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으면 못 산다"…2030 매수 전환에 노도강·금관구 집값 '들썩'

기사등록 2026/06/26 14:29:46

최종수정 2026/06/26 14:56:24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주택공급 부족…임대 수요 매매 수요로 전환

올해 생애최초 주택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 처음으로 과반 넘어

젊은층 중심 중저가 주택 매수 흐름 지속…중저가 단지 집값 상승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 업소에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 2026.04.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 업소에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 2026.04.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2019년 결혼 이후 전세로 거주해온 회사원 정모(37)씨는 최근 서울 강서구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매입해 이사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주택 매입 계획이 없었지만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자 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아파트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은 물론 회사 복지기금까지 활용했다. 여기에 기존 전세보증금과 저축액, 양가 부모로부터 차용증을 쓰고 빌린 자금까지 더해 총 10억원을 조달했다.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만 230여만원에 달하지만 정씨는 "집값과 전셋값 상승에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며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며 더 늦으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2030 세대가 주택시장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전세 불안과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기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특히 청약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양가 상승과 경쟁 심화로 신축 아파트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자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임차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젊은층의 매수세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의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올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매수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생애최초 구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집합건물 매매 등기 7만2025건 가운데 생애최초 매수자는 3만2843건으로 45.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6.5%)보다 9%p 이상 상승했다.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2024년 35.8%, 지난해 38.0%로 꾸준히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규제지역 확대 등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완화된 조건의 정책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별로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됐던 지난해 10~12월 38.6%였던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올해 1월 42.1%로 올라선 뒤 2월 43.8%, 3월 45.1%, 4월 48.7%까지 확대됐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5월에도 48.5%를 기록하며 50%에 근접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도 매수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전세 낀 주택을 무주택자에 한해 매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거래가 일부 풀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다주택자 매도 물건 중 무주택자 매수 비중은 73%로 지난해(56.1%)보다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비강남권에 수요가 집중됐다. 노원구 생애최초 매수 비중이 60.6%로 가장 높았고 성북구(59.8%), 강북구(57.2%), 서대문구(55.2%), 관악구(52.7%) 등이 뒤를 이었다. 강서·금천·구로구 역시 절반을 웃돌았다. 반면 강남구(31.6%), 서초구(32.7%), 용산구(33.4%) 등 고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시장을 주도했다. 생애최초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은 지난해 평균 49.8%에서 올해 1~5월 56.1%로 확대되며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서울 외곽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상승했다. 전주(0.27%)보다 0.03%p 확대된 수치로,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 이후 72주 연속 오름세다.

자치구별로 도봉구가 창동·방학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0.46%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와 구로구는 각각 0.41%, 동대문구 0.38%, 중구 0.37%, 은평구 0.3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불안과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저가 주택 매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젊은층의 매수 확대는 집값과 전셋값 동반 상승과 전·월세 수급 불안, 공급 부족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전셋값 상승과 매물 감소가 맞물리면서 임차 수요의 매매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젊은층 수요가 서울 외곽과 일부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만큼 당분간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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