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입소 경계 노인 128만명…3만여명만 서비스
장애인 중 서비스 연계받는 사람은 270명에 그쳐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통합돌봄 제도 '잘 몰라'
예산·인프라 부족, "지방선거에 여건 미흡" 의견도
![[서울=뉴시스] 지난 3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돌봄 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돌봄과미래 제공) 2026.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18/NISI20260318_0002087258_web.jpg?rnd=20260318154253)
[서울=뉴시스] 지난 3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돌봄 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돌봄과미래 제공) 2026.03.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2년간의 준비를 거쳐 야심차게 시행한 통합돌봄이 기대보다 저조한 흥행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부족한 예산과 저조한 인지도, 지방선거로 인한 동력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합돌봄은 오는 4일 기준 시행 100일을 맞는다. 통합돌봄은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계속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하는 사업이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2024년 3월 제정된 이후 2년간 시범사업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정부는 서비스 대상자와 예산 등을 고려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3단계로 나눠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1단계 도입기는 2026~2027년이다. 지난 3월 복지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단계 대상자인 65세 이상 재가급여자, 장기요양등급외자, 맞춤돌봄서비스 중점군, 퇴원환자 등 입원·입소 경계선상 노인은 128만명이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기준 통합돌봄 신청·접수자는 4만6215명, 조사 판정을 거쳐 실제 서비스 연계를 받는 사람은 3만7304명에 그친다.
장애인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 65세 미만 장애인 중 신청·접수자는 596명, 서비스 연계를 받는 사람은 고작 270명이다. 1단계에서는 노인 외 지체, 뇌병변 등 의료 필요도가 높은 심한 장애인도 통합돌봄 신청이 가능하다. 서인환 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시범사업에 장애인 9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그 사람들이 주변에 소개해서 신청하는 사람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장애인 중에 자발적으로 알고 참여한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합돌봄 신청이 저조한 이유로는 제도에 대한 낮은 인지도가 첫 손에 꼽힌다. 복지부가 엠브레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달 15~19일 만 18~79세 일반 국민 2000명, 만 40~79세 중장년층 5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 42.9%는 통합돌봄 제도 시행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전혀 모른다고 했고 41.6%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모른다고 했다. 84.5%가 제도 시행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였다. 돌봄 수요도가 비교적 높은 중장년층 역시 84.2%(38%+46.2%)가 제도 시행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제도 시행 전부터 예산 부족 논란으로 제도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과 건강돌봄시민행동,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등에 따르면 2026년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원인데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비 등을 제외하면 가용 예산이 620억원이다. 이를 229개 시·군·구에 차등지급하면 약 2억원 수준이다.
변재관 돌봄과미래 정책위원장은 "통합돌봄 노인특화사업 규모가 대부분 200~300명대인데 이를 지자체수에 대입하면 얼추 통합돌봄 신청자 수와 비슷하게 나온다"며 "예산이 한정돼있으니 서비스 대상자를 많이 뽑을 수 없고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준비한 만큼 숫자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서 정책위원장은 "내가 의료급여나 기초생활보장을 받고 있을때 통합돌봄을 신청하면 무엇을 더 추가로 해 줄 것이냐에 대해 알 수가 없다"며 "만약 대규모 예산을 준비해놓고 시작했다면 기대치가 높고 엄청난 환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제공할 지자체의 준비와 인프라 부족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변 정책위원장은 "처음 시작을 하다보니 지자체에서 이 업무에 서툴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6월에 지방선거가 끝나고 단체장들이 7월부터 업무를 시작하다보니 최소한의 기능적인 업무를 제외하면 일을 적극적으로 할 여건도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일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민간에 의존하고 있는 돌봄 서비스를 공적 개념으로 가야하는데 공공의 인프라가 없다"며 "기본적인 투자도 없고 인프라도 부족해 지자체의 준비가 안 돼있다. 이대로면 연말까지 가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단 통합돌봄 시행 100일을 맞아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원을 받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가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경기 부천에서는 자신과 딸 모두 암에 걸린 80대 남성이 통합돌봄을 통해 살던 집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 전남 영암에서도 골절 수술 후 퇴원한 독거노인인 80대 여성이 영암올케어주택(중간집), 단기집중서비스 등을 통해 집에서 거주 중이다.
복지부는 통합돌봄 제도 시행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 제공 현장 미니다큐·브이로그, 지방정부 우수사례를 활용한 카드뉴스·숏폼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장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관계부처와 개선 과제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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