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보다 비누에 더 가슴 뛰어" 러쉬코리아 키운 우미령 대표[이주의 유통人]

기사등록 2026/08/09 06:00:00

최종수정 2026/08/09 06:56: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29세에 한국 판권 따내…직원 5명서 출발

연매출 1200억원대·국내 70여개 매장 성장

포용적 조직문화·가치 중심 경영으로 차별화

[서울=뉴시스]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이사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서울=뉴시스]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이사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8000만원짜리 보석을 팔 때보다 8000원짜리 비누를 팔 때 더 가슴 뛰었다."

영국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를 국내에 들여와 20년 넘게 이끌어온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의 말이다. 자본도 회사도 없던 29세에 대기업들과의 경쟁을 뚫고 한국 판권을 따낸 그는 직원 5명으로 시작한 러쉬코리아를 연매출 1200억원대 기업으로 키웠다.

1973년생인 우 대표는 동덕여자대학교 건강관리학과를 중퇴한 뒤 고려대학교 대학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미국보석학회(GIA)를 졸업하고 1998년 산초 주얼리 수석 디자이너, 2000년 나비(Nabbi Ltd.) 대표이사를 거쳐 2002년부터 러쉬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서울=뉴시스] 러쉬 대표 제품 이미지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2026.08.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러쉬 대표 제품 이미지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2026.08.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러쉬와의 인연은 영국 매장 방문에서 시작됐다. 보석 감정과 세공을 공부하던 시절 우연히 러쉬 매장을 찾은 우 대표는 강렬한 향과 색감뿐 아니라 제품에 담긴 브랜드의 가치와 이야기에 매료됐다.

러쉬는 신선한 원재료와 핸드메이드 제조를 비롯해 동물실험 반대, 윤리적 구매, 포장 최소화 등을 핵심 원칙으로 삼는 브랜드다.

우 대표는 이 같은 철학을 한국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본사에 직접 문을 두드렸다. 당시 한국 판권을 놓고 대기업들과 경쟁했지만 향후 5년간 사업 계획과 출점 전략 등을 큰 도화지 한 장에 직접 적어 본사를 설득했다.

2002년 11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법인을 세운 뒤 같은 해 12월 서울 명동에 1호점을 열었다. 한국은 러쉬의 네 번째 해외 진출 국가였다.

출발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6평 규모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초기에는 하루 매출이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제품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재고가 쌓이는 등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고, 수입이 약 6개월간 중단되는 위기도 맞았다.

긴 정체기를 버틴 러쉬코리아는 국내 소비자에게 러쉬 특유의 브랜드 경험이 자리 잡으면서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02년 명동 1호점으로 시작한 매장은 현재 71개로 늘었고 2021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처음 돌파했다.

[서울=뉴시스] 러쉬 대표 제품 이미지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2026.08.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러쉬 대표 제품 이미지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2026.08.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우 대표가 외형 성장 못지않게 강조해온 것은 '좋은 회사'다.

개인의 개성과 삶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채용 과정에서도 피어싱이나 문신, 탈색 등 외모를 이유로 제한하지 않았다.

복지에도 같은 철학을 적용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비혼' 직원에게는 결혼과 마찬가지로 축하금과 유급휴가를 지원하고 반려동물 관련 복지도 마련했다. 러쉬코리아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주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러쉬는 할인이나 스타 마케팅 대신 환경·동물·인권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주요 고객 소통 수단으로 활용한다.

국내에서는 2009년 과대포장 반대 캠페인 '고 네이키드(Go Naked)'를 시작으로 동물실험 반대, 플라스틱 저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국 매장에 전시하는 '러쉬 아트페어'도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오프라인을 넘어 디지털과 체험 영역으로 고객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모바일 쇼핑 채널 '러쉬 앱'을 선보인 데 이어 2024년 공식 멤버십 '러쉬 어스(LUSH US)', 지난해 당일 배송 서비스 '프레쉬 오늘'을 도입했다.

[서울=뉴시스] 러쉬는 최근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샤워장과 휴식형 콘텐츠를 결합한 '프레쉬 워시룸'을 운영했다. 우미령 러쉬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러쉬 제품으로 더위에 지친 참가자들을 씻겨주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2026.08.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러쉬는 최근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샤워장과 휴식형 콘텐츠를 결합한 '프레쉬 워시룸'을 운영했다. 우미령 러쉬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러쉬 제품으로 더위에 지친 참가자들을 씻겨주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2026.08.09. [email protected]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브랜드 프렌드십'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샤워장과 휴식형 콘텐츠를 결합한 '프레쉬 워시룸'을 운영했다. 특히 우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러쉬 제품으로 더위에 지친 참가자들을 씻겨주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역 특성을 살린 오프라인 매장도 늘리고 있다. 2024년 제주 산방산점과 경기 양평 두물머리점에 이어 지난 6월 제주 송당점을 열고 국내 최초로 러쉬 '헤어랩(HairLab)'을 도입했다.

이처럼 우 대표는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의 일상과 문화 현장으로 직접 들어가 러쉬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넓히고 있다.

우 대표에게 러쉬는 화장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과 윤리적 소비, 환경과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하는 것이 20년 넘게 이어온 경영 방식이다.

[서울=뉴시스]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이사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서울=뉴시스]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이사 (사진=러쉬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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