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먼저 오른 아이폰값…'200만원 아이폰' 한국도 눈앞

기사등록 2026/07/21 06:00:00

최종수정 2026/07/21 06: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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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값 상승에 엔저 직격탄…일본 아이폰 가격 최대 11% 껑충

원화 약세 지속에 국내 압박 거세…가을 신제품 출시 때 반영 유력

구형·중고폰 수요 늘고 삼성도 프리미엄 가격 셈법 복잡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전 세계적으로 올린 데 이어 일본에서 아이폰 가격까지 최대 11%가량 기습 인상했다. 부품값 상승을 이유로 한 글로벌 인상에 환율을 반영한 '국가별 인상'이 더해진 셈이다. 당장 한국 판매가에는 변화가 없지만 원화 약세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국내 가격 조정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저 직격탄' 맞은 일본…아이폰·애플워치 줄인상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일본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 16·16 플러스와 아이폰 17e·17·17 프로·17 프로 맥스, 아이폰 에어의 가격을 약 8~11% 인상했다.

앞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가가 오른 데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애플워치는 10~11%, 에어팟은 7~10%가량 줄줄이 올랐다.

이번 조치는 애플의 정교한 가격 전략을 보여준다. 부품값이 오르면 글로벌 판매가를 조정하고, 특정 국가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지역 가격을 추가로 손보는 방식이다.

한국의 조건도 녹록지 않다. 원화 역시 올해 달러 대비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수입 물가 부담이 커졌다. 현재 국내 아이폰 17 프로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179만원부터다. 여기에 일본과 같은 10% 인상률을 단순 적용하면 가격은 단숨에 197만원 안팎까지 치솟는다.

한국도 조건은 녹록지 않다. 원화는 올해 달러 대비 약세 흐름을 보였고 수입 물가 부담도 커졌다. 현재 국내 아이폰 17 프로 출고가는 179만원(256GB 모델)부터다. 일본과 같은 10% 인상률을 단순 적용하면 197만원 안팎까지 높아진다.

다만 애플이 국내 가격을 지금 당장 올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존 제품의 가격을 중도에 올리면 소비자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대신 올가을 차세대 프로 제품군을 출시하거나 기본 저장용량을 변경할 때 인상분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17이 공개되고 있다. 2025.09.10.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17이 공개되고 있다. 2025.09.10.

200만원대 아이폰 보편화되면…교체 주기 길어지고 구형폰 뜬다

 아이폰 프로 기본형 가격이 200만 원 선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소비 패턴도 통째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돈을 아끼려는 일반 소비자들이 신제품 대신 전년도 모델이나 리퍼비시(재정비) 제품, 중고폰 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폰의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결국 스마트폰을 한 번 사서 쓰는 교체 주기도 한층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은 판매 대수가 다소 줄더라도 대당 평균판매가격(ASP)과 부가 서비스 매출을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애플은 미국 등에서 음악 구독 서비스인 애플 뮤직과 통합 요금제 가격을 올렸고, 일부 국가에서는 아이클라우드 비용도 인상했다. 기기 값에 구독료까지 더해져 소비자가 체감하는 '애플 생태계 입장료'가 전반적으로 비싸지는 셈이다.

이동통신사와 유통망의 역할도 커진다. 제조사가 출고가를 높이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단말기 지원금과 카드 할인, 보상판매 규모 등에 따라 갈린다. 애플이 공식 가격을 올리면서도 할부 프로그램을 강화해 월 납부액을 낮춰 보이게 하는 우회 전략을 쓸 가능성도 있다. 정가 인상 충격을 '월 비용'으로 분산하는 방식이다.

삼성에도 기회·부담 동시 작용하나…글로벌 동시 인상보다 '국가별 순차 조정' 유력

당장 오는 22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일 삼성전자에는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의 가격이 오르면 갤럭시 S시리즈나 폴더블폰 제품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또 애플의 인상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전체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삼성 역시 메모리와 첨단 부품 원가 상승에서 자유롭지 않아 가격을 동결하면 수익성이, 애플과 함께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이 압박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가별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달러 강세에 취약한 일본·한국·신흥국은 인상 압력이 크지만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는 판매량 방어를 위해 인상 시점을 늦출 수 있다. 동일 제품이라도 현지 통화 가치와 세금, 유통비에 따라 체감 가격 차이가 확대되면서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 관광객 면세 구매 수요도 출렁일 수 있다.

애플이 모든 국가와 제품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기보다는 환율과 구매력, 시장 점유율을 따져 순차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아이폰 프로·울트라(폴더블폰) 등 고가 신제품에서 먼저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고, 기본형은 저장용량 확대나 사양 변경을 명분으로 사실상 가격을 높이는 방식도 예상된다. 소비자 저항이 큰 시장에서는 출고가를 유지하는 대신 할인 혜택을 줄이는 우회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

이번 일본발 아이폰 가격 인상은 단순한 일부 지역의 조치로 볼 수 없다. AI 열풍이 촉발한 부품값 상승과 강달러 비용이 일반 소비자 가전제품으로 본격 전가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결국 한국 소비자들에게 남은 변수는 가격이 '오르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제품부터 오르느냐'가 될 관측이 우세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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