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관광 콘텐츠로 재탄생
프랑스·스페인 오크통 거친 사과와인 시음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 공개
전통주로 K-미식 관광 키운다
![[예산=뉴시스] 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02199512_web.jpg?rnd=20260729231605)
[예산=뉴시스] 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예산=뉴시스]임소현 기자 = 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 문을 열자 잘 익은 사과 향이 먼저 코끝을 스쳤다. 발효실 안에는 프랑스와 스페인, 포트와인을 숙성했던 오크통,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가봉에서 들여온 오크통이 줄지어 서 있었다. 오크통마다 담긴 와인은 향도, 색도, 맛도 조금씩 달랐다. 같은 사과로 빚었지만 시간이 만든 차이는 분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30일 공개한 '찾아가는 양조장' 권역별 미식관광 코스는 바로 이런 경험을 여행으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술을 마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농산물과 역사, 음식, 문화를 함께 즐기는 'K-미식 여정'이다.
이날 찾은 예산사과와인은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과실주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추사(秋史) 와인'을 생산하는 양조장이다. 예산의 대표 특산물인 사과를 원료로 와인을 빚고 있으며 올해에만 예산산 사과 466t을 사용했다. 이는 예산 전체 사과 생산량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지역의 농산물이 단순한 원물이 아니라 관광 콘텐츠와 부가가치 높은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현장이었다.
![[예산=뉴시스]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02199449_web.jpg?rnd=20260729181630)
[예산=뉴시스]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양조장 지하 숙성고에는 프랑스산 오크통과 스페인산 오크통, 포트와인을 담았던 오크통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숙성 단계별 와인을 잔에 따라 향을 맡고 한 모금씩 맛을 비교했다.
같은 사과 와인이지만 오크통에 따라 바닐라 향이 진하게 올라오기도 했고, 은은한 스모키 향이나 말린 과일의 풍미가 더해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향을 맡으며 "생각보다 훨씬 깊다", "한국 와인이 이런 맛일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행사에는 콜롬비아와 페루, 체코,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인플루언서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한국 전통주를 처음 접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맛과 스토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콜롬비아 출신 니콜 다니엘라 벨트란 폰세카(26)는 "한국 전통주에 이렇게 다양한 재료와 풍미가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전통주를 더 많이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루 출신 루세로(32)는 "한국에서 숨겨진 문화 콘텐츠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양조장 투어를 통해 한국 전통주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이런 경험이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해준다"고 말했다.
체코 출신 노에미 크라우소바(35)는 "이렇게 많은 종류의 한국 술이 있는 줄 몰랐다"며 "따뜻하게 맞아준 양조장 대표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예산=뉴시스]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에서 시음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02199515_web.jpg?rnd=20260729231857)
[예산=뉴시스]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양조장에서 시음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인나(46)는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한국 음식과 어울리는 페어링까지 경험해 기대 이상이었다"며 "무엇보다 한국 술의 맛이 깊고 풍부해 가장 놀랐다. 이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술도 찾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제민 한국와인생산협회장(예산사과와인 대표)은 "전국 와이너리들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역 농산물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라며 "가을 사과 수확철에 다시 찾으면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산 사과 466t은 '추사' 와인이 됐고, 그 와인은 다시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콘텐츠가 됐다. 농산물이 가공식품을 넘어 관광과 지역경제를 잇는 자산으로 변하는 현장. '찾아가는 양조장'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예산=뉴시스] 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사과밭 앞에서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02199514_web.jpg?rnd=20260729231745)
[예산=뉴시스] 충남 예산군 고덕면의 예산사과와인 사과밭 앞에서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