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車도 흔들린 독일…월드컵 탈락에 감원 공포까지 겹쳤다

기사등록 2026/07/01 11:13:49

2014년 우승국 독일, 파라과이에 승부차기 패배

폭스바겐·보쉬 감원, 낮은 정부 지지율까지 겹쳐

폴리티코 "대표팀 추락이 독일 자신감 상실 상징"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술집에서 잉글랜드와 독일의 유로 2020 16강전을 지켜보던 독일 축구팬들이 독일의 탈락에 아쉬워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라힘 스털링의 선제골과 해리 케인의 쐐기 골로 독일을 2-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2021.06.30.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술집에서 잉글랜드와 독일의 유로 2020 16강전을 지켜보던 독일 축구팬들이 독일의 탈락에 아쉬워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라힘 스털링의 선제골과 해리 케인의 쐐기 골로 독일을 2-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2021.06.3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2014년 월드컵 우승국 독일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파라과이에 승부차기로 패해 탈락하자, 폴리티코는 이번 패배가 축구 대표팀의 부진을 넘어 자동차 산업 침체와 정부 리더십 위기까지 드러낸 독일 사회의 자신감 상실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독일 남자 축구대표팀은 29일 밤(현지시간)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3-4로 패하며 대회에서 탈락했다. 2014년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독일은 2016년 이후 주요 국제대회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패배는 독일 안팎에서 단순한 스포츠 결과 이상으로 읽혔다. 독일 축구대표팀마저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독일의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 유럽의회 의원은 X에 “이 대표팀은 연방정부가 국정을 운영하듯 경기한다”며 “야심은 크지만 결단은 부족하다. 저마다 따로 움직이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연장전에서 독일의 골이 논란 끝에 취소된 장면을 빗대 “운이 찾아와도 골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학자 알렉산더 슈트라스너도 “스포츠와 정치 사이에는 언제나 연결고리가 있다”며 독일 역시 스포츠와 정치가 분리돼 읽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츠비카우=AP/뉴시스] 지난해 4월23일(현지시간)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 2021.03.31.
[츠비카우=AP/뉴시스] 지난해 4월23일(현지시간)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 2021.03.31.
폴리티코는 독일 대표팀의 추락을 독일 산업의 부진과 겹쳐 봤다. 독일이 2014년 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을 7-1로 꺾고 우승까지 차지하던 무렵, 폭스바겐은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폭스바겐은 최근 수만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내놨고,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도 대규모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독일의 실업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경제 성장세도 약하다. 한때 기술력과 신뢰성, 효율성의 상징으로 통했던 독일은 이제 지연이 일상화된 열차, 수년씩 지연되고 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형 인프라 사업, 흔들리는 자동차 산업으로 더 자주 거론된다.

국제적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고교생들에게 미국의 대이란 대응을 두고 “굴욕적”이라고 표현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메르츠 총리를 비판하며 독일 안보에 민감한 주독미군 5000명 철수 가능성을 거론했다.

국내 정치 상황도 편치 않다.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지지율은 낮고,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츠 정부는 주요 경제개혁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연금 개편안 정도가 정치권 일부에서 제한적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양자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0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양자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04.
이런 분위기 속에서 메르츠 총리는 축구 패배를 두고도 여론의 온도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독일 대표팀 탈락 직후 X에 “패배가 아프지만, 정말 멋진 경기였다. 월드컵 내내 보여준 투지와 팀워크가 우리 국민에게 영감을 줬다. 우리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이 글은 독일 팬들의 조롱과 반발을 샀다. 독일 언론은 이후 총리실의 한 실무 직원이 미리 작성해둔 여러 문안 가운데 잘못된 문안을 올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독일 대표팀의 탈락만으로 독일 사회 전체의 몰락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슈트라스너는 “부정성에 익숙한 정치문화에서는 서구의 몰락이 늘 코앞에 있다고 말해진다”며 스포츠 패배를 곧바로 국가 쇠퇴의 증거로 보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폴리티코는 그럼에도 이번 패배가 독일 축구와 산업, 정치가 동시에 예전의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낸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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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도 車도 흔들린 독일…월드컵 탈락에 감원 공포까지 겹쳤다

기사등록 2026/07/01 11:13: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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