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출범 후지산100, 일본 대표 트레일러닝대회로 성장
지바 타츠오 공동대표 안전·신뢰·지속가능성 강조
제주, 한라산 배경으로 지역과 함께 만드는 운영체계 관건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눈 덮인 후지산. (사진=뉴시스 DB)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5175_web.jpg?rnd=20260805153329)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눈 덮인 후지산.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트레일러닝은 산과 숲, 능선과 들판, 해안 등 주로 비포장 길을 걷고 달리는 스포츠다. 단순한 기록 경쟁을 넘어 고도 변화와 거친 노면을 극복하는 도전, 자연 속에서 얻는 경험, 안전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함께 요구한다. 세계 각국은 트레일러닝을 지역의 경관과 역사, 공동체를 연결하는 체류형 스포츠관광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세계 유명 대회 현장취재와 인터뷰, 전문가 진단을 통해 제주형 트레일러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세계적인 대회는 경치가 아름답거나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역사회가 대회를 받아들이며, 안전하고 공정한 운영이 매년 이어져야 합니다.”
지바 타츠오(千葉達雄) 일본 '후지산100(Mt.FUJI100)'대회 공동대표가 지난달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명산이자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인 후지산을 무대로 삼았지만, 그 명성만으로 지금의 대회를 만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역 주민과 행정기관, 토지 관리자, 자원봉사자, 선수들과 관계를 쌓고 매년 발생한 문제를 하나씩 개선해 온 시간이 대회의 기반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바 공동대표는 좋은 트레일러닝대회의 조건으로 안전한 운영과 매력적인 코스, 참가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와 함께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력을 꼽았다. 운영진의 의지만으로 장거리 코스를 유지할 수 없으며 대회가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고 긍정적인 가치를 남긴다는 신뢰를 얻어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비가 많았던 대회의 성장
지바 공동대표는 인터뷰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대회가 성장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단순히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인을 분석해 코스와 안전관리 체계를 손봤다"며 "행정기관과 지역 관계자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다음 대회의 협조를 얻는 과정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달 10일 화상 인터뷰를 하는 지바 타츠오 일본 후지100 공동대표. 2026.08.06.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5187_web.jpg?rnd=20260805154137)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지난달 10일 화상 인터뷰를 하는 지바 타츠오 일본 후지100 공동대표. 2026.08.06. [email protected]
특히 장거리 트레일러닝대회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마을, 사유지와 산림을 통과한다. 한 기관의 허가만 받아서는 코스를 만들 수 없다. 이 대회는 후지산 주변 10개 지방자치단체가 대회 개최에 공동으로 참여한다. 보급소, 응원 지점, 교통 통제, 자원봉사 운영을 둘러싼 협의를 이들 지역과 지속하고 있다.
대회 직전에도 현장 점검을 거쳐 예정 코스를 그대로 사용할지, 위험 구간을 우회할지를 판단한다. 2025년 대회 때도 강우와 낙석 위험을 점검한 결과와 예정 코스 유지 결정 과정을 참가자들에게 공개했다.
후지산 둘레를 달리는 일본 대표 대회
올해 대회는 4월24일부터 26일까지 시즈오카현과 야마나시현 후지산 권역에서 열렸다. 주 종목인 100마일은 약 167㎞에 누적 상승고도 6613m다. 후지산 어린이나라에서 출발해 산과 능선, 호수 주변과 마을을 거쳐 후지북록공원에서 끝난다. 참가자는 네 차례로 나눠 출발하며 제한시간은 출발 순서에 따라 44시간45분에서 45시간30분까지다.
대회는 100마일뿐 아니라 70㎞와 40㎞, 단거리 산악경기를 운영한다. 올해 전체 종목에는 4477명이 등록했고 4052명이 출발해 3336명이 완주했다. 100마일에는 2127명이 등록했으며 1982명이 출발해 1401명이 결승선에 도착했다. 완주율은 70.7%였다.
![[제주=뉴시스] 지난 4월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 어린이나라에서 열린 후지산100(Mt.FUJI100)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관중의 환호 속에 출발하고 있다. (사진=후지산100 제공) 2026.08.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5185_web.jpg?rnd=20260805153938)
[제주=뉴시스] 지난 4월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 어린이나라에서 열린 후지산100(Mt.FUJI100)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관중의 환호 속에 출발하고 있다. (사진=후지산100 제공) 2026.08.06. [email protected]
기자는 2023년 100마일 종목에 직접 참가했었다. 눈 덮인 후지산을 바라보며 출발해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 가파른 능선과 뿌리가 드러난 산길을 두 차례의 밤에 걸쳐 달렸다.
제주의 한라산 둘레길과 곶자왈을 떠올리게 하는 화산지형이 있었고 급경사와 암벽, 낭떠러지도 이어졌다. 98㎞ 지점에서 20분가량 잠을 잔 뒤 레이스를 계속해 가까스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제한시간을 약 1시간 남긴 완주였다.
긴 시간 동안 코스를 지킨 자원봉사자와 보급소 운영진, 의료·구조 인력, 마을 주민의 응원을 직접 경험하면서 대회를 떠받치는 힘이 코스 안팎의 협력구조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제주출신 트레일러너 고민철 선수가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고 선수는 100마일 종목에서 20시간2분20초를 기록하며 5위를 차지했다. 2012년 대회 출범 이후 한국 선수가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다. 남자부 우승자인 미국의 크리스 마이어스는 17시간50분13초를 기록했다.
고 선수는 한라산과 오름, 숲길 등 제주 곳곳에서 훈련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가파른 한라산과 높낮이가 반복되는 오름, 장시간 달릴 수 있는 숲길이 다양한 훈련장 역할을 했다.
참가규모를 조정한 선택
참가자가 증가하면서 트레일 훼손과 지역 혼잡, 주차와 교통, 보급소 수용 능력, 안전관리 부담도 함께 커졌다. 운영진은 규모 확대를 멈추고 대회의 적정 규모를 다시 검토했다.
공간 부족과 혼잡, 주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내 중심부 호숫가에 있던 메인 행사장을 남쪽으로 약 3㎞ 떨어진 운동공원으로 옮겼다. 비가 올 경우 환경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을 피할 수 있도록 대체 코스도 마련했다.
특히 메인 종목인 100마일은 기존 2400명이던 정원을 2026년부터 2000명으로 줄였다. 코스와 보급소에서 발생한 혼잡을 줄이고 선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지바 공동대표는 "목표는 단순히 참가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며 "안전과 환경적 책임,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대회의 적정 규모를 찾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회를 넘어 지역과 상생하는 트레일러닝 문화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목장길 등 제주의 다양한 길은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의 기반으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DB)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02205196_web.jpg?rnd=20260805154323)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목장길 등 제주의 다양한 길은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의 기반으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제주는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목장길과 해안·마을길을 갖고 있다. 화산지형과 독특한 생태환경,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하나의 길 위에 이어진다.
후지산100의 경험은 뛰어난 자연환경만으로 국제대회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스를 지나는 마을과 토지 소유자, 행정기관, 환경단체가 운영 원칙을 공유하고, 대회 전 설명과 종료 후 결과 보고를 정례화하는 구조가 지역 신뢰의 출발점이 된다.
참가 규모를 정하는 기준도 단순한 유치 목표보다 코스의 수용 능력과 식생 영향, 보급소 공간, 교통·주차 여건, 의료·구조 역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환경이나 안전 부담이 커질 경우 정원을 조정하거나 코스를 변경하는 유연성도 운영 능력의 하나로 꼽힌다.
대회 후에는 탐방로 훼손과 쓰레기, 교통 민원, 지역 업체 참여, 경제효과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다음 행사에 반영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주민이 일상적으로 제주의 길을 걷고 달리며 대회와 지역의 관계가 축적될수록 제주 역시 세계인이 즐겨 찾는 트레일러닝 무대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취재지원을 받았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후지산100의 경험은 뛰어난 자연환경만으로 국제대회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스를 지나는 마을과 토지 소유자, 행정기관, 환경단체가 운영 원칙을 공유하고, 대회 전 설명과 종료 후 결과 보고를 정례화하는 구조가 지역 신뢰의 출발점이 된다.
참가 규모를 정하는 기준도 단순한 유치 목표보다 코스의 수용 능력과 식생 영향, 보급소 공간, 교통·주차 여건, 의료·구조 역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환경이나 안전 부담이 커질 경우 정원을 조정하거나 코스를 변경하는 유연성도 운영 능력의 하나로 꼽힌다.
대회 후에는 탐방로 훼손과 쓰레기, 교통 민원, 지역 업체 참여, 경제효과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다음 행사에 반영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주민이 일상적으로 제주의 길을 걷고 달리며 대회와 지역의 관계가 축적될수록 제주 역시 세계인이 즐겨 찾는 트레일러닝 무대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취재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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