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원로들 "남북 공식 국호 존중이 평화의 첫걸음"…한반도 평화공존 선언

기사등록 2026/07/02 13:40:44

김희중 대주교·원행 스님 등 '상호존중 선언'

"작은 존중이 대화와 신뢰 회복의 시작"

교황 방북 가능성도 언급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2026.07.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한국 종교계 원로들이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을 넘어 평화공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부터 바꿔야 한다며 북측의 공식 국호를 존중해 부르자고 제안했다.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반도 평화와 대화 재개를 위한 종교계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 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천도교 전 교령 박남수, 유교 전 성균관장 김영근,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전 회장 이범창 등이 참석했다.

원로회의는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평화는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신성하고 숭고한 가치"라며 "오늘의 한반도는 여전히 적대와 대결의 언어에 갇혀 있고 대화와 협력의 문은 굳게 닫혀 있지만 평화를 향한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라며 "평화공존은 갈등을 회피하는 소극적 타협이 아니라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한반도를 물려주기 위한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원로회의는 특히 "참된 평화공존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며, 상대의 이름을 존중해 부르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며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는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향한 성숙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먼저 존중의 마음을 보여줄 때 상대 역시 경계와 불신을 거두고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민과 언론, 시민사회, 학계, 종교계에는 한반도 평화공존의 관점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와 문화를 함께 만들어 줄 것을 호소했고, 정부에는 한반도 문제의 가장 중요한 당사자로서 대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북측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평화공존의 진정성을 신뢰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달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공존은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대결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엄을 존중하며 생명의 가치를 함께 지켜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지금은 대화의 문이 닫혀 있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살아 있는 한 평화의 시간은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라며 종교계가 화해와 상생의 문화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2026.07.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원로들은 국제사회가 남북한을 각각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부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상대가 사용하는 공식 명칭을 존중하는 자세가 평화를 위한 의미 있는 실천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가 큰일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정부가 남북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일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라며 "손가락만 한 작은 틈이 큰 둑을 무너뜨리듯 작은 실천이 서로의 마음을 녹이고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목사는 과거 남북 교회 교류 경험을 소개하며 종교계가 대화의 물꼬를 튼 전례를 상기시켰다.

그는 "1984년 일본 도잔소를 시작으로 국제기구를 통해 남북 교회 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만났던 경험이 있다"며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원로들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원행 스님도 민족화해와 교류 경험을 소개하며 "작은 일이라도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며 화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대북 지원과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작은 일에서부터 대화와 소통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2026.07.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원로들의 주요 제언은 북측의 공식 국호 사용이었다.

김영주 목사는 "북측이 두 국가 체제를 선언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평화를 지향하는 두 국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각 종단에서도 북을 호칭할 때 공식 명칭을 사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과제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대화의 통로를 여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중 대주교는 그루지아가 조지아로, 터키가 튀르키예로 국명을 변경했을 때 우리 정부가 이를 존중해 사용한 사례를 들며 공식 국호 존중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들이 불러달라는 이름을 왜곡하지 않고 불러주는 것은 상대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태도"라며 "같은 민족인 우리가 상대가 원하는 국호를 굳이 다르게 부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도철 교무도 "호칭 문제는 철학적으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매우 상식적인 문제"라며 "사람도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불러줄 때 응답하듯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한국에서 공식 명칭으로 불리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던 사례는 매우 상징적"이라며 "이름을 존중하는 것에서 신뢰가 시작되고, 신뢰가 대화의 길을 여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교황 레오 14세가 방한하면 단순한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세계적인 정신적 지도자로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이 초청한다면 교황도 방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문점에서라도 교황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그리고 우리 대통령이 만날 수 있다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청년대회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평화를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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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원로들 "남북 공식 국호 존중이 평화의 첫걸음"…한반도 평화공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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