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먼저 온 주문" 패션 물류, 연중 피크 체제로 효율 경쟁

기사등록 2026/07/03 06:30:00

최종수정 2026/07/03 06:46:24

이른 무더위에 앞당겨지는 패션 수요

여름 블프에 날씨 변화…주문량 늘어

수요 예측 어려워, 물류 경쟁 본격화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6.02.1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6.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때 이른 무더위로 여름 패션 상품 수요가 예년보다 빠르게 늘면서 패션 물류센터도 '상시 피크' 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 겨울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세일 등 대형 행사에만 주문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날씨 변화와 시즌 기획전, 브랜드 협업, 신상품 출시 등이 맞물리며 연중 수시로 주문이 몰리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출고 물량을 처리하는 것을 넘어 교환·반품·재입고까지 신속하게 소화하는 능력이 패션 플랫폼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 자동화 역시 인건비 절감 수단을 넘어 반복되는 피크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패션 수요는 예년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였다.

W컨셉이 5월1일부터 14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영복과 비치타월 등 바캉스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수영복 카테고리 매출은 80%, 선케어 용품은 150% 늘었으며 샌들과 버킷햇, 비치타월 등 시즌 잡화 매출도 30% 증가했다.

여름 신발 수요도 가파르게 확대됐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는 4월8일부터 5월7일까지 한 달간 샌들·슬리퍼 등 여름 슈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8배 증가했다.

이처럼 계절 상품 판매가 앞당겨지면서 물류센터가 관리해야 할 상품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올여름에는 수영복뿐 아니라 래시가드와 리조트룩, 워터 레저웨어, 플립플랍, 클로그 등 상품군이 세분화되면서 색상과 사이즈, 소재별 재고관리(SKU)도 크게 늘었다.

SKU가 증가할수록 물류센터는 더 많은 상품을 보관하는 것을 넘어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상품을 찾아 출고하고 다시 재고로 편입해야 하는 운영 부담이 커진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 여름옷이 진열되어 있다. 2026.04.05.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 여름옷이 진열되어 있다. 2026.04.05. [email protected]
문제는 패션 분야는 판매로 물류 단계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패션 상품은 사이즈와 핏, 색상 등으로 인해 교환·반품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국내에서도 반품은 이커머스 물류 비용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와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64억1773만개로 전년보다 7.75% 증가하며 처음으로 60억개를 넘어섰다. 택배 물동량과 이커머스 반품률 등을 따져보면 이커머스 반품은 10억개를 넘어서고 반품 처리 비용도 수 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품 상품은 단순히 회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입고 이후 상태 확인과 검수, 재포장, 재판매 가능 여부 판단, 재고 반영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지연되면 판매 가능한 재고 확보가 늦어져 시즌 상품의 판매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패션 플랫폼의 대형 할인 행사도 물류센터에 큰 부담을 준다.

무신사가 지난해 진행한 '무진장 겨울 블랙프라이데이'는 온라인 누적 판매액 3685억원, 판매량 719만개를 기록했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하루 판매액 524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과거에는 이 같은 대형 행사에 맞춰 단기 인력이나 야근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블랙프라이데이뿐 아니라 이른 무더위, 장마, 휴가철, 플랫폼 기획전, 브랜드 협업 등이 각각 새로운 주문 피크를 만들면서 물류센터가 사실상 연중 반복되는 피크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서울=뉴시스] '무신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사전 티징 행사 현장 (사진=무신사 제공) 2026.07.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무신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사전 티징 행사 현장 (사진=무신사 제공) 2026.07.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패션업계는 물류 자동화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경기 여주 물류센터에 프랑스 물류 자동화 기업 엑소텍의 '스카이팟(Skypod)'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엑소텍의 한국 첫 고객 사례다.

스카이팟은 로봇이 최대 14m 높이의 랙을 수직·수평으로 이동하며 필요한 상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굿즈 투 퍼슨(Goods-to-Person)' 방식의 자동화 시스템이다. 작업자가 직접 창고를 돌아다니는 대신 로봇이 상품을 가져오는 구조로, 임의의 SKU에도 2분 이내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엑소텍코리아 관계자는 "패션 물류의 경쟁력은 평상시 처리량보다 주문이 갑자기 몰리는 피크 상황에서 드러난다"며 "최근에는 날씨 변화와 시즌 행사, 브랜드 협업, 대형 세일 등이 반복되면서 물류센터가 상시적으로 피크에 대응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의 핵심은 단순히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수요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수많은 SKU에 빠르게 접근하고 여러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는 병렬 처리 구조가 반복적인 피크 대응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의 경쟁이 판매 확대를 넘어 운영 효율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창고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수요가 몰리는 순간에도 출고와 반품, 재입고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류 역량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에 위치한 택배 터미널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3.01.26. blues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에 위치한 택배 터미널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3.01.2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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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보다 먼저 온 주문" 패션 물류, 연중 피크 체제로 효율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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