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 상처 입은 발등으로 견뎌낸 중력…고유의 '오리지널린(OriginaLyn)'

기사등록 2026/07/22 09: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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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니 4집 발매 기념 인터뷰

타협 없는 안무와 보컬로 벼려낸 자기 해방의 서사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어떤 예술가는 완벽을 기하기 위해 자신을 지우고, 어떤 예술가는 불완전한 자신을 끌어안음으로써 마침내 고유해진다. 홀로서기 10년 차, 가수 효린이 도달한 결론은 후자다. 22일 오후 6시 발매하는 4번째 미니앨범 '오리지널린(OriginaLyn)'은 화려한 덧칠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발명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오히려 겹겹이 쌓인 강박의 치장을 덜어내고, 기원(Origin)에 존재했던 최초의 얼굴을 발굴하려는 존재론적 선언에 가깝다.

'효린은 원래 어떤 아티스트였을까.' 이 근원적 물음 앞에서 그는 가장 정직한 질료인 자신의 몸과 목소리를 앞세운다. 무해하고 정제된 자극만이 안전하게 소비되는 작금의 K-팝 신(Scene)에서, 타협 없이 쏟아내는 효린의 관능과 에너지는 하나의 고고한 저항이다. 발등이 드러나 상처 입기 쉬운 오픈토힐(Open-toe heel)을 기어이 신고 중력과 맞서며 무대를 장악하는 행위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선다. 그것은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결코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한 인간의 꼿꼿한 태도이자 미학이다.

타이틀곡 '체크(ChecK)'가 뿜어내는 Y2K의 당당함 이면에는, 오랫동안 자신을 갉아먹던 완벽주의라는 이름의 폭력과 결별하려는 치열한 사투가 배어 있다. 스스로에게 가혹했던 잣대를 거두고 '이게 바로 효린이야'라고 긍정하기까지, 그가 홀로 견뎌낸 시간들은 '오프라인(OFFLINE)'의 고립과 '스탠딩 온 디 에지(Standing On The Edge)'의 벼랑 끝을 거쳐 마침내 해방감으로 피어났다.

그러므로 이 앨범은 대중을 향한 매혹적인 초대장인 동시에, 아티스트 효린이 인간 김효정에게 바치는 가장 벅찬 위로다. 억제된 두려움 대신 즐거움을 택하고, 기계적인 완벽함 대신 100%의 진심을 증명해 내는 '원조'. 끝없는 자기 증명의 서사를 지나 마침내 본질로 회귀한 효린과 나눈 대화를 여기에 옮긴다.

-이번 앨범 모티브는 어떻게 찾으셨나요?

"제가 가장 열심히 음악을 파고 배우던 시절 즐겨 듣던 플레이리스트에서 출발했습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TLC 등 당시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Y2K 콘셉트의 음악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특별히 예전 음악들을 다시 찾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음악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아예 해보지 않은 장르에 손을 대기보다는 저에게 익숙하고 경험해 본 사운드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싶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완전히 과거로 돌아가기보다는, 나중에 봐도 촌스럽지 않도록 지금의 트렌디함을 잃지 않고 적절히 섞는 데 집중했어요."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틀곡 '체크(ChecK)'의 퍼포먼스와 안무는 어떻게 구상하셨나요?

"저는 안무가 곡의 메시지와 가사를 몸으로 가장 잘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무드로 가는 게 아니라 새침함, 멋있음, 파워풀함, 예쁨 등 감정과 무드의 전환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 다채로운 변화를 안무에 섬세하게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전곡 프로듀싱을 맡으셨습니다. 전반적인 작업 과정은 어떠셨나요?

"혼자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온전히 작업실에 틀어박혀 창작에 몰두할 시간이 부족한 점이 늘 걱정이고 어려웠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예전에 만들어뒀던 곡들도 포함됐는데, 2021년에 써둔 노래를 서지음 작사가님과 함께 스토리텔링을 입혀 새롭게 풀어낸 곡도 수록돼 있습니다."

-미국 송캠프에서의 작업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프로듀서들과 스튜디오에 모여 원하는 장르와 레퍼런스를 정하고, 만들어진 비트 위에 저 같은 톱라이너들이 바로바로 외계어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체크'를 비롯해 '오프라인(OFFLINE)', '쇼티(SHOTTY)' 등의 곡들이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이번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오리지널(Original)'로 꼽으셨습니다.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저는 '원조'라는 단어가 주는 고유한 멋을 좋아해요. 이전의 솔로 활동들이 음악이 주는 무드에 맞춰 특정 캐릭터를 입고 소화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늘 첫 번째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시는 '효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앨범에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체크'가 아티스트 본인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요.

"제가 보기와 달리 자신감이 넘치거나 당당한 타입이 아니에요. 가끔 주눅 든 제 모습을 볼 때면 화가 날 정도로 스스로에게 가혹한 편이죠. 하지만 이 노래는 '네가 나를 감당할 수 있겠어?'라는 당당함을 노래합니다. 부르고 연습할 때마다 제게 없던 자신감을 끌어올려 주는, 무척 힘이 되는 곡입니다."

-퍼포먼스에서 힐, 특히 오픈토힐이 지니는 상징성이 있을까요?

"힐을 신으면 공기가 달라지고 서 있는 자세부터 자신감이 생깁니다. 특히 오픈토힐은 발을 완벽히 잡아주지 않아 무대에서 춤추기 훨씬 더 불안정하고 어려운 조건이에요. 편한 신발을 신으면 춤을 더 잘 추겠지만, 이런 어려운 조건을 이겨내며 제 스스로를 시험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일부 자극이 거세된 K팝 신에서 몸의 언어로 굳건히 관능미를 표현해 오셨습니다. 피드백에 대한 타협점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제게는 늘 '음악이 첫 번째'입니다. 노래 분위기에 맞춰 가장 멋진 안무와 의상을 직관적으로 택하다 보니, 간혹 대중분들이 느끼실 불편함을 미처 고려하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물론 피드백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기에 적절히 수렴해야 하지만, 섣불리 애매하게 포장하기보다는 제 색깔을 유지하며 음악이 가장 잘 돋보이는 방식을 택하려 합니다."
[서울=뉴시스] 효린. (사진 = 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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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획사를 10년째 이끌어오고 계십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면 어떤가요?

"걸그룹 씨스타 활동이 끝났을 때 제 나이가 스물여덟이었는데, 제 뇌는 온통 일만 하던 데뷔 시절에 멈춰있다는 걸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혼자 회사를 시작하며 사회생활과 부족했던 것들을 맹렬히 배웠죠. 동시에 저 하나를 위해 수많은 직원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뼈저리게 느끼며 이전 소속사에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내면의 변화가 컸다고 하셨는데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뮤직비디오 촬영이나 음악방송 첫 주가 되면 꼭 몸이 아플 정도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어요. '가장 사랑하는 일이 어느새 두려운 일이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깨달았죠. 인간은 원래 완벽하지 않은데 왜 로봇처럼 완벽하려 했을까 반성하며, 스스로를 옥죄던 강박을 풀고 그만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일의 본질적인 즐거움을 다시 배우게 된 셈이죠."

-마지막으로 모든 과정을 총괄한 스스로에게 칭찬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본인 칭찬에 인색하신 건 알지만요.

"저는 저에게 '잘했어, 수고했어'라는 말을 참 못하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번 앨범만큼은 제 자신을 옭아매지 않고 억제했던 마음을 풀어주려 노력했습니다. 그 답답함을 벗고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해준 제 자신에게 '정말 고맙고 수고했다'고 꼭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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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린, 상처 입은 발등으로 견뎌낸 중력…고유의 '오리지널린(OriginaLyn)'

기사등록 2026/07/22 09:20:5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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