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남극도 달라졌다"…화석연료 탄소 2.7배 급증

기사등록 2026/07/01 11:46:44

최종수정 2026/07/01 12:34:24

극지硏, 코로나19 전후 세종과학기지 인근 해양 퇴적물 분석

[서울=뉴시스] 세종기지 앞 마리안소만 해양 탐사 중인 세종호.
[서울=뉴시스] 세종기지 앞 마리안소만 해양 탐사 중인 세종호.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코로나19 이후 남극에서도 인간 활동 증가의 흔적이 뚜렷하게 포착됐다. 선박 운항과 관광 재개 영향으로 화석연료 연소에서 비롯된 오염 물질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 해양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화석연료 기원의 블랙카본(검은 탄소 입자) 비중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지연구소 하선용 박사 연구팀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남극 킹조지섬 마리안소만과 맥스웰만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화석연료 기원의 블랙카본 비율은 6%에서 16%로 약 2.7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이후 선박 운항과 기지 운영, 관광 등 남극 내 인간 활동이 다시 활발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제남극관광운영자협회(IAATO)에 따르면 2023~2024년 시즌 남극 크루즈 관광객은 약 4만3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블랙카본은 화석연료나 목재가 불완전 연소될 때 생성되는 물질로, 대기 중에서는 지구온난화를 촉진하고 눈이나 얼음 위에 쌓이면 빙하 융해를 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바다로 가라앉을 경우 수천 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저장되는 특성도 지닌다.

연구팀은 퇴적물에 포함된 탄소 동위원소를 분석해 블랙카본의 기원을 추적하고, 해저로 침강하는 속도도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남극 해저에서는 블랙카본이 약 4700~5100년 동안 안정적으로 보존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선용 책임연구원은 "얕은 수심과 빠른 퇴적 속도가 블랙카본을 신속히 해저에 격리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북극 스발바르 해역과 비교 분석을 진행한 결과, 북극에서는 중위도 산불 등 외부에서 유입된 블랙카본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남극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1저자인 민준오 연구원은 "블랙카본의 이동과 장기 저장 과정을 규명한 만큼, 극지 탄소순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극지 방문과 활동이 늘면서 인간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추적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관련 연구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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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자 남극도 달라졌다"…화석연료 탄소 2.7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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