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반도체 기업들, 신흥시장 지수 독점하며 우려 커져
삼전닉스·TSMC, MSCI 신흥시장 지수 가운데 29% 차지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코스피가 장중 8%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올해 7번째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2026.07.13. photo1006@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3/NISI20260713_0021362310_web.jpg?rnd=20260713143852)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코스피가 장중 8%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올해 7번째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2026.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아시아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종목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대만 TSMC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경계하고 있다.
세 기업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의 인공지능(AI) 칩 확보 경쟁에서 큰 수혜를 입었다.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시가총액은 지난 6개월간 약 2배 불어났다.
특히 세 기업은 많은 신흥 시장 투자자들이 추종하는 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비중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 모두 합한 것보다 컸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 캐롤라인쇼는 "지수 집중도와 한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의 확대는 이정표(markers in the sand) 같았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비중이) 과도한지 가늠할 수 있었다"고 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올해 들어 약 19% 상승했지만, 최근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고 자금이 AI 반도체와 관련성이 낮은 전통적인 신흥국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미 한국 주식에서 1000억 달러 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일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집중 한도의 통상적인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의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 웨이 리는 "차익 실현에 만족한다. 일부 대형 반도체 종목의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신흥시장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며 "이미 실적 기대치가 반영된 만큼 관망해보자"고 말했다.
FT는 "반도체 업체들이 지수를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는 신흥시장 펀드매니저들에게 딜레마를 안겨준다"고 분석했다.
지수를 단순 추종할 경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지출이 둔화돼 급락할 위험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년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져 주가가 급등할 기회도 있기 때문이다.
UBS 신흥시장 주식 전략 책임자 수닐 티루말라이는 "(아시아 반도체 업체들이) 사실상 과점 기업이 됐다"며 "기술 기업은 한 번 규모가 커지면 계속 커진다. 투자자 입장에서 독점 기업은 언제나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투자처"라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랠리 이후 잠재적인 위험성도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텔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데다가, 중국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올해 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비중 축소 이유로 아시아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 등과 유사한 사이클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레드휠의 신흥·프론티어 시장 공동 책임자 제임스 존스톤은 "역사적으로 신흥시장은 위험과 수익을 분산하는 투자처로 여겨졌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이제 미국과 신흥시장 지수 모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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