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쫓아오는데 美는 AI 묶나…앤트로픽 금지 풀고도 논쟁 확산

기사등록 2026/07/03 11:11:32

최종수정 2026/07/03 12:02:23

트럼프 행정부, 앤트로픽 ‘페이블’ 수출금지 몇 주 만에 해제

업계 "정부가 AI 접근권 통제하는 선례"…안전론자도 절차 불투명 비판

[메도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메도라에서 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2026.07.02.
[메도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메도라에서 시어도어 루즈벨트 전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2026.07.0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페이블’에 대한 수출 금지를 몇 주 만에 해제했지만, 미국 AI 업계의 반발과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로 미 정부가 최첨단 AI 모델을 언제 내놓고 누구에게 제공할지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앤트로픽 ‘페이블’ 수출 금지 해제 이후 미국 AI 업계와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부 통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강력한 AI 모델 페이블에 대해 몇 주간 수출 금지를 적용했다가 이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커졌다. 수출 금지는 끝났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정부가 누가 최첨단 AI 모델을 쓸 수 있는지 좌우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미 정부가 페이블을 문제 삼은 배경에는 사이버 안보 우려가 있었다. 악의적 행위자들이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새 AI 모델을 이용해 미처 발견되지 않은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사이버 공격에 악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과정에서 사실상 승인 절차에 가까운 심사 방식을 적용했다. 법에 명시된 공식 허가제는 아니지만, 최첨단 AI 모델에 일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출시나 해외 공급에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AI 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앰프를 이끄는 퀸 슬랙 최고경영자(CEO)는 페이블 금지 해제 당일 열린 ‘AI 접근의 자유’를 내세운 집회에서 “정부가 AI 모델 접근을 통제할 수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했다.

AI 보안기업 코리도의 최고제품책임자 알렉스 스타모스도 페이블 금지 해제 뒤 엑스(X)에 “미국 AI 연구소들은 모델의 취약점 탐지 능력이 너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면 장기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를 받고 있다”고 썼다. 출시도 금지도 아닌 심사 대기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우파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윌 라인하트 선임연구원은 행정부 조치가 “AI 산업 전체의 기반을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최첨단 AI 모델의 안전 여부를 정부가 사실상 판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AI 규제에 반대하는 쪽만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AI 안전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 전문가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에는 규제에 소극적이었다가 뒤늦게 불투명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심사 절차를 적용한다고 비판한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의 접속 대상을 확대하면서 일본 정부와 주요 금융기관도 접근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들은 일본 정부와 금융기관, 경제안보상 중요한 인프라 조직들이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 접속권을 부여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6년 2월26일 미국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는 모습. 2026.06.04.
[뉴욕=AP/뉴시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의 접속 대상을 확대하면서 일본 정부와 주요 금융기관도 접근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들은 일본 정부와 금융기관, 경제안보상 중요한 인프라 조직들이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 접속권을 부여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6년 2월26일 미국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는 모습. 2026.06.04.
미 정부는 이달 중순 페이블 금지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앤트로픽에 유해 요청을 막는 안전장치 확대를 요구했다. 악성코드 작성 등 위험한 요청에 모델이 응답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며, 앤트로픽은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문제가 없는 일반 요청까지 이전보다 더 많이 차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기업들은 정부 심사와 별도로 자체 평가 기준 마련에도 나섰다. 앤트로픽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다른 기술기업들과 함께 AI의 안전장치를 우회해 제한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이른바 ‘탈옥’ 시도의 심각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행정명령 이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와 AI 기업의 충돌은 수출 통제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AI 모델을 어디까지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갈등도 이미 불거진 바 있다. 올해 초 미 국방부와 앤트로픽은 미군의 AI 활용 문제를 놓고 충돌했고, 국방부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쓰던 작전 가운데 3분의 2에서 이미 다른 AI 모델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장기적으로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오픈AI도 최신 AI 모델 GPT-5.6을 제한적으로 공개하면서 논란에 불을 보탰다. 오픈AI는 해당 모델의 잠재적 위험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한 바 있으며, 현재와 같은 제한 출시가 장기적인 해법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혁신과 안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AI 자문역을 지낸 스리람 크리슈난은 CNBC에서 “우리는 기술 분야에서 가장 혁신에 우호적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려는 행정부”라면서도 “동시에 핵심 시스템이 보호되고 안전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AI 모델의 성능이 미국을 빠르게 따라붙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 기업의 최첨단 모델 출시와 해외 공급을 지나치게 막으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페이블 금지 해제는 논란의 끝이 아니라, 최첨단 AI 모델을 누가 어디까지 통제할 것인지를 둘러싼 새 기술정책 논쟁의 시작에 가깝다고 WSJ은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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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쫓아오는데 美는 AI 묶나…앤트로픽 금지 풀고도 논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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