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누진 OECD 3위, 재분배 효과는 31위…이유는?

기사등록 2026/06/26 11:28:40

최종수정 2026/06/26 11:37:40

예정처 "韓 소득세, 고소득층 세 부담 집중 구조"

상위 10%가 소득세 76% 부담…주요국보다 높아

GDP 대비 소득세수 5.1%…OECD 평균 크게 밑돌아

"실제 세 부담·과세기반 함께 고려해 제도 설계해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사진은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2026.05.27.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사진은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2026.05.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우리나라 소득세 구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서도 높은 누진성을 보이지만, 실제 불평등을 줄이는 효과는 하위권에 머문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 분석이 나왔다.

소득세 구조의 누진도는 45개 OECD 과세 관할구역 중 3위로 높았지만, 조세와 이전지출을 통한 재분배 효과는 34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고소득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매기는 틀은 갖췄지만, 실제로 걷히는 소득세 규모와 정부 지원을 통한 소득 보완 효과는 주요국보다 작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득세 제도를 손질할 때는 세율이 얼마나 높은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세 부담 수준과 세금을 매길 수 있는 소득 범위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韓 소득세 누진도 45개 구역 중 3위…상위 10%가 세금 76% 부담

26일 예정처는 지난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인소득세의 누진성과 소득재분배 효과: OECD 국가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박지원 예정처 세제분석1과 분석관이 작성했다.

조세 누진성은 소득이 많아질수록 세 부담이 얼마나 더 커지는지를 뜻한다. 세금을 소득 수준에 맞게 공평하게 매기는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소득재분배 기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세율 구조가 누진적으로 설계돼 있다고 해서 실제 재분배 효과가 반드시 큰 것은 아니다.

어떤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지, 납세자가 어느 소득구간에 많이 분포하는지, 정부가 세금으로 거둔 돈을 이전지출로 어떻게 쓰는지 등에 따라 재분배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Munro et al.(2025)이 45개 OECD 과세 관할구역을 대상으로 소득세 구조의 누진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45개 구역 중 3위로 나타났다.

1위 미국 캘리포니아, 2위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와 함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한국의 소득세 누진도가 높게 나온 것은 최고세율과 최저세율의 차이가 큰 데다, 최고세율이 매우 높은 소득구간부터 적용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상위 소득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매기는 구조라는 뜻이다.

실제 한국의 최고세율과 최저세율 차이는 42.9%포인트(p)로 45개 구역 중 10위였다.

세율 차이가 클수록 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그만큼 한국의 개인소득세 구조가 누진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의미다.

평균임금 대비 최고소득세율 적용 기준 소득의 비율도 21.8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에서 최고 소득세율이 평균임금의 약 22배에 이르는 소득부터 적용된다는 뜻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초고소득 구간에 높은 세율을 매기는 구조로 볼 수 있다.

상위 소득계층이 부담하는 소득세 비중도 주요국보다 높았다.

예정처가 각국 국세청 공표자료를 바탕으로 일부 국가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소득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37.2%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이 부담한 소득세 비중은 전체의 76.3%에 달했다.

이는 미국(72.0%), 영국(58.9%), 독일(56.9%), 캐나다(55.2%)보다 높은 수준이다. 상위 1%의 경우 한국은 소득 점유 비중이 11.6%, 소득세 부담 비중이 38.9%로 집계됐다.
[세종=뉴시스] 사진은 주요국의 소득분위별 소득 점유 비중 및 소득세 부담 비중 관련 그래픽. (사진=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캡처) 2026.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사진은 주요국의 소득분위별 소득 점유 비중 및 소득세 부담 비중 관련 그래픽. (사진=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캡처) 2026.06.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상위층 부담 큰데 전체 세수는 작아…낮은 실효세율이 배경

반면 전체 소득세 규모는 OECD 평균보다 작았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수 비중은 2024년 기준 5.1%였다. OECD 평균(8.3%)과 주요 7개국(G7) 평균(10.1%)을 모두 밑돌았다.

전체 세금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낮았다. 한국은 20.1%로 OECD 평균(23.7%), G7 평균(30.6%)보다 낮았다.

이는 실제로 내는 세금 부담을 보여주는 실효세율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OECD 'Taxing Wages' 기준으로 2024년 1인 가구가 평균임금 수준의 소득을 벌 때 한국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6.9%였다. OECD 평균(15.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균임금의 167%를 버는 경우에도 한국의 실효세율은 11.9%였다. OECD 평균(20.9%)과 G7 평균(23.6%)보다 낮았다.

예정처는 "한국의 개인소득세는 제도적으로 높은 누진성을 갖추고 있어 상위 소득계층으로 갈수록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라면서도 "낮은 실효세율과 제한적인 과세기반으로 인해 소득세를 통한 재원 조달 규모는 주요국에 비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분배 효과는 34개국 중 31위…세금 내도 불평등 완화 제한적

세금과 정부 지원을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2022년 기준 세전·세후 지니계수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재분배 효과는 34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세금을 내기 전 시장소득 기준 불평등도는 33위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세금과 이전지출을 반영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불평등도는 12위로 올라갔다.

이는 세금과 정부 지원을 거친 뒤 불평등이 줄어드는 폭이 OECD 국가들보다 작다는 뜻이다. 한국의 세전 대비 세후 지니계수 감소율은 2015년 11.1%에서 2022년 18.2%로 커졌지만, 여전히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예정처는 재분배 효과가 세율의 누진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실제로 걷히는 소득세 규모, 전체 재정지출 수준, 현금급여 등 이전지출 구조가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예정처는 "소득세 정책 논의는 세율 구조상의 누진성뿐 아니라 실제 소득세 부담 수준과 과세기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재분배 기능이 보다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세는 재원 조달과 재분배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세목"이라며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이전지출 등 재분배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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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누진 OECD 3위, 재분배 효과는 31위…이유는?

기사등록 2026/06/26 11:28:40 최초수정 2026/06/26 11: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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