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려 가마터, 흙으로 다시 덮는 '기록보존' 결론…"정밀 측량"

기사등록 2026/07/28 11:52:48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문화유산위원 현장검토 거쳐 기록보존 결정·통보

"일반 보고서 넘어 정밀 3D 측량…미래세대 활용"

[제주=뉴시스]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재단법인 일영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26.05.08.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재단법인 일영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26.05.08.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에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왓가마터가 발견됐지만 결국 기록만 남긴 채 흙으로 다시 덮는 '기록보존' 방식으로 보존된다. 다만 행정당국은 일반적인 발굴 기록을 남기는 수준을 넘어 3차원(3D) 정밀 기록화를 통해 미래세대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8일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주시 등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위원회 매장유산분과위원회의 현장검토를 거쳐 지난 10일 제주시에 제주시 화북동 도로개설사업 부지 내 기왓가마터에 대한 기록보존 결정을 통보했다.

이번 가마터 발굴은 제주 대유대림~간드락마을 도로개설사업에 따른 지표조사가 계기가 됐다. 이어 올해 1월부터 진행된 정밀발굴조사에서 12세기 청자와 어골문(물고기 뼈 무늬) 기와, 연판문(연꽃무늬) 막새 등이 함께 출토됐다.

특히 연판문 막새는 항파두리 내성지 출토 유물과 동일한 문양으로 조사돼 고려시대 제주 자체 기와 생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유적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학계에서는 고려 가마터 자체의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 등을 고려해 이전보존이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영준 제주대학교 교수(사학과)는 "강화도나 임진강을 제외하면 고려 유적 대부분이 북한 지역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주는 국내에서 고려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공간"이라며 "가마터 자체의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를 감안하면 기록만 남기고 묻어버리기에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출토된 어골문 기와. 2026.05.08.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출토된 어골문 기와. 2026.05.08. [email protected]
현행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매장유산법)'은 발굴된 매장유산에 대해 ▲현지보존 ▲이전보존 ▲기록보존 등 3가지 보존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유적이 도로개설 예정 부지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노선 변경이나 사업 중단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앞서 발굴조사 담당기관에서도 기록보존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전문가 의견을 국가유산청에 제출했다.

이어진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매장유산 분과위원회 현장검토에서도 발굴 현장이 교차로 예정지에 위치해 노선 변경이나 현지보존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전보존 역시 기술적·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위원들은 일반적인 기록보존이 아닌 미래세대에 유적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고도화된 기록보존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발굴조사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번에는 가마 구조를 3D로 정밀 측량해 현장을 디지털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향후 매장유산 활용과 제주의 역사 전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출토된 연판문(연꽃무늬) 막새. 고려시대 축조된 항파두리 내성지에서 출토된 막새와 동일한 문양이다. 2026.05.08.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출토된 연판문(연꽃무늬) 막새. 고려시대 축조된 항파두리 내성지에서 출토된 막새와 동일한 문양이다. 2026.05.08. [email protected]
기록화 작업은 발주 부서인 제주시와 조사기관인 재단법인 일영문화유산연구원이 협의해 진행하며 완료 후 국가유산청에 보고하게 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정밀발굴조사 기관이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국가유산청에 검토 의견이 제출됐고 이를 토대로 기록보존 결정이 내려졌다"며 "기록보존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도로개설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기록보존 결정에 따라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출토 유물에 대한 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공고 대상은 제주시 화북2동(3001-1번지) 일원에서 출토된 금속·옥석·유리·토도류 등 247점과 기와 등 167박스 규모의 유물이다. 매장유산법에 따라 소유권 주장자는 오는 10월24일까지 관련 자료를 첨부해 소유권 판정을 신청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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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려 가마터, 흙으로 다시 덮는 '기록보존' 결론…"정밀 측량"

기사등록 2026/07/28 11:52: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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