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15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필요하면 추가 조치"

기사등록 2026/08/03 11:54:07

최종수정 2026/08/03 12:34:25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뉴욕연은 통해 유로 팔고 엔화 매입

엔화 매수 공조는 1998년 이후 28년 만

日당국 개입액 8조4500억엔 안팎 추정

[도쿄=AP/뉴시스] 3일 현지 공영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상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와 협력해 엔화 매수 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4년 11월6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업체에서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에 미국과 일본 국기가 놓여 있는 모습. 2026.08.03.
[도쿄=AP/뉴시스] 3일 현지 공영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상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와 협력해 엔화 매수 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4년 11월6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업체에서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에 미국과 일본 국기가 놓여 있는 모습. 2026.08.03.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일본 엔화 가치의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미국이 엔화를 사들이며 일본과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일본 정부의 단독 개입만으로는 시장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미국이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현지 공영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상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와 협력해 엔화 매수 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엔화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바로잡기 위한 대응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추가적인 공조 개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며 엔화 약세가 재차 심화할 경우 시장에 다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같은 날 일본 측과의 공동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 재무성·일본은행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 공동 개입에도 나설 뜻을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촬영한 사진에는 베선트 장관의 메모장에 '엔화 매수 50억~100억달러(약 7조~14조원)'라고 적힌 문구가 포착돼 개입 검토 정황을 뒷받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일(현지시간) 미·일 공조 개입 사실을 확인하며 "일본은 엔화 약세에 직면해 약간의 도움이 필요했다. 우리는 언제나 일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일본과의 우정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도쿄=AP/뉴시스] 2022년 6월16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닛케이225지수와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2.06.16.
[도쿄=AP/뉴시스] 2022년 6월16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닛케이225지수와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2.06.16.

뉴욕연은, 재무부 대신 이례적 거래 집행…개입 후 엔화 가치 빠르게 반등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매입했다.

미국이 달러가 아닌 유로화를 팔아 엔화를 산 것은 이례적 조치다. 자국 통화 신뢰도는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만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거래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뤄졌으며, 미국 재무부는 개입에 앞서 월가 주요 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에게도 사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연은은 실제 거래에 앞서 외환은행들에 현재 달러·엔 환율을 묻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장 상황을 점검하거나 직접 개입을 준비할 때 보내는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미·일 양국이 함께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15년 만이다. 다만 당시엔 엔화 급등을 막기 위해 반대로 엔화를 팔았던 것으로, 이번처럼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두 나라가 함께 엔화를 사들인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도쿄=AP/뉴시스] 2023년 8월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시민이 엔화 대비 주요 통화의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3.08.04.
[도쿄=AP/뉴시스] 2023년 8월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시민이 엔화 대비 주요 통화의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3.08.04.
이번 개입은 엔화가 달러당 164엔에 근접하며 1986년 이후 약 40년 만의 약세를 보인 데 따른 대응이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이 엔화 매도세를 부추겼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30일 밤부터 이달 1일 새벽까지 여러 차례 엔화를 사들였다. 공식 통계와 중개업체 추산을 종합하면 개입 규모는 6조~7조엔(약 55조~64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일부 매체는 실제 개입 규모가 최대 8조4500억엔(약 77조원)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액수는 향후 재무성 공식 통계로 확정될 전망이다.

개입 직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올랐다. 개입 전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5엔 이상 하락해 157엔대까지 내려갔다.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이면 엔화 수요가 늘어 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미무라 아쓰시(三村淳) 재무성 국제담당 재무관은 "미국으로부터 단순한 심리적 지원을 넘어선 지원을 받고 있다"며 미국 당국과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AP/뉴시스] 2017년 2월1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중개업체에서 딜러가 엔·달러 환율이 표시된 컴퓨터 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2017.02.01.
[도쿄=AP/뉴시스] 2017년 2월1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중개업체에서 딜러가 엔·달러 환율이 표시된 컴퓨터 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2017.02.01.

미일 엔저 공조, 지난해 9월 성명이 토대

양국은 이번 개입을 위해 수개월간 물밑 조율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지난 4월30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대 후반까지 오르자 먼저 단독 개입에 나섰고,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7000억엔(약 107조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후 5월12일 도쿄에서 가타야마 재무상과 베선트 장관이 회담하며 공조 개입 논의가 본격화됐고, 6월22일 온라인 회담을 거쳐 "필요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 같은 공조의 제도적 토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이다. 양국은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과도한 변동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에는 시장 개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전문가 "미일 금리 차가 흐름 좌우…금리 인상 없인 개입 효과 제한적"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1%로 동결했다.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찬성했고, 다카타 하지메 위원은 물가 상승 위험을 이유로 1.25%로의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필요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도쿄=AP/뉴시스] 2022년 7월29일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본점 앞에서 일장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2.07.29.
[도쿄=AP/뉴시스] 2022년 7월29일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본점 앞에서 일장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2.07.29.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본의 엔화 방어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환율이 다시 달러당 164엔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개입을 경계한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이유다.

다만 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흐름을 장기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일 금리 차, 일본의 확장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 해외 투자를 위한 구조적인 엔화 매도 수요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FT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없이 시장 개입만 반복될 경우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美·日, 15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필요하면 추가 조치"

기사등록 2026/08/03 11:54:07 최초수정 2026/08/03 12:34:2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