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삽입 인공판막 손상 80대…'이 시술' 첫 성공

기사등록 2026/07/29 10: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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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 차세대 TAVI 재시술기법 국내 첫 성공

가슴 열던 재수술 대신 '시술'로…'라마콘' 기법

타비판막 손상 80대, 관상동맥 폐쇄 위험 낮춰 재시술

[서울=뉴시스] 시술과정 X레이 사진.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시술과정 X레이 사진.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기존에 심었던 인공판막이 노화 등으로 손상돼 다시 판막을 삽입해야 하는 환자들의 경우, 재시술 과정에서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술이 사실상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서울성모병원이 90세를 앞둔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TAVI)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2일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순환기내과)팀이 국내 최초로 라마콘(LLAMACORN)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시술은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TAVI)의 새로운 고난이도 접근법으로, 89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은 딱딱하게 굳어진 대동맥 판막이 혈액 순환을 방해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을 유발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개흉 수술 없이 카테터로 치료하는 술기다. 다만 이렇게 삽입된 인공 판막도 시간이 지나면 조직이 퇴행하거나 손상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존 판막 안에 새 판막을 다시 삽입하는 재시술을 밸브-인-밸브(Valve-in-Valve) 시술이라 부른다.

문제는 기존 판막 안에 또 다른 판막을 겹쳐 넣는 과정에서, 미처 제거되지 않은 기존 판막의 판막엽이 새 판막에 눌려 위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관상동맥 입구를 가로막을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밸브인밸브 시술 전에는 이 위험을 낮추는 판막엽 처치 기법이 필수적으로 검토된다.

 가장 먼저 실시된 바실리카(BASILICA) 기법은 관상동맥을 막을 것으로 예상되는 판막엽을 와이어로 완전히 절개해 두 갈래로 벌려 열어두는 방식으로, 2018년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연구팀이 첫 인체 시행 결과를 발표한 이후 표준 술기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와이어로 해당 판막엽 중앙 하부를 정확히 관통 및 절개하는 과정이 기술적으로 까다로워, 절개 성공률 자체가 시술자 숙련도에 크게 의존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어 2022년에는 유니콘(UNICORN) 기법이 개발됐다. 홍콩 연구팀에 의해 시행된 이 기법은 판막엽을 절개하지 않고, 좌관상동맥을 마주한 좌측 판막엽 중앙에 구멍을 뚫어 관상동맥으로 가는 혈류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고주파 와이어로 실날같은 작은 구멍을 뚫은 후, 작은 풍선으로 넓혀 풍선확장 판막을 삽입하고 해당 판막을 인위적으로 절개한다.

그 다음 개발된 방식이 이번에 시행된 라마콘으로, 유니콘의 원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법이다. 유니콘과 마찬가지로 판막엽에 먼저 작은 구멍을 내는 것까지는 동일하나 그 구멍에 대동맥판막환(annulus) 크기에 맞춘 풍선을 넣어 단계적으로 압력을 가해 해당 판막엽 조직을 완전히 절개한 자가확장 판막을 삽입한다.

2024년 호주 프린세스 알렉산드라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에 세계 첫 시행 사례를 발표한 해당 술기는 난이도가 더 높은 대신, 판막 선택의 제한이 있었던 기존 유니콘 술기와 달리 다양한 판막에 적용할 수 있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판막을 선택할 수 있다. 또 기존 판막엽에 단순히 구멍을 뚫는 방식이 아니라, 판막엽 자체를 제거하여 관상동맥을 막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함으로써 더 넓은 혈류 통로를 확보하고 협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뇌혈관병원이 실시했던 국내 첫 바실리카 술기와 라마콘 술기의 잇따른 성공은 병원의 역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특히 난이도가 높은 재시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접근경로와 시술방식을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안정적인 예후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서울=뉴시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교수(환자 옆 오른쪽)와 의료진이 6년전 시술 받은 타비판막의 퇴행성 변화로 중증 대동맥판막으로 진행된 89세 환자를 차세대 TAVI 재시술로 치료하고 건강을 기원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교수(환자 옆 오른쪽)와 의료진이 6년전 시술 받은 타비판막의 퇴행성 변화로 중증 대동맥판막으로 진행된 89세 환자를 차세대 TAVI 재시술로 치료하고 건강을 기원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번에 시술받은 환자는 6년 전 비교적 작은 풍선확장 판막을 삽입해 타비시술을 받았으나, 타비판막의 퇴행성 변화로 다시 심하게 좁아진 중증 대동맥판막 상태가 된 상태였다. 이에 환자 본인 및 가족들과 깊은 상의 후에 밸브-인-밸브 방식으로 다시 타비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환자는 이전에 작은 사이즈의 풍선확장 판막 삽입으로 비교적 이른 시간 내 판막퇴행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혈역학적으로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자가확장 판막 삽입이 고려됐다. 그러나 신체 구조상 좌관상동맥의 높이가 비교적 낮아, 새로운 판막을 삽입할 경우 기존에 삽입되었던 판막이 옆으로 젖혀져 좌관상동맥의 입구를 완전히 막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이에 따라 장 교수팀은 유니콘 방식 대신, 자가확장 판막을 활용해 판막엽을 완전히 절개하는 라마콘 시행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시술은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다음날 시행한 심장초음파 검사에서도 대동맥판막 혈류 최고속도 (Vmax)가 4.6m/s에서 2.1m/s로 감소해 정상 범위를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술을 주도한 장기육 교수는 "타비판막이 손상돼 다시 판막을 삽입해야 하는 재시술 환자들의 상당수에서는 관상동맥 폐색이라는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어, 그동안 중재적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었다"며 "기존에는 재시술이 필요하지만 관상동맥폐색 위험이 높은 경우, 관상동맥에서 대동맥상방까지 긴 스텐트를 설치하는 기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판막엽을 인위적으로 파괴해 혈류 통로를 확보하는 라마콘은 이러한 위험을 원천적으로 낮출 수 있어, 이런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팀은 최근 5년간 다양한 국내 최초의 기록을 통해, 국내 심장 중재시술 분야의 첨단 술기를 선도해왔다. 이번 성공을 통해 장 교수팀은 경피적 하대정맥 판막 치환술(2021년), 겨드랑이동맥 접근 TAVI(2022년), 관상동맥 보호를 위한 바실리카(판막 깃 절개) 술기(2023년), 경대정맥 대동맥 판막 치환술(2026년)에 이어 5번째 국내 최초 기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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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7/29 10:15: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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