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방관 사망' 되풀이 막으려면…"위계문화·감찰체계 손봐야"

기사등록 2026/06/28 13:00:00

최종수정 2026/06/28 13:42:23

"소방 전체 문화로 일반화는 어려워…일부조직 구태 관행"

"위계문화 개선 필요…반복민원은 다른 기준으로 대응해야"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숨진 여성 소방공무원 약혼자가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숨진 여성 소방공무원 약혼자가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소방청이 조직문화와 감찰체계 전반에 대한 쇄신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소방 조직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면서도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조직문화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최근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소방 조직 전반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섰다.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20대 여성 소방공무원 A씨는 지난해 10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유족 측은 A씨가 생전에 과도한 회식과 음주 강요, 상급자의 사적 지시 등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이후 사건이 노동조합 등을 통해 공론화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조정실에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국조실 조사 결과 A씨는 2024년 7월부터 숨지기 전까지 15개월 동안 모두 24차례 회식에 참석했고, 일부 술자리에서는 폭탄주 강요와 "서장과 과장 사이에 앉아라", "오빠라고 불러라" 등의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뉴시스] 소방청이 세종시 소방청사에서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소방지휘관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소방청).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소방청이 세종시 소방청사에서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소방지휘관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소방청).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소방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조직인 만큼 엄격한 지휘체계는 필요하지만, 이것이 사적 지시나 음주 강요 같은 잘못된 관행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제복공무원 조직에서는 상급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만큼, 위계가 잘못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방 전문가는 "소방과 경찰 같은 제복 공무원 조직은 위계가 강해 상급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그 위계가 잘못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조직 차원의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 번 제도를 손보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가 제대로 바뀌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과정도 함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소방 조직 전체의 문화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했다. 최근 젊은 소방관 유입이 늘고 성인지 감수성도 높아지면서 회식 문화 등 조직문화가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을 소방 조직 전체의 문화로 일반화해서 볼 필요는 없다"며 "최근에는 젊은 소방관들이 많이 유입됐고 성인지 감수성도 높아져 이전보다 회식 문화가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감찰과 징계만 강화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직 내 위계문화와 갈등 구조를 개선해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이 반복되지 않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찰체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0년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 소방청 본청으로 접수되는 민원이 크게 늘었지만, 이를 담당하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의혹은 일반 민원과는 다른 기준으로 우선 살펴볼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소방 내부에서는 실제 피해 민원뿐 아니라 인사나 개인 갈등에서 비롯된 민원도 적지 않다"며 "모든 민원을 같은 수준으로 대응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처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사건은 일반 민원과는 다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가 제기된다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소방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직문화와 감찰체계를 전면 쇄신한다는 방침이다. 사건 관련자와 감찰라인을 직무배제하고 조직문화 실태 조사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갑질과 부조리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외부 제보 플랫폼을 도입하고, 9월까지 조직문화 혁신 TF를 가동해 감찰 기능 강화 및 인사 혁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조직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바꿀 부분은 확실히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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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소방관 사망' 되풀이 막으려면…"위계문화·감찰체계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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