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불황 속 알뜰 소비자·패션 마니아들의 보물창고
깨끗한 정찰제 대형 창고 매장부터 날것의 옷더미까지 공존
![[서울=뉴시스] 불황 속에서 가성비와 레트로 감성을 동시에 잡은 식사동 구제거리가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29/NISI20260629_0002172860_web.jpg?rnd=20260629141631)
[서울=뉴시스] 불황 속에서 가성비와 레트로 감성을 동시에 잡은 식사동 구제거리가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반바지 두 장에 반팔 티셔츠 두 장, 거기다 모자 하나까지 다 해서 2만8000원."
요즘 웬만한 SPA 브랜드에서 티셔츠 한 장 사기도 힘든 돈으로 한 계절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책임질 옷가지들을 한 보따리 챙겼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구제거리는 고물가 시대에 지갑 열기가 무서운 소비자들이 왜 이곳을 찾는지 가격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식사동 구제거리에 들어서면 수십 개의 대형 창고형 매장들이 펼쳐진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구제 의류 유통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장마다 수천에서 수만 점에 달하는 옷들이 빽빽하게 행거를 채우고 있다. 세련된 편집숍처럼 브랜드와 종류별로 깔끔하게 정돈된 정찰제 매장부터, 거대한 옷더미 속을 헤집으며 마음에 드는 옷을 직접 발굴해야 하는 매장, ㎏단위로 옷을 판매하는 매장까지 저마다의 독특한 분위기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의 매력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동대문이나 대형 쇼핑몰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수십 년 전 출시된 해외 빈티지 브랜드 제품이나 독특한 패턴의 의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들과 똑같은 옷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젊은 층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놀이터가 없다.
매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주말마다 와서 서로 옷을 골라주곤 한다"며 "저렴한 가격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2030 세대부터 향수를 찾아온 중장년층, 아이들의 활동복을 저렴하게 구하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실시간 방문 후기가 이어지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티셔츠를 고르고 있던 40대 남성은 "보통 동남아에서 생산한 반팔 티셔츠들은 대부분 얇고 부드러운 제품들이 많은데, 뭔가 두툼한 원단으로 만든 오리지널 미국산 반팔 티셔츠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여기라 자주 온다"고 말했다.
창고형 매장이 밀집해 있다 보니 쇼핑 편의성이 백화점 같지는 않다. 구제 의류 특성상 미세한 오염이나 흠집이 있을 수 있어 구매 전에 단추나 지퍼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매장이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다소 아쉽지만 대부분의 매장이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어 차량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고양시 역시 이곳을 지역의 특색 있는 대안 상권이자 관광 자원으로 바라보고 주변 환경 정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장기화되는 불황 속에서 가성비와 레트로 감성을 동시에 잡은 식사동 구제거리는 세대를 불문한 소비자들의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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