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가 독서의 시작…문학 문턱 낮추는 새 출판 트렌드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026 서울국제도서전 마지막 날인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06.28.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8/NISI20260628_0021340109_web.jpg?rnd=20260628113740)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026 서울국제도서전 마지막 날인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06.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야구를 좋아해서 책을 펼쳤는데 문학을 만나고, 달리기를 좋아해 읽기 시작했는데 삶을 돌아보게 된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취미를 소재로 한 '앤솔러지(여러 작가의 작품을 묶은 선집)'가 새로운 독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취미를 매개로 독자들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다. 익숙한 관심사를 앞세워 자연스럽게 책을 집어 들게 하고, 다양한 작가를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야구 열풍, 문학으로 이어지다
지난 4월 출간된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는 야덕(야구+덕후) 소설가 10명이 의기투합해 각자 응원하는 구단을 주제로 쓴 단편을 모은 앤솔러지다.
김연수(삼성), 김종광(KT), 김홍(LG), 도재경(SSG), 서한용(두산), 송지현(한화), 심너울(NC), 위수정(롯데), 임현(KIA), 한정현(키움) 등 각 구단 팬으로 알려진 작가들이 참여했다.
첫 수록작인 김연수 작가의 '우리 인생의 목격자'는 삼성 라이온즈 창단 초기인 1982년을 배경으로, 선수들을 기다리던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당시의 야구 열기를 그린다.
책이 출간되자 "야구와 소설의 조합이 신선하다", "야구를 좋아해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는 등의 독자 반응도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사진=현대문학 제공) 2026.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4/NISI20260414_0002110909_web.jpg?rnd=20260414190611)
[서울=뉴시스] '혹시, 야구 좋아하세요?' (사진=현대문학 제공) 2026.04.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달리기의 호흡으로 삶을 말하다
'호수공원', '맥주', '회복', '사랑', '속초' 등 저마다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달리기가 일상과 상실, 회복을 어떻게 견디게 했는지를 풀어낸다.
야구 앤솔러지에 이어 러닝 앤솔러지에 참여한 김연수는 "나쁜 시절을 지나가고 있대도 멈추지 말기를. 느려도 좋으니 계속 그 일을 하기를. 걷든 달리든 어쨌든 앞으로 나아가는 매일의 달리기처럼"이라고 말한다.
1부에서는 '호수공원', '올드팝', '맥주' 등을 키워드로 달리기가 일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회복', '사랑', '속초', '핑계'를 중심으로 달리기가 고통과 상실을 통과하는 버팀목이 된다고 말한다.
![[서울=뉴시스]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사진=판미동 제공) 2026.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3/NISI20260703_0002177833_web.jpg?rnd=20260703182018)
[서울=뉴시스]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사진=판미동 제공) 2026.07.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게임·운세·영화까지…취미가 책의 소재
레트로 게임을 소재로 한 '계속하겠습니까?'는 '갤러그', '테트리스', '프린세스 메이커' 등 추억의 게임을 통해 실패와 재도전, 관계, 불안을 이야기한다. 제목 역시 게임 종료 직전 화면에 등장하는 문구에서 가져왔다.
이 밖에도 운세를 소재로 한 '포춘 텔링',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오마주한 '안도 조각' 등 다양한 관심사를 문학으로 확장한 작품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계속하겠습니까?' (사진=무블 제공) 2026.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3/NISI20260703_0002177830_web.jpg?rnd=20260703181840)
[서울=뉴시스] '계속하겠습니까?' (사진=무블 제공) 2026.07.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좋아하는 것을 따라왔다가 문학을 만난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독자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가 문학과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한다"며 "독자 입장에서 가장 큰 힘은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편 한 권은 낯선 작가에게 거는 큰 베팅이지만, 앤솔러지는 여러 작가의 짧은 글을 한 상에 차려놓은 일종의 '테이스팅 코너'"라면서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앤솔러지는 문학이 대중의 일상과 다시 접속하는 가장 현실적인 통로 중 하나로 기능한다"고 분석했다.
김민희 예스24 마케팅본부 선임도 "취미를 주제로 한 앤솔로지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독자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한 권으로 경험할 수 있는 진입점이 되고 있다"며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을 독서로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했다.
서점가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취미와 독서를 연결하는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프로야구 개막 시기에 맞춰 기획전 '야구의 계절, 독서도 지금이 제철'을 진행했다. 야구 입문자, 야구찐팬, 야구 선수 등을 분류해 각각 어울리는 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부터는 미술전시가 취미인 독서를 위해 매월 미술 관련 키워드를 선정해 이와 연관된 도서를 소개하는 '할미아트와 함께하는 미술 산책'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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