(CloudTec®)'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온은 단순한 러닝화 브랜드를 넘어, 러닝 경험과 신발 제조 방식 자체를 바꾸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무호스 조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독자적인 쿠셔닝 기술이 됐고 이제는 로봇이 신발을 제작하는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온 초기 프로토타입.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6908_web.jpg?rnd=20260807142410)
[서울=뉴시스] 온 초기 프로토타입.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무호스 하나에서 시작된 혁신…'클라우드테크'의 탄생
출발점에는 선수 시절 경험이 있었다. 은퇴 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던 올리비에는 충격은 줄이고 동시에 러닝 효율은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신발을 고민했다.
그가 선택한 첫 번째 재료는 뜻밖에도 고무호스였다.
고무호스를 잘라 신발 밑창에 붙이고 수없이 테스트를 반복한 끝에 착지 순간에는 충격을 흡수하고 다시 지면을 밀어내는 독특한 구조를 완성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온을 대표하는 특허 기술 클라우드테크의 시작이다.
클라우드테크는 속이 빈 '클라우드' 형태의 구조물이 착지 시 압축되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이후 원래 형태로 돌아오며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기존 러닝화 시장에서는 부드러운 쿠셔닝과 빠른 반응성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온은 이 두 가지 요소를 하나의 구조 안에 담아내며 새로운 러닝 경험을 제시했다.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감각(Run on Clouds)'이라는 온의 브랜드 철학 역시 이 기술에서 출발했다.
작은 실험으로 시작한 온은 창립 직후 세계 최대 스포츠·아웃도어 박람회인 ISPO에서 신생 브랜드 대상인 '브랜드뉴 어워드'를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유럽과 북미 러닝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서울=뉴시스] 온 초기 프로토타입.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029_web.jpg?rnd=20260807152913)
[서울=뉴시스] 온 초기 프로토타입.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쿠셔닝 넘어 추진력까지…기술로 완성한 러닝 경험
온은 러너가 느끼는 ‘달리는 감각’ 자체를 분석하며 기술 개발을 이어갔다.
대표적인 기술이 헬리온(Helion™) 폼이다. 2019년 공개된 헬리온은 가벼운 무게와 높은 반발력을 동시에 구현한 미드솔 소재다.
기존 폼 소재가 충격 흡수에 집중했다면, 헬리온은 장거리 러닝에서도 안정적인 쿠셔닝과 에너지 전달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러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앞으로 전달하는 스피드보드(Speedboard®)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온만의 독자적인 러닝 시스템이 완성됐다.
![[서울=뉴시스] 온 클라우드테크.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033_web.jpg?rnd=20260807153205)
[서울=뉴시스] 온 클라우드테크.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온은 제품별로 다른 러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테크 구조도 세분화했다.
안정적인 착화감을 강조한 서포트, 부드러운 쿠셔닝 중심의 소프트, 높은 반발력을 제공하는 에너지, 빠른 추진력을 위한 스피드 등 러너의 목적에 따라 기술을 설계했다.
기술력은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클라우드테크가 적용된 제품들은 ISPO에서 잇달아 수상했고 2013년 클라우드레이서, 2015년 클라우드, 2017년 클라우드플로우 등이 최고상을 받으며 온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서울=뉴시스] 클라우드몬스터3 라인업.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038_web.jpg?rnd=20260807153450)
[서울=뉴시스] 클라우드몬스터3 라인업.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클라우드몬스터로 대중화…기술이 만든 인기
2022년 출시된 클라우드몬스터는 기존보다 커진 클라우드테크 구조를 적용해 강력한 쿠셔닝과 반발력을 구현한 제품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새로운 착화감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러닝을 즐기는 소비자뿐 아니라 일상에서 편하게 신는 라이프스타일 슈즈로도 인기를 얻으며 온의 대표 모델로 성장했다.
이후 온은 ▲클라우드몬스터2 ▲클라우드몬스터3 ▲클라우드몬스터3 하이퍼 등으로 기술을 계속 발전시켰다.
기술 중심 성장 전략은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1분기 온의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8억3190만 스위스프랑(CHF)을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44.4%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고, 한국과 중국 시장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뉴시스] 부산 라이트스프레이 공장.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040_web.jpg?rnd=20260807153557)
[서울=뉴시스] 부산 라이트스프레이 공장.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는 신발 만드는 방식까지 바꾼다…로봇이 만드는 러닝화
대표 기술이 라이트스프레이(LightSpray™)다.
기존 러닝화 갑피 제작은 수십 개 부품을 재봉하고 접착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라이트스프레이는 로봇이 특수 필라멘트를 직접 분사해 하나의 갑피를 완성하는 자동화 생산 기술이다.
약 1.5㎞ 길이의 특수 필라멘트를 활용해 한 켤레의 갑피를 제작하는 시간은 약 3분에 불과하다.
기존 방식에서 필요했던 약 200단계의 제조 과정을 단일 공정으로 줄였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최대 65%까지 낮췄다.
성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잡은 차세대 제조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온은 지난해 스위스 취리히에 세계 최초 라이트스프레이 생산 시설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 4월 한국 부산 인근에 두 번째 생산 거점을 열었다.
부산 공장에는 32대의 완전 자동화 로봇이 투입됐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라이트스프레이 생산 능력은 기존 대비 약 30배 확대됐다.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높은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과 제조 역량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온 클라우드붐 스트라이크.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042_web.jpg?rnd=20260807153726)
[서울=뉴시스] 온 클라우드붐 스트라이크.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무호스 조각에서 스마트팩토리까지…온이 만든 16년의 변화
아킬레스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고무호스 실험은 클라우드테크라는 혁신 기술이 됐고 더 나은 러닝 경험을 고민한 결과는 헬리온과 스피드보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온은 러닝화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고무호스를 잘라 붙였던 작은 아이디어가 로봇이 신발을 생산하는 스마트팩토리로 이어진 것처럼, 온이 지난 16년간 쌓아온 경쟁력은 결국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더 잘 달릴 수 있을까."
온은 지금도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술을 진화시키며 러닝화의 다음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뉴시스] 온 클라우드몬스터 3.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7/NISI20260807_0002207047_web.jpg?rnd=20260807153852)
[서울=뉴시스] 온 클라우드몬스터 3. (사진=온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