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3.0 시대 정상회의…핵심은 방위비 5%, 변수는 '트럼프의 입'

기사등록 2026/07/04 06:00:00

나토, 7~8일 앙카라서 정상회의…트럼프 돌발 행보 주목

주요 의제는 방위비·나토 3.0·우크라 지원·러 위협 대응

[메도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메도라에서 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2026.07.02.
[메도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메도라에서 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2026.07.0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32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오는 7~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 의제로는 우크라이나 지원,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 '나토 3.0'에 따른 미국 역할 조정,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發 나토3.0…유럽에 역할·부담 강화 요구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과 역할 분담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 관련 지출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방위 관련 예산 지출 약속을 실제 이행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목표에 미달하는 국가는 상당한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럽과 캐나다의 방위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앙카라 정상회의는 실행과 이행의 정상회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토 정보·안보 담당 사무차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캐틀러는 미국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 "목표에 미달한 국가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PA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 상당수가 방위 지출을 확대했지만 스페인과 영국, 캐나다 등은 지출에 소극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앙카라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의 유럽 방위 역할과 분담을 재조정하는 '나토 3.0'도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은 나토 출범 이후 유럽에 안보 보장을 제공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대서양이 아닌 인도·태평양에 집중하고자 유럽에 방위 부담과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아나돌루통신에 "나토 3.0은 유럽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나토 2.0과 다른 단계"라며 "미국은 여전히 유럽에 관여할 것이지만 유럽이 더 주도하는 나토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스 버그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유럽·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소장은 "나토 3.0은 유럽 방위의 군사적 책임을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는 '부담 전환'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뒤로 물러날 경우 유럽 국가들이 어떻게 방위를 조직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이란戰 기여 부족' 뒷끝 드러낼 듯…돌발행보 주목

나토 회원국과 한국 등 동맹국들이 미국의 이란 전쟁 수행에 기여하지 않았다며 공개 불만을 토로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도표와 함께 "상대가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는데도 미국이 이런 일방적인 길을 계속 가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들은 우리 편에 서지 않았다"고 적었다. 2026.07.30 (사진 = 트럼프 트루스소셜 갈무리)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도표와 함께 "상대가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는데도 미국이 이런 일방적인 길을 계속 가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들은 우리 편에 서지 않았다"고 적었다. 2026.07.30 (사진 = 트럼프 트루스소셜 갈무리) [email protected]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군사기지 사용을 불허한 스페인에 모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이란전쟁 비판 발언 이후에는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동맹국을 흔들었다.

세스 존스 CSIS 국방안보 부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나토의 이란 전쟁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 스페인이나 영국의 방위비가 기대보다 높지 않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버그먼 소장은 "유럽 지도자들은 앙카라 정상회의가 '추수 감사절 저녁 식사'처럼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공격적이거나 무례한 발언이 나올 수 있지만 실제 싸움으로 폭발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다'는 도표와 함께 "상대가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는데도 미국이 이런 일방적인 길을 계속 가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들은 우리 편에 서지 않았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방위 산업 확대 등도 거론될 전망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아나돌루통신에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며 "동시에 동맹 전반에서 방위산업 생산을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리아 스네고바야 CSIS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나토간 안보 통합 강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조달, 우크라이나 방위 생태계 지원 등이 동맹 차원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회동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대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미사일 면허 생산 허용을 요청하며 앙카라에서 회동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드론 전력을 앞세운 우크라이나의 반격 이후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확대와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를 골자로 한 공동 성명에 서명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앙카라 정상회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서 병력을 빠르게 철수시켜 아시아에 재배치한다면 중국은 더 집중된 미국과 마주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라브 굽타 미중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아마 인정하지 않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강제하는지 동맹국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앙카라 정상회의를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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