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9000만원 처분 취소…원고 승소
"위반 정도·의료기관 사정 고려해야"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의료기관 업무정지를 갈음해 부과하는 과징금은 최고한도액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위반 정도와 의료기관의 사정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정중)는 병원 운영자 A씨가 행정청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부과된 과징금 5억9322만원 처분을 취소했다.
A씨는 광주 광산구의 한 병원을 운영하면서 소속 의사가 부재 중인 상태에서 간호사에게 입원 환자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 뒤 의사 명의의 사망진단서를 작성·발급하도록 한 사건으로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후 업무정지 2개월 처분이 내려졌고, 행정심판을 거쳐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5억9322만원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의료법 시행령상 과징금 산정기준은 정액이 아니라 최고한도액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유형의 위반행위라도 그 규모와 사회적 비난 정도,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의료기관의 사정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사안에 맞는 과징금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행정청이 과징금 산정기준을 정액으로 잘못 해석해 최고한도액을 그대로 부과했고, 위반행위의 내용과 위험성, 병원의 경영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처분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병원 운영에 따른 순이익이 2023년 약 350만원, 2024년 약 610만원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과징금은 지나치게 가혹할 수 있다"며 "행정청이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여러 구체적 사정을 반영하지 않아 관련 재량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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