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저궤도 위성망, 2035년 완성으론 늦다…"2030년부터 발사해야"

기사등록 2026/07/21 18:08:41

최종수정 2026/07/21 18:48: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궤도·주파수 선점하고 운용 경험 쌓으려면 2030년부터 띄워야"

KT SAT, 중견국 연합 통한 구축비 분담·데이터 통제권 확보 제안

위성서 AI 연산하는 ‘우주 데이터센터’…내년부터 기술 검증 전망

[서울=뉴시스]한화시스템이 개발에 착수한 ‘상용 저궤도위성기반 통신체계’에 활용될 원웹의 저궤도 통신위성 이미지(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서울=뉴시스]한화시스템이 개발에 착수한 ‘상용 저궤도위성기반 통신체계’에 활용될 원웹의 저궤도 통신위성 이미지(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2035년까지 구축하겠다는 정부 계획으로는 글로벌 궤도·주파수 선점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대규모 위성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만큼 2030~2031년부터 운영위성을 발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6G 위성통신 컨퍼런스 2026’에서 최경일 KT SAT 대표는 이같은 내용의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동향과 한국의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美·中·유럽은 이미 속도전…한국도 발사 일정 앞당겨야

최 대표는 세계 각국과 기업이 자체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에 뛰어들면서 궤도와 주파수, 발사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스타링크와 원웹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도 대규모 위성군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저궤도 위성망은 각각 1만기 이상의 위성을 제시했고 미국과 유럽의 여러 사업자도 2020년대 후반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2035년쯤 되면 너무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특정 고도에서 위성 궤도를 먼저 선정하는 국가가 사실상 우주의 영토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성망이 특정 고도를 먼저 차지하면 충돌 위험과 사업자 간 조정 문제로 같은 궤도를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위해서도 조기 발사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 대표는 “우리 기업이 만드는 소재·부품·장비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리가 먼저 쏴보고 헤리티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2035년이면 해외 기업들이 공급망과 생태계를 구축해 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올해와 내년 사이 위성망 구축 기반과 국제 연합을 마련하고 이후 탑재체와 통제망, 지상망·위성망 설계를 진행해 2030~2031년부터 실제 운영위성을 발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형 위성망의 핵심으로는 위성의 소유권보다 ‘통제권’을 제시했다. 위성통신 서비스를 계속하거나 중단할지 결정하고, 국가 중요 데이터와 트래픽을 어느 지상국으로 전송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축 방식은 국가 단독보다 민관협력과 국제 연합이 적합하다고 봤다. 대규모 위성망 구축에는 수백억 달러가 들고, 수명이 끝난 위성을 3~10년마다 교체할 때마다 수조원대 비용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와 민간이 협력하고 유럽연합과 캐나다 등 우방국이 참여하는 민관협력(PPP) 전략을 제안했다. 정부가 필요로 하는 탑재체를 추가하고 공동 개발·공동 투자와 위성 교체 비용 분담을 추진하자는 구상이다.

그는 “한국과 같은 중견국이 혼자 추진하면 자본과 발사체, 규모 확보가 쉽지 않다”며 “국제 연합을 통해 비용을 나누되 공동 위성망 안에서도 국가별 데이터와 암호키, 트래픽을 분리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위성통신포럼이 ‘6G 위성통신 컨퍼런스 2026’를 개최했다. 최광기 과기정통부 과장은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위성통신포럼이 ‘6G 위성통신 컨퍼런스 2026’를 개최했다. 최광기 과기정통부 과장은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 2035년 K-LEO 완성…주파수·보안 제도 과제

정부는 2030년까지 다량의 위성을 양산·발사할 수 있는 기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2032년까지 우주에서 통신위성 운용을 검증한 뒤 2035년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인 ‘K-LEO’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망 구축과 운영을 위한 범부처 추진단을 신설하고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결집해 국가안보와 통신주권을 강화하는 한편 우주·통신 신시장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우주항공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에 앞서 3GPP 6G 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과 항공기, 커넥티드카, 자율운항 선박 등 지상망만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공간에 모바일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위성 탑재체와 본체, 중심국·관제국, 사용자 단말을 함께 개발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저궤도 항법 기술도 개발한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64억2000만원을 투입해 저궤도 항법위성 2기를 제작·발사하고 소형 원자시계, 정밀 궤도결정, 항법신호 생성, 위성 간 통신과 사용자 수신기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저궤도 항법은 기존 위성항법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발된다. 저궤도 위성은 신호가 강해 도심과 실내에서 활용하기 쉽고 전파교란과 위조신호에도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대규모 위성군 구축과 운용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한계가 있어서다.

서비스 도입에 앞서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해외 위성사업자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적용할 착륙권과 법적 대리인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외 사업자의 국내법 준수와 이용자 보호,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지상 이동통신 주파수를 위성과 스마트폰 간 직접통신에 사용하는 경우에 대비해 주파수 공동사용과 간섭 기준을 마련하고, 위성 보안 인증과 우주교통관리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 해킹과 데이터 탈취를 막는 한편 위성 충돌과 우주잔해 위험을 관리할 국내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주항공청과 '우주 AI 데이터센터'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이주희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주항공청과 '우주 AI 데이터센터'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이주희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통신 넘어 우주서 AI 연산…‘데이터센터 위성’ 시대 온다

저궤도 위성망이 장기적으로 우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상으로 데이터를 모두 내려보낸 뒤 처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성에 AI 가속기와 저장장치를 탑재하고 여러 위성을 레이저 통신으로 연결해, 우주에서 데이터를 직접 저장·분석하는 방식이다.

지구관측 위성이 수집한 영상을 궤도에서 처리해 필요한 결과만 지상으로 보내면 데이터 전송량과 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훈희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우주 데이터센터가 현실화하려면 발사비와 위성 제작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사용 발사체 확산으로 발사 비용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상 데이터센터와 경쟁하려면 추가적인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력과 통신 속도도 해결해야 한다. 우주에서는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해야 하고, 수백기 이상의 위성을 하나의 AI 연산망으로 연결하려면 현재 위성 간 통신보다 훨씬 빠른 전송속도가 필요하다.

상용 AI 반도체가 우주 방사선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 연산장치의 열을 방열판을 통해 배출하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위성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운용하면서 충돌을 막는 정밀 궤도 제어와 자율 편대비행 기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스페이스X는 스타십과 스타링크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글은 ‘프로젝트 선캐처’를 통해 자체 AI 반도체를 탑재한 소형 위성을 먼저 발사한 뒤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양사의 프로토타입 실제 궤도 데이터가 공개되는 2027년 이후가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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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저궤도 위성망, 2035년 완성으론 늦다…"2030년부터 발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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