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충돌 직후 달 표면 촬영한 유일한 탐사선
충돌 뒤 가장 먼저 해당 지점 지나는 궤도…NASA보다 먼저 공개
충돌 전후 영상 확보해 크레이터·분출물 정밀 분석
![[서울=뉴시스]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에 충돌하기 전후의 모습을 포착했다. 충돌 전·후 비교 (사진=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02206027_web.jpg?rnd=20260806144044)
[서울=뉴시스]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에 충돌하기 전후의 모습을 포착했다. 충돌 전·후 비교 (사진=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약 4.9톤의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초속 2.43km로 달에 충돌했다.
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는 충돌 뒤 달 표면의 모습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개했다. 충돌 전후 같은 지역을 촬영해 지형 변화와 분출물 확산 흔적을 확인했다. 충돌 지점과 시각을 미리 계산해 기준 영상을 확보하고 같은 지역을 반복 촬영한 결과다.
수십km 먼지 기둥…달 표면에 새 충돌 흔적
상단부는 지난해 3월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 등을 달로 보낸 뒤 지구와 달 사이의 불안정한 궤도를 떠돌았다.
잔여 추진제가 부족해 궤도를 벗어나는 기동을 하지 못한 상단부는 약 1년5개월 만에 달에 떨어졌다. 충돌 당시 TNT 약 3톤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발생하고 지름 20~30m 규모의 충돌구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충돌 직후에는 수십km 규모의 먼지 기둥이 솟아오른 것으로 관측됐다. 칠레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은 먼지 기둥에서 나트륨과 리튬의 분광 신호를 포착했다. 신호는 약 5~10분간 관측됐으며 나트륨은 달 토양에서, 리튬은 로켓 상단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로켓이 달에 부딪히는 순간을 선명한 영상으로 촬영한 관측 장비는 없다. 충돌 지점이 태양빛을 받는 지역이어서 충돌 섬광을 주변의 밝은 달 표면과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다누리 고해상도카메라(LUTI)가 촬영한 팰컨9 로켓 상단부 충돌 전후 비교 영상. 왼쪽은 충돌 전, 오른쪽은 충돌 후 모습으로, 원 안에 새롭게 형성된 충돌 흔적과 주변 분출물 확산 흔적이 확인된다. 아래는 충돌 지점의 위치를 표시한 영상이다. (사진=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02206319_web.jpg?rnd=20260806172323)
[서울=뉴시스]다누리 고해상도카메라(LUTI)가 촬영한 팰컨9 로켓 상단부 충돌 전후 비교 영상. 왼쪽은 충돌 전, 오른쪽은 충돌 후 모습으로, 원 안에 새롭게 형성된 충돌 흔적과 주변 분출물 확산 흔적이 확인된다. 아래는 충돌 지점의 위치를 표시한 영상이다. (사진=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궤도와 위치 맞아떨어져…다누리만 촬영
충돌 당시 다누리와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 모두 충돌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다만 이후 다누리가 LRO보다 먼저 충돌 지점 인근을 지나는 궤도에 들어서면서 충돌 직후 달 표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게 우주청 설명이다.
LRO도 공전을 계속하면 해당 지역을 촬영할 수 있지만 이번 관측을 위해 별도로 궤도를 변경하지 않았다. 다른 달 탐사선도 대부분 표면에 착륙한 상태여서 충돌 지역으로 이동해 촬영하기 어려웠다.
다른 달 탐사선도 대부분 표면에 착륙한 상태여서 충돌 지역으로 이동해 촬영하기 어려웠다. 당시 충돌 지역 인근을 지날 수 있는 궤도에 있던 탐사선이 사실상 다누리뿐이었던 셈이다.
충돌 당시 다누리 역시 달 반대편에 있었지만 이후 충돌 지점 인근을 지나는 궤도가 예정돼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를 활용해 충돌 전 기준 영상을 확보하고 충돌 뒤 같은 지역을 반복 촬영했다.
항우연은 지난 7월9일 다누리의 고해상도카메라 ‘루티(LUTI)’를 이용해 충돌 예상 지점 주변을 두 차례 촬영했다. 로켓이 충돌하기 전 달 표면의 모습을 비교용 기준 자료로 확보한 것이다.
충돌 당일에는 충돌 약 30분 전인 오후 3시1분 첫 촬영을 시작했다. 이후 궤도 제어를 통해 충돌 지점 상공을 통과하면서 7차례 후속 촬영을 진행했다. 6일 오전 7시께까지 총 8차례 촬영한 자료에서는 충돌 지점 주변의 지형 변화와 분출물 확산 흔적이 확인됐다.
촬영 당시 다누리와 충돌 지점 사이의 거리는 약 340~350km였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서울 상공 150km에서 초속 1.5km로 비행하면서 부산에서 발생한 충돌 현장을 촬영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루티는 약 5m/픽셀의 해상도로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촬영하는 장비다. 다누리는 달 표면의 넓은 영역에서 빛의 편광 특성을 측정하는 편광카메라 ‘폴캠(PolCam)’도 동시에 가동했다.
루티가 새로 생긴 지형을 확인한다면 폴캠은 분출물이 퍼진 범위와 표면 반사 특성의 변화를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다누리에는 NASA가 개발한 탑재체 ‘섀도캠’도 실려 있지만 빛이 거의 들지 않는 달 극지방의 영구음영지역을 관측하도록 설계돼 이번 충돌 지역을 촬영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 이번 관측에는 루티와 폴캠 등 한국이 개발한 탑재체가 주로 활용됐다.
엘아르오는 추후 충돌 지점을 촬영할 예정이다. 다누리 관측 자료는 엘아르오의 촬영 계획을 세우고 향후 두 궤도선의 영상을 비교·분석하는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다누리가 달 궤도에서 인공물 충돌 전후 장면을 포착한 것은 궤도 제어와 임무 운용 능력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달 탐사 관측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이번 관측으로 확보한 자료는 향후 달 연구와 우주 탐사 전략을 넓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2015년 10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이 촬영한 충돌 전 모습(왼쪽)과 2026년 8월 5일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 충돌 이후 다누리가 촬영한 달 표면(오른쪽). 노란색 화살표가 새로 형성된 충돌 지점을 가리킨다. (사진=NASA·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02206035_web.jpg?rnd=20260806144342)
[서울=뉴시스]2015년 10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이 촬영한 충돌 전 모습(왼쪽)과 2026년 8월 5일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 충돌 이후 다누리가 촬영한 달 표면(오른쪽). 노란색 화살표가 새로 형성된 충돌 지점을 가리킨다. (사진=NASA·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재판매 및 DB 금지
충돌구·분출물 분석…자연 운석 연구에도 활용
그동안 인공물의 달 충돌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표면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촬영 당시 태양의 위치와 그림자 방향 등이 달라져 충돌로 발생한 변화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누리는 같은 지점의 기준 영상과 충돌 직후 영상을 확보해 새로 생긴 변화만 따로 분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충돌구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 분출물의 분포, 달 표면의 반사·편광 특성 변화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로켓 상단부는 질량과 충돌 속도, 이동 방향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에서도 연구 가치가 있다. 어느 방향에서 어느 정도 에너지로 충돌했을 때 충돌구와 분출물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자연 운석이 달에 떨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을 해석하는 모델도 보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NASA 등과의 국제 공동 연구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충돌 자체가 달 과학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드문 현상은 아니라는 게 우주청의 설명이다. 달은 여러 물체의 충돌로 만들어진 충돌구가 표면 전반에 분포한 천체다. 이번 관측은 기존 충돌 연구에 새로운 관측 자료를 추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주청에 따르면 인공물이 달에 충돌한 사례는 과거 여러 차례 있었다. 달 전이궤도까지 탐사선을 보낸 로켓의 상단부는 임무를 마친 뒤 별도 처분 규정이 없어 지구와 달 사이를 떠돌다가 달 중력에 끌려 충돌하기도 한다.
일부는 연구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충돌시킨 사례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 당시 로켓과 우주선 일부를 달에 떨어뜨린 뒤 지진계를 통해 달 내부 구조를 연구했다. 2009년에는 NASA가 엘크로스 임무를 통해 로켓 상단부를 달 남극에 충돌시킨 뒤 분출물을 분석해 물얼음의 존재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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