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교원노조법 3조에 대해 7대 2로 '위헌'
"학교급에 따른 교원 차별은 평등원칙 위배"
현행 교육법령상 직무 달라…헌재, 차등 인정
소수의견으로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 없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회원들이 11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26.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26/NISI20251126_0021076166_web.jpg?rnd=20251126162026)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회원들이 11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대학교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 3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초·중등 교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헌재가 대학 교원과 초·중등 교원을 달리 취급해 온 기존 법체계를 전제로 이번 판단을 내놓은 만큼, 초·중등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으로 곧장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사교조), 중앙대 교수노동조합이 교원노조법 3조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대해 재판관 9명 중 7명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교원노조법 3조는 '교원의 노동조합은 어떠한 정치활동도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간 대학 교원 개인은 정당 가입이나 지지, 선거운동이 폭넓게 보장되고 정치인으로 출마할 수 있었지만 정작 이들로 구성된 노조는 정치활동이 금지됐다. 이 같은 모순은 2020년 대학교수 노조 설립이 허용됐음에도, 초중고 교사들로 구성된 노조를 전제로 한 교원노조법의 정치활동 관련 조항을 손질하지 않으면서 빚어졌다.
교원단체들은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노조의 정치 활동을 허용한 만큼, 초·중등 교원에게도 정치적기본권을 보장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대학 교원노조에는 허용하면서 유·초·중등 교원노조에는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할 합리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같은 법 아래 조직된 노동조합을 교원의 학교급에 따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행 교육법령은 대학교수와 초·중등 교원의 역할이 서로 다르다고 보고, 헌재 판례 역시 이 같은 차등에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해 왔다.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중등 교원은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는 자다. 반면 고등교육법상 대학 교원, 즉 교수·부교수·조교수와 전임강사는 학생을 교육·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되 학문연구만을 전담할 수도 있어 직무의 성격 자체가 다르게 규정돼 있다.
2004년 헌재는 이 같은 직무 차이를 근거로, 초·중등 교원의 정당 가입과 선거운동은 제한하면서도 대학 교원에게는 이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초·중등학교의 교육은 일반적으로 승인된 기초적인 지식의 전달에 중점이 있는 데 비해, 대학의 교육은 학문의 연구·활동과 교수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학문의 발전과 피교육자인 대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질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며 "초·중등학교 교원에 대해서는 정당 가입과 선거운동의 자유를 금지하면서 대학 교원에게는 이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이는 양자 간 직무의 본질이나 내용 그리고 근무 태양이 다른 점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차별이므로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4년에도 헌재는 대학 교원과 초·중등 교원의 직무 본질·내용과 근무 형태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이를 합리적 차별로 판단했다. 정당 가입 금지와 정치적 기본권 제한이 일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그로써 얻는 공익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초·중등학교 교원이 정당의 당원이 되는 것을 이 사건 정당 가입 금지조항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특히 교원의 활동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가치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교육자로서의 특별한 처신이 요구되고, 피교육자인 학생들의 기본권 또는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권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수성과 모방성 그리고 수용성이 왕성한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 교원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고, 교원의 활동은 근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들의 인격 및 기본생활습관 형성 등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일부분인 점을 고려하고,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 수혜자인 학생으로서는 수업권의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시점에서는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더욱 보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지난 23일 결정 역시 사실상 이 같은 차등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 교원과 초·중등 교원 간 차등 자체를 문제 삼았다기보다는, 이미 인정된 대학 교원의 정치적 자유가 노조라는 형태에서만 제한되는 불균형을 지적한 셈이다.
다만 2020년에는 대학 교원과 달리 초·중등학교 교원인 청구인들의 정당 가입 등을 금지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소수 의견을 낸 사례도 있다.
당시 김기영·이미선·이석태 재판관은 "교원이 사인으로서 정치적 자유권을 행사하게 되면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볼 수 없는 점은 대학 교원과 동일하다"며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은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이뤄지는 것이므로, 직무의 본질이나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정당의 설립·가입과 관련해 대학 교원과 교원을 달리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라 보기 어렵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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