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한국 추기경 추가 서임 적기…교황도 한반도 평화 의지"

기사등록 2026/07/03 13:14:56

이 대통령 요청 "정확한 시점"…"방북은 북한 자세에 달려"

서울 세계청년대회 북한 청년 초청은 "현재로선 어려워"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휴가차 한국을 찾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한국인 추기경 추가 서임 가능성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청의 구상을 밝혔다.

유 추기경은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 추기경 추가 서임에 대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 추기경은 이재명 대통령이 교황과의 면담에서 한국 교회에 현직 추기경 임명을 요청한 것에 대해 "아주 정확한 때에 잘 말씀드린 것"이라며 "내년에는 한국에서 큰 행사가 있고, 로마와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한국에 추기경이 한 분 더 계신다면 한국 교회의 위상을 고려할 때 더없이 좋은 일이고 저 역시 이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기경 서임은 전적으로 교황의 고유 권한임을 분명히 했다.

유 추기경은 "추기경 서임은 교황님께서 마음의 뜻에 따라 임명하시면 되는 일"이라며 "과거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당사자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고 주일 삼종기도를 마친 뒤 기습 발표하는 스타일이었다. 교황 레오 14세가 어떤 방식으로 임명하실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email protected]

유 추기경은 지난 5월 이 대통령과 교황 레오 14세의 바티칸 면담 뒷이야기도 전했다. 교황청 회의 도중 교황이 자신을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그는 "교황님께서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아주 편안하고 자유로운 좋은 만남으로 기억하시고 감사해하셨다"며 "한국에 가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는 모든 분에게 나의 인사를 대신 전해달라고 특별히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방북 요청으로 다시 주목받는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께서는 한반도 평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다"며 "교황 선출 직후 제 마음에는 '이분이 남북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하시겠구나' 하는 강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런 말씀을 드리자 교황님께서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답하셨다"며 "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교황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는 "결국 북한의 자세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유 추기경은 "북미 관계의 향방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기회가 오면 새로운 문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email protected]

다만 실질적인 방북 성사를 위해서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유 추기경은 "현재 북한에는 개신교 목사와 불교 스님, 러시아정교회 신부는 있지만 가톨릭 성직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북한 내 가톨릭 신자와 외교관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방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1~2명의 사제가 상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실제 방북은 교황청과 북한이 깊은 대화를 거쳐 준비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와 관련해서는 북한 청년 초청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유 추기경은 "간단히 말해 현재 북한과는 어떤 소통 관계도 전혀 없는 상태"라며 "연락이 닿지 않으니 북한 청년들을 초대할 길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교구장 재직 시절인 2014년 아시아청년대회를 앞두고 남북 청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추진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유 추기경은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 추기경과 함께 남북이 공동으로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열자고 제안했고, 한국 천주교회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교황청을 통해 북한 대사관과 접촉했음에도 북한 측의 답변을 받지 못해 결국 무산됐던 일을 회고한 유 추기경은 "지금 단계에서는 북한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 만큼 북한 청년 초청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남북 문제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성급하게 소문을 내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7.03. [email protected]

유 추기경은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준비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세계청년대회의 주최자는 교황"이라며 "교황청과 한국 교회가 함께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7월 중순 교황청 최고 책임자들이 방한해 안전 점검과 교황 이동 동선 등을 살펴볼 예정이며, 9월에는 전 세계 담당자 300여 명이 참석하는 준비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또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력도 당부했다.

유 추기경은 "교통과 숙박, 홈스테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이 이뤄진다면 세계 각국 청년들에게 한국의 따뜻한 환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이후 국내 일정을 마친 뒤 오는 31일 바티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유흥식 추기경 "한국 추기경 추가 서임 적기…교황도 한반도 평화 의지"

기사등록 2026/07/03 13:14:56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