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이 49만원 됐다"…폭염에 신림 고시촌 운영자들 한숨

기사등록 2026/08/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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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새 전기료 2배…"20만→49만원 됐다"

"본격적인 폭염 시작되는데 벌써 걱정"

기상청, 이번주 수도권 기온상승 예보

[서울=뉴시스] 조서영 인턴기자 = 3일 서울 전역에 폭염이 발효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 2026.08.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서영 인턴기자 = 3일 서울 전역에 폭염이 발효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 2026.08.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조서영 인턴기자 = "3년 전엔 20만원이었던 전기요금이 지금은 49만원까지 나온다. 이러다 정말 못 버틸 것 같다."(신림동 고시원 운영자 채모씨)

"7월 고지서 나온 거 보니까 생각보다 20만원 더 나왔더라.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건데 벌써 걱정된다."(신림동 고시원 운영자 윤모씨)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 운영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입실자들이 사용하는 에어컨 전기요금을 고시원이 통합 부담하는 구조 탓에 냉방 수요가 늘수록 운영자의 비용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일부 고시원은 여름철 전기요금이 3년 새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번 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되면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3년 새 2배 넘게 뛴 곳… "이러다 못 하겠다"

신림동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채모(76)씨는 "3년 전만 해도 한 달 전기요금이 20만원 정도 나왔는데, 올해 7월엔 48만9480원이 나왔다"고 말했다. 채씨는 "많이 나올 때는 56만원까지 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채씨가 운영하는 고시원은 방이 39개지만, 현재 채워진 방은 30개 정도다. 입실률은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요금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는 "전기요금 때문에 진짜 이거(운영) 못 하겠다"며 "가스요금도 계속 오르는데 전기요금까지 감당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년 7월부터 10월 초까지 학생들의 냉방 사용이 몰리며 요금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했다.

인근의 다른 고시원 운영자 윤모(40대)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학생 40명이 거주하는 이 고시원의 7월 전기요금은 100만원을 넘겼다.

윤씨는 "예상보다 10만~20만원 정도 더 나왔다"며 "요즘이 워낙 사용량이 느는 시기이긴 하다"고 말했다.

반면 체감 부담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곳도 있었다. 학생 20명이 거주하는 인근 고시원을 운영하는 A씨는 "전기요금 부담이 지난해랑 비슷한 느낌"이라며 "이번 달을 더 지켜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같은 신림동 고시촌 안에서도 건물 연식이나 학생 수, 냉방기기 효율 등에 따라 전기요금 부담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전력량계가 보이고 있다. 2026.06.2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전력량계가 보이고 있다. 2026.06.22. [email protected]

통합계량기 구조… "학생들은 부담 없이 트는데, 요금은 원장 몫"

운영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문제는 전기요금 부과 방식이다. 방문한 고시원들은 모두 방마다 개별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지만, 전기요금은 방별 계량이 아닌 건물 전체 사용량을 기준으로 고시원 운영자가 일괄 부담하는 구조였다.

채씨는 "이 건물은 2023년 지어질 때부터 계량기가 방마다 따로 달린 게 아니라 하나로 통합돼 있어서, 방마다 냉방 시간을 제한할 수도 없다"며 "학생이 직접 요금을 낸다면 스스로 아껴 쓰겠지만, 지금 구조에선 그런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냉방을 좀 자제해달라고 말해야 하나 계속 고민된다"면서도 "그렇다고 방마다 통제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고 부탁하기도 어렵다"며 말끝을 흐렸다.

실제로 전기요금을 직접 부담하는 자취생 조모(25)씨는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에어컨을) 덜 쓰는 것도 어느 정도 맞다"며 "주로 자기 전 1시간 정도만 켠다"고 밝혔다.

"폭염은 이제 시작인데"…앞으로가 더 문제

운영자들의 고민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그동안 불던 서풍 대신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내려오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역의 기온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이번 주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냉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몰리는 시점과 맞물려, 신림동 고시촌의 전기요금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채씨는 "지금도 이런데 이번 주부터 더 더워진다니 얼마나 더 나올지 걱정"이라며 "학생들 편의를 생각하면 냉방을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요금을 계속 감당하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난 13일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다. 2026.07.1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난 13일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다. 2026.07.13. [email protected]

한전 "요금 자체는 동결…여름엔 오히려 누진 구간 완화"

한전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2022년 하반기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오른 뒤, 2023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1단계 ㎾h당 120.0원, 2단계 214.6원, 3단계 307.3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고시원이 계약 형태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는 일반용 전기요금 역시 최근 몇 년간 오르지 않았다.

채씨가 "3년 전 20만원이었다"고 말한 시점은 이 마지막 인상 시기와 맞물린다. 단가 자체는 그 이후로 변하지 않았는데 청구 금액이 2배 넘게 늘어난 배경으로 폭염이 꼽힌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가정용이든 일반용이든 기본요금, 사용량 요금 등이 고정돼 있어 최근 몇 년간 크게 변한 부분이 없다"며 "폭염으로 냉방 사용량 자체가 늘면서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체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여름철에는 누진 구간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며 "평소 200㎾h, 400㎾h기준으로 적용되던 누진 구간이 여름철엔 300㎾h, 450㎾h로 늘려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계절별로 사용량 요금 단가가 다르게 적용되는데, 여름철 단가가 봄·가을철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이 부분도 체감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요금 체계 자체가 오른 게 아니라, 폭염 속 냉방 사용량 증가와 여름철 원래 높은 단가 구조가 맞물려 고시촌 전기요금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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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8/04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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