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조 던진다" 국민연금 비중 축소 시작…증시 하방압력 키울까

기사등록 2026/07/01 09:27:07

최종수정 2026/07/01 09:34:24

증권가, SAA 활용시 51조~57조 매도압력 추정

일·주·월 단위 비중축소 한도 두고 장기간 매도

증권가 "외국인 매도세와 맞물리면 수급 부담"

김성주 이사장 "폭탄 가능성 제로…정교하게"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의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을 553만원에서 590만원으로, 하한액을 35만원에서 37만원으로 조정하면서, 다음달부터 59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직장인은 국민연금 보험료가 월 1만6650원 더 내게 된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한 국민연금공단 사옥. 2023.06.1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의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을 553만원에서 590만원으로, 하한액을 35만원에서 37만원으로 조정하면서, 다음달부터 59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직장인은 국민연금 보험료가 월 1만6650원 더 내게 된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한 국민연금공단 사옥. 2023.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민연금이 지난 1월부터 6월 말까지 이어진 리밸런싱 유예를 마무리하고 1일부터 국내주식 비중 축소를 시작한다. 국내 증시에서 장기간에 걸쳐 최대 60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내다팔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충격 최소화' 원칙에 따라 일간, 주간, 월간 비중축소 한도를 정해두고 유연한 매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수급 공백이 외국인 매도세와 맞물려 시장의 하방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코스피 종가(8476포인트)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올해 목표치(20.8%)를 160조원 가량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8.1%(264조원) 수준이었지만 4200선이던 코스피가 고속 상승하며 보유자산과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코스피가 6600수준이던 지난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25.1%(420조원)까지 불었다. 지난달 말 코스피가 8400선으로 연초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은 만큼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관리하고 있다.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면 초과 자산을 매도하거나 부족 자산을 매입한다. 이를 통해 시장이 과열됐을 때 차익을 실현하고, 저평가됐을 때 자산을 사들여 장기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꾀한다.

하지만 올들어 코스피가 고공행진하며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기금운용위를 열어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지난달 말에는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하고,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확대해 전술적 자산배분(TAA) ±2%포인트와 합산해 최대 ±8%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를 결정한 후에도 꾸준히 국내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왔다. 연기금은 1월 1조9109억원(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부터 매월 순매도를 이어가며 8조8000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여전히 국내주식 비중은 목표치를 훌쩍 초과한 상황이다.

SAA와 TAA를 모두 활용할 경우 국내주식 비중을 28.8%까지 높일 수 있지만 국민연금은 TAA는 최대한 활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 종가(8411.21)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은 올해 목표치를 164조원(9.2%포인트) 초과한 상태다. SAA 6%를 모두 활용할 경우 57조600억원, TAA 2%까지 활용할 경우 21조원의 매물을 시장에 던져야 한다.

신영증권 추정치도 비슷하다. 신영증권은 코스피지수가 8500일 때 SAA 6%를 모두 활용하면 51조2000억원, TAA 2%까지 추가로 활용하면 14조7000억원의 매도압박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시장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연, 월, 일간 리밸런싱 상한을 축소해 유연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연말까지 유연한 리밸런싱 이어가며 상황을 살피다 연말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 여부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조용구 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단시일 내 '매도 폭탄'을 쏟아낼 것이라는 해석은 무리한 추측"이라며 "지수 조정으로 당장의 매도 물량 부담은 축소됐고, 5~6월 연기금의 2조원대 순매도 등 선제적인 움직임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 월, 일간 리밸런싱 상한 축소 방침이 전해졌는데, 실제 집행 규모와 속도는 비공개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매도 물량이 출회되더라도 그 물량 자체가 주는 시장의 조정 압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의 매도 압력이 외국인 매도 압력과 병행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수급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글을 올려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한 쪽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기울어지면 무거운 쪽을 조금 덜어내거나 가벼운 쪽에 조금 더 얹어서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며 "너무 무겁다고 크게 덜어내면 또 어긋나기 때문에 조금씩 정교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단기간 대규모 매도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 기업의 성장과 함께 하는 '유니버설 오너(보편적 소유자)'로서 국민의 이익과 노후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사명"이라며 "국민연금은 올랐다고 바로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고 떨어졌다고 바로 사들이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세한 것은 국민연금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세력이 이익을 취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개할 수 없지만 단순히 코스피 지수가 올랐다고 리밸런싱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전략은 주가 수준 뿐 아니라 채권, 대체 등 다른 자산의 수익률, 주가 변동성, 금리, 환율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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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0조 던진다" 국민연금 비중 축소 시작…증시 하방압력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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