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네트워크, 교육정책포럼 발간
이주배경학생, 10년 새 약 145% 증가
"사업 중심→실행 중심 정책 운영해야"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5월 14일 대구 달성군 논공초등학교에서 이태윤 한국어학급 담임교사가 이주배경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6.05.15.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302_web.jpg?rnd=20260515101135)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5월 14일 대구 달성군 논공초등학교에서 이태윤 한국어학급 담임교사가 이주배경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6.05.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이주배경학생이 지난해 20만 명을 넘어섰지만, 정책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초등학생에 쏠려 있어 중·고등학생 지원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생별 맞춤형 지원과 교원 전문성 강화, 밀집학교 교육력 제고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이주배경학생 지원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가 발간한 교육정책포럼에 따르면 2015년 8만2536명에 불과하던 이주배경학생은 지난해 20만2208명을 기록해 전체 학생 수의 4%에 달했다. 재학생 100명 이상 학교 중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30%를 넘는 '다문화 밀집학교'는 2025년 기준 123개교에 이르렀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문화적·인종적 배경을 지닌 이주자가 늘어나는 특성상, 특별시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언어권이 관찰됐다. 초등학교 부모 국적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국 평균 3.30개의 서로 다른 언어권 전통을 가진 이주배경학생들이 한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권 개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인천으로 4.54개였고,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도로 2.41개였다. 인천·경기·울산·서울·대구는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정부는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지원방안(2023~2027)'을 발표하고, 밀집 현상과 중도입국·외국인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자 '2025년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방안'도 수립했다. 올해 4월 23일에는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다문화 학생'으로 통칭하던 용어가 '이주배경학생'으로 바뀌고, 교육감이 지역 여건에 따라 이주배경학생의 특정 학교 밀집 현상 완화를 위한 지원 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책 방향성이 개별 맞춤형으로 진화했고, 지원 대상도 넓어졌다. 일률적 지원에서 맞춤형 정책으로 전환됐고, 외국인 가정 자녀 대상 정책의 지향점 역시 단기 체류가 아닌 장기 정주에 대비한 인적자원 개발 관점으로 옮겨갔다. 지원 대상도 학생 당사자를 넘어 교사와 학부모까지 확대됐고, 다문화교육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제도가 2023년 도입되면서 정책의 지속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중·고교생 느는데 정책은 '초등' 중심…밀집학교·지원 편중 해소해야
그럼에도 관련 정책은 여전히 초등학생 중심 과제에 편중돼 중·고등학생 대상 정책 개발은 미비한 실정이다. 양계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제도 진입 기간이 누적되면서 중·고등학령기 및 학령기 이후 단계에 진입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들을 위한 기존 정책은 단순 '진로·직업 교육' 틀에만 한정돼 있다"며 "학령기 전반을 아우르는 생애 주기적 관점의 정책 설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중도입국 및 외국인 가정 자녀에게 지원이 쏠리면서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출생 국제결혼 가정 자녀에 대한 정책적 주목도는 오히려 약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주배경학생은 국내 출생 국제결혼 가정 자녀, 국외에서 성장 후 입국한 중도입국 자녀, 외국인 간의 결합으로 태어난 외국인 가정 자녀로 구분되는데 국내 출생 자녀가 전체의 67.5%(13만6592명)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외국인 가정 자녀는 26.1%(5만2876명), 중도입국 자녀는 6.3%(1만2740명)다.
양 연구기획본부장은 "이주배경학생의 절대다수는 여전히 국내 출생 자녀들이며 이들이 장기적으로 일반 학생 집단과의 교육 격차나 정서적 취약성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할 만한 구체적인 종단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양적 다수인 국내 출생 국제결혼 가정 자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책적 관심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지원 내용의 편중 문제도 지적됐다. 한국어 습득과 교과 학습 등 가시적인 기능 보완에 지원이 치우치면서 심리·정서 영역에 대한 배려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주배경학생 정책 전반이 '결핍 중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양 연구기획본부장은 "이주배경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일반 학생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격차 해소'와 '보상적 지원'에 일차적 목표를 두는데 이는 초기 단계의 현실적 목표로서 타당성을 지니지만, 장기적 사회통합 관점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이제는 이주배경학생 중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주류 사회의 핵심 인재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성공 사례를 발굴·지원하는 트랙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정 지역으로의 밀집화 문제 역시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양 연구기획본부장은 "교내에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면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 동기가 저해될 뿐만 아니라 일반 한국 학생들의 학교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교육적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특정 학교의 다문화 밀집 현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밀집 지역에 교원과 지원 인력을 우선 배치하고 예산 및 지역사회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5월 14일 대구 달성군 논공초등학교에서 이주배경학생들이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2026.05.15.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296_web.jpg?rnd=20260515101009)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5월 14일 대구 달성군 논공초등학교에서 이주배경학생들이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2026.05.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장 참여·지역사회 협력 늘려야…실행 중심으로 무게중심 옮겨야"
이어 "동일한 정책이라도 교사의 이해 수준과 전문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교육청은 단순한 연수 제공을 넘어 자생적 학습공동체 운영 지원, 현장 컨설팅, 우수 사례 공유 체계 등을 통해 교사의 정책 실행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와의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장학관은 "이주배경학생의 성장과 적응은 학교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지방자치단체, 가족센터, 외국인주민지원기관, 대학, 민간단체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하는 네트워크형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책 운영 방식의 전환도 요구된다. 사업 수나 운영 횟수, 참여 인원 같은 행정적 실적 위주 평가에서 벗어나 실행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장학관은 "사업 수, 운영 횟수, 참여 인원과 같은 행정적 성과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정책이 실제 학생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며 "교육청은 사업을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학교가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다문화교육이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전반에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복지 수준의 정책적 지원에서 탈피하여 본인의 성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성장 중심 지원 정책에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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