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연세대, 차세대 유기 반도체 잉크 개발
![[울산=뉴시스] 연구진이 개발한 광가교제의 구조와 대면적 유기 트랜지스터 논리회로 어레이 공정 모식도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2/NISI20260702_0002176003_web.jpg?rnd=20260702092645)
[울산=뉴시스] 연구진이 개발한 광가교제의 구조와 대면적 유기 트랜지스터 논리회로 어레이 공정 모식도 (사진=UNIST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가볍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유기 반도체 회로를 더욱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잉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보다 회로 선폭 오차를 크게 줄이고 다양한 반도체를 하나의 공정에서 구현할 수 있어 플렉시블 전자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김봉수 교수팀은 연세대학교 조정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유기 반도체 고분자와 우수한 섞임성(Miscibility)을 보이면서 고분자 사슬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새로운 광가교제(Photo-crosslinker) 'Diazo-6Bx'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광가교제는 유기 반도체를 용액 형태로 가공할 때 필수적인 물질이다. 이 물질이 포함된 반도체 잉크를 기판에 바르고 회로 모양대로 자외선(UV)을 쬐면 빛을 받은 부분만 단단하게 굳어 고정된다. 이후 용매로 씻어내면 빛을 받지 않은 부분만 씻겨 나가며 정밀한 회로가 남는 '직접 광 패터닝' 기술에 쓰인다.
하지만 기존에 널리 쓰이던 과불화 페닐 아자이드(Perfluorophenyl azide) 기반의 광가교제(6Bx)는 불소(F) 성분이 많아 탄화수소 기반의 유기 반도체와 잘 섞이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가교제가 뭉치며 회로 가장자리가 깎여 나가거나 패턴이 불균일해졌다. 또 자외선 반응 후 남겨지는 결합(N-H)이 반도체 내부의 전하 흐름을 방해하는 결함인 ‘트랩(Trap)’으로 작용해 소자 성능을 떨어뜨렸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 가교제의 불소 원자를 완전히 제거하고, 반응 작용기를 아자이드 대신 다이아조(Diazo) 에스터기로 변경한 새로운 6개 가지 구조의 광가교제 'Diazo-6Bx'를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새로 개발된 물질은 잉크 내에 고르게 분포하며, 자외선을 받으면 반응성이 높은 카벤(Carbene)으로 변환돼 고분자의 탄소-수소(C-H) 결합 사이로 깊숙이 침투해 사슬들을 3차원 그물망 형태로 견고하게 엮어낸다. 전기적으로 문제가 없는 결합만 생성하므로 전하 흐름을 방해하는 트랩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이 이 물질을 이용해 직선 회로를 패터닝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설계 선폭에서 벗어나는 오차가 기존 10.3㎛에서 2.5㎛로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뭉툭하게 깎여나가던 회로 가장자리의 각도가 67.9도에서 수직에 가까운 87도로 가팔라져 경계가 한층 또렷해졌다.
![[울산=뉴시스] 김봉수 UNIST 교수, 조정호 연세대학교 교수, 함효빈 UNIST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2/NISI20260702_0002176020_web.jpg?rnd=20260702093139)
[울산=뉴시스] 김봉수 UNIST 교수, 조정호 연세대학교 교수, 함효빈 UNIST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소자 안정성 역시 기존 물질을 압도했다. 트랜지스터에 4,000초 동안 일정한 전압을 가하는 가혹 조건에서도 전류 감소폭과 문턱전압 변화가 기존 대비 현저히 작게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이 기술을 적용해 서로 다른 용매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동일한 용매로 p형 및 n형 고분자 반도체를 연속해서 패턴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판 위에 84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OTFT) 어레이와 상보형 논리 회로(NOT, NAND, NOR 게이트)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김봉수 UNIST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광가교제는 유기 반도체 회로를 더 미세하고 균일하게 만들면서도 소자의 작동 안정성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물질"이라며 "같은 용매로 p형과 n형 반도체를 연속 패터닝할 수 있어 용매 선택과 공정 설계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대면적 유연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전자기기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나노 분야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지난달 23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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