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걷는 부처, 절대자가 다가오는 모습…그것도 베풀기 위해"

기사등록 2026/08/04 21: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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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문화 받아들여 자기화하는 과정서 새 미학 탄생"

"아는 만큼 보인다 했지만…생각하는 만큼 보이는지도"

'어메이징 타일랜드'展 관람객 5만명 돌파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회 “태국미술의 아름다움”에서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08.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회 “태국미술의 아름다움”에서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동판으로 만들었으면서도 옷자락은 옆으로 휘날리고, 발은 반 발짝만 들어서 앞으로 나가죠. 도상적으로는 부처가 도리천에서 내려오는 거지만, 보는 사람 관점에서는 내가 다가가는 게 아니라 절대자가 다가오는 거죠. 그것도 베풀기 위해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에서 태국의 대표 불상인 수코타이 시대 '걷는 부처'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 관장이 특별전에서 가장 주목한 '걷는 부처'는 도리천에서 설법을 마치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형상화한 불상이다.

그는 "우리 불상이 나의 몸에 맞고 거기에 붙어서 살아왔기 때문에 태국 불상을 보면 '이국적이다' 이상의 느낌이 다가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절대적 존재를 담은 불상에는 조각예술의 보편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email protected]

그는 이날 태국 불상을 시작으로 인도와 중국, 한국, 일본의 불상을 차례로 소개하며 불교미술이 각 나라에서 토착화하며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온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상징하는 말이 된 '아는 만큼 보인다'를 한걸음 더 확장했다.

 "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많이 말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생각하는 만큼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유 관장은 미술사를 공부하던 시절 초기에는 "불상이 다 그 불상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석굴암을 보고 비로소 불상을 조각예술로 보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불교라는 사상의 뿌리는 같지만, 나라마다 서로 다른 신앙의 형태로 불상이 만들어졌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때의 감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유 관장은 세계적인 불상 가운데서도 석굴암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 용문석굴의 비로자나불상을 남아 있는 불상 가운데 최고 명작으로 꼽는 사람이 많지만, 거기는 인간에 가깝고 신에 가까운 모습은 우리 석굴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종교, 예술, 건축이 모두 집약된 석굴암 하나에 부처님 세계를 모두 담았다고 자부해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회 “태국미술의 아름다움”에서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08.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회 “태국미술의 아름다움”에서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고대 간다라 지역에서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불상은 인도와 중국, 한국으로 전해지며 각 지역의 미감에 맞게 변화했다. 인도인을 닮은 마투라 불상과 아잔타 석굴의 불상, 중국 운강석굴의 불상, 고구려 상현좌 형식의 불상 모두 그 과정에서 탄생했다.

유 관장은 외래 문화를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미학이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가들이 대작해 본 다음에 그림이 굉장히 좋아진다. 20호, 30호 그리다가 200호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다른 화가가 된다"며 "문화를 수용할 때 처음에 좋은 부분을 받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서툴더라도 자기식으로 해보고 거기서 뛰어나가면 진짜 멋있는 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남북조 시대의 '수골청상' 양식이 삼국시대로 전해져 백제와 신라의 온화한 불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왜 미소를 지을까요? 초기 불교가 가진 절대자의 많은 이미지 가운데 권위나 위엄보다 친절성을 앞세웠기 때문에 이런 불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소장품인 반가사유상에 대한 자신의 시각도 밝혔다.

"금동반가사유상은 생로병사의 고뇌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저는 화랑의 고뇌라고 생각해요. 조국의 운명을 짊어진 화랑 선도의 호신불이 아니었을까요."

[서울=뉴시스]석굴암 내부(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9.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석굴암 내부(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9.24 [email protected]

유 관장은 문화재청장 재직 시절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을 언급하며 문화는 축적과 변용을 거쳐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티베트의 환희불과 몽골 자나바자르의 보살상도 문화가 전성기를 지나며 새로운 조형미를 만들어낸 사례로 소개했다.

한편, '걷는 부처'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은 6월 23일부터 지난 3일 기준 누적 관람객 5만2655명을 기록했다. 유 관장은 이날 현장에서 5만명 돌파를 기념해 관람객들에게 도록 등을 증정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회 “태국미술의 아름다움”에서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08.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연계 강연회 “태국미술의 아름다움”에서 ‘불상을 보는 눈  내가 만난 세계 유명 불상조각 답사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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