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공항에서 피서…"은행은 불편해"
공항철도 노인 이용객 2년 새 20.3% 늘어
"쉼터 역할 긍정" VS "민폐 자제" 두 시선
![[인천=뉴시스] 정재훈 기자 = 6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노인들이 공항 내에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앉아서 쉬고 있다. 2026.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02206238_web.jpg?rnd=20260806163721)
[인천=뉴시스] 정재훈 기자 = 6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노인들이 공항 내에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앉아서 쉬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정재훈 인턴기자 = "지하철 무료로 타고 올 수 있고, 또 오면 마음이 한가롭잖아요. 은행은 좀 불편해요. 뭔가 갇혀 있는 생활에서 조금 벗어나는게 좋아요."
"집에 있으니까 너무 더워서 밖에 나왔어요. 답답하기도 하니까 바람 쐬려고 나온 거지. 점심거리는 집에서 다 싸왔어요."
지난 6일 오전 11시, 기자가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안에는 하계 성수기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입국하는 승객들 외에 캐리어 등 여행가방 없이 공항 내 벤치 등에 앉거나 누워서 쉬는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연일 36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공항에서 '피서'를 보내는, 이른바 '공캉스(공항+바캉스)'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수도권 전철 무임승차 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교통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매년 여름 노인 피서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공항철도에 따르면 지난달 공항철도 노인 이용객은 165만41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154만6310명)보다 10만7802명(7.0%), 2024년 7월(137만4884명)과 비교하면 27만9228명(20.3%) 증가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국 곳곳에 무더위쉼터와 경로당 냉방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은 공항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의 실내 온도는 24시간 24~26도로 유지되는 데다 내부가 넓고 식수대, 화장실도 쾌적해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공공시설이라 백화점이나 카페처럼 돈을 쓰지 않아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무료로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공캉스' 노인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이들은 주로 공항 내에서도 비행기 활주로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 교통센터 등에서 주로 걷거나 앉아서 뜨거운 낮시간을 보낸다. 간혹 돗자리를 깔거나 집에서 가져온 과일 등 음식을 먹는 이들도 있다.
![[인천=뉴시스] 정재훈 기자 = 6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노인들이 공항 내 벤치에 앉거나 누워서 쉬는 모습. 2026.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02206241_web.jpg?rnd=20260806163818)
[인천=뉴시스] 정재훈 기자 = 6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노인들이 공항 내 벤치에 앉거나 누워서 쉬는 모습. 2026.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인천공항 안에서 만난 60대 A씨는 "예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하느라 외국을 많이 다녀서, 옛날 생각이 나 잠깐 쉬었다가 가려고 놀러 왔다"며 "오늘 처음 왔는데 내부를 산책할 수도 있고 좋다. 집에서 먹을 것을 싸와서 먹고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 주민이라는 80대 B씨는 "넓고 탁 트여서 시원하고 좋다"며 "자주는 안 오는데 지하철 타고 금방 올 수 있으니까 편하다. 오전 10시 40분쯤 왔다가 식사하고 오후 3~4시쯤 집에 간다"고 말했다.
매년 극심해지는 무더위와 비례해 공항에서 피서를 즐기는 어르신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공시설인 만큼 공항이 쉼터 역할을 하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반응과 일반 승객 및 영업장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시선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을 찾은 고령자들의 안전 관리를 위해 제1·2여객터미널에 구급 대기실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5분 내에 현장에 출동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공항을 무더위 휴식 공간으로 찾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며 "일반 이용객들도 불편 없이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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