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신고 늘었지만 '실제 건수'는 감소
아동학대 행위자, 부모 80%대 '압도적 최고'
"악의적 신고 처벌 등 교사 법적 보호 강화"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무혐의 판정 나면 그때는 어쩌시려구요?"(담임 교사)
"그럼 사과해야죠 뭐. 그게 끝이에요. 법이 그렇거든요."(우진 엄마)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계기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 동안 실제 아동학대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부모 신고는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확인됐다.
12일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아동학대 관련 주요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아동학대 전체 신고 건수는 2020년 4만2251건에서 2024년 5만242건으로 늘었지만, 아동학대 판단 건수는 2020년 3만905건에서 2024년 2만4492건으로 감소했다.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한 주체를 보면 2024년 기준 부모가 3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모가 신고한 경우는 2020년 16.1%에서 2배 이상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아동학대로 판단된 행위자 유형을 보면 부모가 2020년 82.1%, 2021년 83.7%, 2022년 82.7%, 2023년, 85.9%, 2024년 84.1%로 꾸준히 80%대를 유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치원 교직원은 0.4%에 그쳤으며, 초중고 직원은 2024년 기준 2.3%, 학원 및 교습소 종사자 1.0%, 보육 교직원 1.4% 등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아동학대 판단 건수가 감소 추세인 것은 다행스럽지만 부모에 의한 학대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양하고 광범위한 곳에서 학대가 벌어지는 만큼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책임과 감시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교원의 정당한 유아·학생 생활지도 행위가 아동학대로 신고된 경우 교육감이 조사 또는 수사 기관에 '정당한 생활지도'라고 의견을 제출하는 '교육감 의견서 제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870건, 이중 1352건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교육감 의견서가 제출됐다. 교육감 의견서 제출 기준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건은 90.4%에 달한다.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수업을 방해한 초등학생을 생활지도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정서적 아동학대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교사가 해당 학생을 반 학생들 앞에서 훈육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서적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원단체들은 '정서학대'에 대해 엄격한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그동안 모호한 '정서학대' 개념이 자의적으로 적용되면서 정당한 교육활동까지 범죄로 몰리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이번 판결은 교육활동의 특수성을 외면한 채 교실을 법정으로 내몰았던 과도한 사법화에 분명한 제동을 건 매우 의미 있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생활지도, 평가, 출결, 학교폭력 처리 등 교육적 판단에 대한 불만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학생 보호라는 법 취지가 정당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장을 위해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 9일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장덕호 건국대 교수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개념을 구체화하고 교육적 훈육 면책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악의적 신고 처벌 규정, 무료 법률지원 등 교사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보다 공정하게 조사할 수 있는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며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정날 경우 수사로 비화되는 걸 방지할 수 있는 절차 등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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