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사이 침묵도 명상입니다"…웅산이 만드는 선명상의 무대 [문화人터뷰]

기사등록 2026/07/06 08:00:00

최종수정 2026/07/06 08:14:24

7월 7일 '나를 찾아가는 길' 선명상 음악회 총연출감독

재즈·국악·전통춤 융합…"음악은 나를 닦는 수행"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이번 공연은 음악을 듣는 데서 끝나는 무대가 아닙니다. 관객들이 잠시 멈춰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는 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선명상 음악회 '나를 찾아가는 길'의 총예술감독을 맡은 재즈 가수 웅산은 이번 무대를 '나를 만나는 공연'이라고 표현했다. 재즈를 중심으로 국악과 클래식, 전통춤, 시 낭송이 어우러지고, 곡과 곡 사이의 침묵마저 명상의 일부로 채워진다.

웅산에게 이번 공연은 단순한 협업 무대가 아니다. 오랫동안 음악을 통해 추구해 온 삶의 철학을 가장 온전하게 담아낸 무대다.

"뮤지션이기 전에 수행자라는 마음으로 음악을 합니다."

그에게 음악은 직업이나 예술 활동을 넘어 삶의 방식이다. 무대는 수행의 공간이고, 노래는 자신을 끊임없이 닦아가는 과정이다. 공연 직전 30분 동안 홀로 명상하는 습관도 수십 년째 이어온 수행의 일부다.

"저는 영감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노력해 음악을 만들어온 사람입니다. 이번 생에 뮤지션으로 태어난 이상 끝까지 성실하게 성장하는 것이 제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웅산의 삶은 늘 마음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 흘렀다.

독실한 불자 집안에서 자란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와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출가를 결심했다. 절에서 수행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스님이 되는 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기도하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깨달음이 찾아왔다.

"'나는 여기 앉아 있을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나가 노래해야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 순간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출가를 결심한 것도, 산문을 내려온 것도 모두 자신의 선택이었다. 이후 대학에서는 헤비메탈 음악을 했지만 재즈를 만난 뒤 또 한 번 삶의 방향을 바꿨다.

"절에 들어간 것도, 나온 것도, 록을 한 것도, 재즈를 시작한 것도 모두 제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늘 마음이 들려주는 소리를 믿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또 다른 음악을 만나게 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건 저도 모르죠. 다만 아티스트로서 호기심과 성실함만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그가 재즈를 사랑하는 이유도 '자유'에 있다.

"재즈는 자유로운 음악입니다. 장르를 구분하기보다 서로 다른 예술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선명상 음악회도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재즈와 국악, 클래식, 전통무용, 소리가 하나의 흐름 안에서 만나고, 관객도 그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무대를 구성했다.

특히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인 백경우와의 즉흥 협연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 자신의 노래에 몸짓으로 호흡을 더하는 새로운 만남을 통해 무대와 객석이 함께 몰입하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공연에서는 구광렬 시인의 시 '들꽃' 낭독과 대표곡 '모란'을 새롭게 편곡한 무대도 선보인다.

"음악은 결국 듣는 사람의 것입니다. 같은 노래를 듣고도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기뻐합니다. 무엇을 경험하고 가져갈지는 모두 관객의 몫입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불교는 지금도 그의 음악 세계를 떠받치는 가장 큰 토대다. 공연 당일에도 누구와 만나지 않고 홀로 명상하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평소에는 하루 8~10㎞를 걸으며 걷기 명상을 한다.

"공연 전에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무대에는 제 몸만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명상은 가장 온전한 나를 무대로 데려가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현재 한국재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재즈의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매년 세계 재즈의 날 무료 공연인 '서울재즈페스타'를 열고 국악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이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한민국에서 재즈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누군가 손을 내밀면 일단 함께해 보자는 마음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선명상 음악회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 공연과 일본 투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재즈 가수 웅산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웅산은 마지막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멈춤'을 권했다.

"외로워하지 말고 스스로 선택한 고독을 경험해 보세요. 잠시 멈춰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라보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더 바쁜 시대일수록 멈추는 시간이 결국 더 멀리 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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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사이 침묵도 명상입니다"…웅산이 만드는 선명상의 무대 [문화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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