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단 만찬서 독설 퍼부어…살얼음판 된 연회장

기사등록 2026/07/25 19:34:07

최종수정 2026/07/25 19: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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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넘는 즉흥 연설서 언론·야권 맹공

'2028' 모자 꺼내며 대선 출마 시사하는 제스쳐

기자 소환장 논란 속 언론 자유 공방도 재점화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서 '트럼프 2028'이라고 적힌 모자를 던지고 있다. 2026.07.24.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서 '트럼프 2028'이라고 적힌 모자를 던지고 있다. 2026.07.24.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무대에 올라 한 시간 넘게 연설하며, 기자들과 정치인들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오가며 즉흥적인 말을 하며, 스스로 그 연설 원고를 혹평하기도 했다.

막판에는 붉은색 '트럼프 2028' 모자를 꺼내 보이며 재선 제한을 넘어선 출마 의사를 시사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워싱턴 힐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만찬이 총격 사건으로 파행을 겪은 지 석 달 만에 다시 열린 자리였다. 당시 사건으로 대통령 암살 시도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기소된 바 있다.

이번 만찬은 참석 규모를 700명 이하로 크게 줄여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으며, 4월 행사에 있었던 정부 관계자와 유명인사 다수는 초청 대상에서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소고기 스테이크와 관련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소재로 한 농담으로 웃음을 이끌어냈지만, 곧이어 어조를 바꿔 여러 인물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CNN의 케이틀린 콜린스 기자를 두고 좀처럼 웃지 않는다며 특정 소셜 미디어 인물과 혼동했던 일화를 전했고, 앞서는 그를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와 제리 나들러 민주당 하원의원의 외모를 놓고도 거친 비유를 이어갔으며,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에게는 오래전부터 붙여온 별명을 다시 꺼내 신체적 특징을 조롱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 발언에 웃음을 참지 못한 채 이마를 짚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설 이후 백악관 출입기자협회장을 맡은 CBS의 웨이지아 장 기자는 이날 행사가 수정헌법 제1조, 즉 언론 자유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비꼬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행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보도를 한 언론인들에 대한 법적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 참석해 웨이지아 장 WHCA 회장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07.2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 참석해 웨이지아 장 WHCA 회장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07.25.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몇 시간 전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향해 "자신들이 쫓는 대상은 기자가 아니라 정부 내부의 정보 유출자이며 그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기자들의 통화 기록 등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실제로 법무부는 카타르가 제공한 신형 보잉 747기의 보안 문제를 보도한 뉴욕타임스 기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가 하루 전 철회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연방 판사는 앞서 법무부의 소환 시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만찬장에 들어서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로 상을 받은 여러 기자들과 마주쳤다. 멕시코만 명칭 표기 문제로 백악관 출입 자격을 제한당했던 AP통신 기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보도로 수상한 월스트리트저널 취재팀, 에어포스원 보안 문제를 보도해 최근 소환장을 받은 뉴욕타임스 기자 등이었다.

CNN의 울프 블리처가 월스트리트저널을 상대로 한 200억 달러 소송과 기자 가족이 협박으로 이사까지 해야 했던 사연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로 답했다고 한다.

한 언론인 단체는 이번 주 백악관 출입기자협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언론 자유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인물 앞에서 언론 자유를 기념하는 행사를 여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하며 만찬 자리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짚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는 이 만찬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이번이 대통령 재임 중 처음 하는 연설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언급했다.

그는 행사 이름이 자신의 이름을 딴 것으로 바뀌지 않는 한 다시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농담했지만, 곧이어 내년에도 참석할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워싱턴포스트 초청으로 이 만찬에 참석했다가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조롱당한 일화가 그의 정치 입문 계기로 흔히 거론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 일화가 출마 결심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당시 관심을 즐겼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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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자단 만찬서 독설 퍼부어…살얼음판 된 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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