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 돈 풀려도 체감 없다…이란 경제 회복까지 '험로'

기사등록 2026/06/30 16:23:54

석유 수출 증가 조짐…이란 정부 재정 개선 기대

빵값 급등·실업 확산에 시민들 "미래 계획 못 세워"

새 자금 유입에도 서민 체감 경기 회복은 불투명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타즈리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4.07.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타즈리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4.07.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긴장 완화 및 제재 일부 완화 조치가 이란 경제에 단기적인 숨통을 틔우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이란의 석유 판매와 달러 결제를 허용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쟁과 장기간 제재로 외화 부족에 시달려온 이란 정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유조선 추적업체들은 최근 보복성 공습 이후에도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향후 두 달 동안 석유 판매만으로 최대 100억 달러(약 15조5000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 관계자들이 최근 교전 중단과 대화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추가적인 제재 완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재정 개선과 국민 생활 회복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외화 유입이 시작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고 소비를 회복하며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번 합의가 얼마나 지속될지, 새로 유입되는 자금이 군부나 역내 동맹 세력으로 전용되지 않을지도 변수로 꼽힌다.

유라시아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수석 분석가는 "단기적으로는 예상 밖의 이익이지만 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조치가 60일 동안 이란에 80억~100억 달러 규모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주요 도시의 산업과 기반 시설 피해가 상당하다"며 "정부는 평화가 유지되고 폭격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란 경제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란 당국은 최근 분쟁에 따른 경제 손실 규모를 약 27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유엔은 테헤란 내 주택 5만1000 채를 포함해 약 15만 채의 민간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에너지 부문 피해도 크다.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가스 처리시설과 정유시설, 석유화학 단지, 수출 인프라 복구 비용만 최대 1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 국내총생산(GDP)이 6.1% 감소하고 평균 물가상승률은 약 7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88.6%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도 여전히 냉랭하다.

테헤란에서는 최근 대표적인 납작빵인 바르바리와 라바시 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분쟁 이후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합의가 유지되더라도 미래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전쟁 기간 자동차 부품 수입업체를 운영했던 한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직원 감축과 재고 처분, 비용 절감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최종적인 정치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의론의 배경에는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절 체결된 이란 핵 합의 경험도 자리하고 있다.

당시 제재 완화로 석유 수출은 증가했지만 실업률과 생활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가 합의에서 탈퇴하며 제재를 복원했다.

일부 이란 국민들은 이번에도 새 석유 수입이 일반 가계보다 정권 유지와 권력 기반 강화에 우선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스파한주의 한 자영업 기술자는 WSJ에 "이번 합의가 보통 사람들의 삶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보다 휴전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더 두려워한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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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에 돈 풀려도 체감 없다…이란 경제 회복까지 '험로'

기사등록 2026/06/30 16:23:5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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