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폭탄 테러 용의자 독일 도주…인터폴, 남장한 우크라 여성 수배

기사등록 2026/07/04 02:28:01

우크라 출신 사업가 가족 겨냥한 폭발…3명 중상

원격 폭탄 설치 후 유럽 거쳐 독일로 도주 추정

[모나코=AP/뉴시스] 모나코 폭탄테러 현장. 2026.06.29
[모나코=AP/뉴시스] 모나코 폭탄테러 현장. 2026.06.2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세계적인 부호들이 거주하는 모나코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유력 용의자로 독일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국적 여성이 지목돼 국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남장을 하고 범행을 저지른 뒤 여러 유럽 국가를 거쳐 독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3일(현지 시간) 아나스타시아 베레조프스카(39)에 대해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인터폴은 베레조프스카를 독일어를 구사하며 검은 머리와 오른쪽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뱀 문신으로 추정되는 문신이 있는 여성으로 설명했다.

인터폴 적색수배서에는 베레조프스카가 모나코에서 살인미수, 범죄 목적의 공공장소 폭발물 설치, 범죄 공모 등의 혐의로 수배 중이라고 명시됐다.

독일 경찰도 이날 용의자가 임대한 아파트와 차량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으며, 이를 모나코 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의자는 현재 도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모건 레이먼드 모나코 부검사는 폭발 장치의 정교함과 공격 방식 등을 고려할 때 베레조프스카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초 모나코에서 2명이 체포됐지만 공격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증거가 없어 모두 석방됐다고 덧붙였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달 29일 모나코 불바르 디탈리와 루이 프로라 거리 사이의 한 아파트 현관에 폭발물이 든 소포를 설치했다. 이 건물은 프랑스 국경에서 불과 수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후 오후 9시께 피해자들이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원격 조종 장치로 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의 신원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과 사법당국 관계자들은 피해자들이 키프로스 국적의 우크라이나 출신 사업가 바딤 이에르몰라이예프, 그의 사업 파트너, 그리고 그의 아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세 아동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프랑스 니스의 렌발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을 입은 성인 두 명은 니스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에르몰라이예프는 위독한 상태를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성 피해자는 여전히 중태이며, 프랑스 언론은 그녀의 양쪽 다리가 절단됐다고 보도했다.

레이먼드 부검사는 용의자가 폭발 직후 걸어서 프랑스로 이동한 뒤 독일에서 빌린 차량을 이용해 이탈리아 등 여러 유럽 국가를 거쳐 독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사 초기에는 건장한 체격에 어두운 긴팔 상의와 밝은색 반바지, 검은 버킷햇을 착용한 남성으로 알려졌지만,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분석한 결과 남장한 여성으로 수사 방향이 바뀌었다.

인터폴이 공개한 사진에는 줄무늬가 있는 흰색 티셔츠를 입은 용의자가 왼손에 케이블이 연결된 전자기기로 추정되는 물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법당국은 용의자가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목격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르몰라이예프는 최소 2021년부터 모나코에 거주해 왔으며,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사업을 계속한 혐의로 2023년 12월부터 우크라이나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가 크림반도에서 주류 사업을 운영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에 세금을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판 포브스는 2021년 그의 재산을 약 2억2000만달러로 추산했다.

그의 또 다른 아들인 아르투르(35)는 올해 에스토니아에서 허위 투자 사기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우크라이나를 거점으로 약 1억유로를 가로챈 투자 사기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이번 폭탄 테러는 초고액 자산가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모나코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알베르 2세 모나코 대공은 이번 사건을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규탄하며 모든 공공서비스를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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