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 내 ‘덕진호’의 연꽃과 ‘연화정도서관’.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모처럼 여름휴가를 냈는데 국지성 호우로 여행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종일 실내에만 머물기는 아쉽다.
빗줄기가 잠시 잦아든 틈을 타 한여름에 절정을 맞는 연꽃을 찾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비가 내릴 때는 넓은 잎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꽃잎에 맺힌 물방울이 운치를 더한다.
비가 그친 직후에는 잎과 꽃의 색도 한층 짙고 선명해진다.
붉거나 분홍빛을 띠는 홍련(紅蓮)은 화사하고 생동감 있는 인상을 주고, 흰색이나 옅은 크림빛의 백련(白蓮)은 단아하고 청정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특성은 연꽃에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불교에서는 번뇌와 탐욕이 가득한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깨달음을 피워내는 꽃으로 받아들인다.
연꽃은 한 번 활짝 피었다가 지는 꽃이 아니다. 이른 아침 꽃잎을 펼쳤다가 오후가 되면 오므라들기를 반복하며 며칠에 걸쳐 꽃을 피운다.
비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우산과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챙겨 가급적 오전 일찍 연꽃 정원으로 떠나보자.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이주창 인턴 기자 = 덕진구 권삼득로에 있는 ‘덕진공원’은 전북 전주시를 대표하는 연꽃 명소다.
전주는 40여 년간 후백제의 수도였고, 조선 시대에는 왕실의 뿌리라는 상징성을 인정받아 ‘완산유수부’(完山留守府)로 승격되기도 했다.
오랜 역사를 품은 전주에서도 여름철 덕진공원 연못을 뒤덮는 연꽃은 특히 강한 인상을 남긴다.
덕진공원은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온 자연 호수인 ‘덕진호’를 중심으로 1978년 4월 시민공원으로 조성됐다.
약 4만5000평 규모 공원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덕진호는 여름이면 초록빛 잎과 분홍빛 꽃으로 뒤덮여 전주를 대표하는 계절 풍경을 펼쳐놓는다.
연꽃이 드넓은 수면을 가득 메운 풍경은 예로부터 ‘전주 8경’ 중 하나인 ‘덕진채련’(德津採蓮)으로 불렸다. ‘덕진호에서 연꽃을 딴다’는 뜻이다.
덕진공원의 연꽃은 대체로 6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해 8월 초까지 이어진다. 호숫가 수양버들, 한옥 건축물과 어우러져 이곳만의 여름 풍경을 완성한다.
한옥 건축물로는 1917년 세워진 ‘취향정’(醉香亭)이 대표적이다. ‘연꽃 향기에 취하는 정자’라는 이름처럼 덕진호와 연꽃 군락을 바라보기 좋은 곳이다.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 내 ‘연화정도서관’에서 바라본 ‘덕진호’의 연꽃.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호수를 가로지르는 폭 3.06m의 ‘연화교’를 건너 중앙의 한옥형 ‘연화정도서관’에 가면 책을 읽으며 쉬어가기에 좋다.
비가 오더라도 이곳에서 비를 피하며 창 너머로 ‘우중연’(雨中蓮)을 감상할 수 있다.
연화정도서관은 전주와 전통문화, 여행 등을 주제로 한 책을 갖추고 있다.
평소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문을 닫는다. 하계 운영 기간인 8월28일까지는 평일 운영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한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7시30분과 8시에는 연화정도서관 외벽에서 미디어아트가 각각 20분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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