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은이 초대한 세계의 별들…서울 물들인 3국 3색 발레 [객석에서]

기사등록 2026/08/01 09: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伊 '라 스칼라' 니콜레타 마니의 정교한 발레

활화산 같은 타일러 펙, 우아함의 정점 박세은

'우리 시대 에투알' 8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또 다른 춤들'에서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과 같은 발레단 수석이자 남편인 로만 메히야가 파드되(2인무)를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또 다른 춤들'에서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과 같은 발레단 수석이자 남편인 로만 메히야가 파드되(2인무)를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탬버린을 든 무용수가 팽이처럼 회전한다. 쉼 없이 이어지는 파세와 푸에테에 객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무대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스피드. 미국 뉴욕시티발레단(NYCB)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이 서울을 단숨에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지난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은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발레 스타들이 한 무대에서 서로 다른 발레의 미학을 펼쳐 보인 자리였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 라 스칼라 발레단 에투알 니콜레타 마니는 각자의 개성을 앞세워 3국 3색 발레의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타일러 펙은 제롬 로빈스 안무의 '또 다른 춤들'에서 같은 발레단 수석무용수이자 남편인 로만 메히야와 호흡을 맞췄다. 쇼팽의 왈츠와 마주르카 선율 위에서 두 사람은 물 흐르듯 유려한 움직임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타란텔라'에서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이 바리아시옹(독무)을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타란텔라'에서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이 바리아시옹(독무)을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부 '타란텔라'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는 에너지와 민첩한 발놀림, 폭발적인 회전과 도약은 뉴욕시티발레단 특유의 역동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점프는 용수철처럼 가볍게 솟아올랐고, 무대는 순식간에 뜨거운 열기로 채워졌다.

박세은은 파리오페라발레단을 대표하는 에투알다운 우아함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루돌프 누레예프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에서는 사랑에 빠진 연인의 설렘과 애틋함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절제된 움직임 속에서도 감정은 끝없이 번져 나왔고, 우아한 춤선은 작품의 서정성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어 선보인 롤랑 프티 안무의 '타이스 명상곡'에서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피아니스트 손정범과 첼리스트 백승연의 잔잔한 연주 위에서 박세은과 기욤 디오프는 고요하면서도 숭고한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노란 의상을 입은 두 무용수의 움직임은 꽃을 맴도는 나비처럼 가볍고도 평온했다.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타이스 명상곡'에서 파리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수석 무용수) 박세은과 기욤 디오프가 파드되(2인무)를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Yoon6·에투알클래식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타이스 명상곡'에서 파리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수석 무용수) 박세은과 기욤 디오프가 파드되(2인무)를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Yoon6·에투알클래식 제공)

니콜레타 마니는 마우로 비곤제티 안무의 '카라바조'를 통해 이탈리아 발레 특유의 정교함을 보여줬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무대에 등장한 그는 중력에서 벗어난듯한 움직임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음악 속에서 카라바조의 불안과 광기를 치밀한 움직임으로 표현했고, 고난도 동작마저 흔들림 없이 소화하며 관객의 시선을 끝까지 붙잡았다.

이번 공연은 박세은의 안목을 확인한 무대이기도 했다.

박세은은 공연에 앞서 타일러 펙에 대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엄청난 팬"이라고 했고, 니콜레타 마니에 대해서는 "왜 라 스칼라의 유일한 에투알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무용수"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그 평가를 그대로 증명했다.

미국의 폭발적인 에너지, 프랑스의 우아한 서정성, 이탈리아의 정교한 테크닉. 서로 다른 발레의 언어가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세계 정상급 발레의 진수를 선사했다.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카라바조'에서 라 스칼라 발레단 에투알(수석 무용수) 니콜레타 마니(오른쪽)와 같은 발레단 수석이자 남편인 티모페이 안드리야셴코가 파드되(2인무)를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Yoon6·에투알클래식 제공)
[서울=뉴시스]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우리 시대 에투알' A프로그램의 '카라바조'에서 라 스칼라 발레단 에투알(수석 무용수) 니콜레타 마니(오른쪽)와 같은 발레단 수석이자 남편인 티모페이 안드리야셴코가 파드되(2인무)를 추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Yoon6·에투알클래식 제공)


한편 '우리 시대 에투알'은 A·B 두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지난 29~30일 공연된 A프로그램에 이어 8월 1~2일 열리는 B프로그램에서는 박세은을 위해 장 기욤 바르가 안무한 신작 '달빛'이 세계 초연되며, '카르멘', '돈 키호테',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 인형'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관객을 만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박세은이 초대한 세계의 별들…서울 물들인 3국 3색 발레 [객석에서]

기사등록 2026/08/01 09: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