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美서 출간…프로즈 어워드 수상작
이성애, 욕망과 혐오 공존…모두에게 비극
"가까운 관계부터 '깊은 이성애'로 나아가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07_web.jpg?rnd=20260623142141)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이성애는 실패할 운명이에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관계여야 하는데 좋아하지도 않으니까요."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 P에서 만난 제인 워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SB) 여성학과장은 자신이 쓴 책 '이성애의 비극'(라우더북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책은 2020년 미국에서 출판 후 2021년 프로즈 어워드 문화인류학·사회학 부문을 수상했다.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제인 워드가 '성소수자가 불쌍하다'는 편견을 깨고, 남녀가 사랑을 연기하는 이성애야말로 비극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08_web.jpg?rnd=20260623142141)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는 데 6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제인 워드는 그래서 오히려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을 거라 했다.
"'이성애의 비극'은 여성혐오와 성차별 문제를 다루니 시간이 흘렀어도 아직 유효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쓰던 당시보다 이성애를 비판하는 시각이 더 많아지며, 학계를 넘어 일반 대중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다.
제인 워드는 한국 역시 '이성애의 비극'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짚었다.
"한국 여성들이 다른 선택을 하거나, 결혼이나 출산 등을 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 남성들은 남성성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 여성을 사랑해서 파트너가 되고 싶다면, 당연히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요."
이성애는 남녀의 동등한 관계를 추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관계 속에 여러 위계질서가 있다는 뜻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11_web.jpg?rnd=20260623142134)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제인 워드는 개인과 국가, 자본주의 체제가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협적으로 느끼기에 태도나 시스템을 바뀌지 않는다고 봤다.
역설적인 부분은 남성이 학습한 이성애는 재생산이나 성욕 해소를 위해 여성을 원하는 것처럼 행동하게 하지만, 뿌리 깊은 곳에는 여성혐오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인 워드는 이성애가 모순을 내재했지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로 만들어지고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가부장제 속에서 남성과 결혼은 여성에게 있어 보호를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이뤄진 일종의 이데올로기적 거래라는 게 제인 워드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06_web.jpg?rnd=20260623142131)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그는 성적 지향은 어릴 때부터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자라면서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남자아이에게 인형을 선물하면 동성애자로 자란다거나, 선생님이 동성애자면 학생도 그렇게 된다고 우려하죠. 그런데 이성애자로 태어났다면 선물 하나 받는다고 갑자기 동성애자가 되지는 않지 않을까요? 이성애 규범은 시스템인 거죠."
문제는 정작 이성애를 하는 남성 역시 많은 권력을 쥐는 건 아니다. 결국 하나의 규범이 된 이성애가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비극을 자아내고 있는데, 사회는 이 비극을 재생산하고 있다.
존 그레이의 대표작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나 한국의 아이돌 문화 등이 그렇다. 100년 전 결혼 생활을 조언하는 서적은 약간의 재단장을 거친 후 다시금 서점에 등장한다.
"디즈니 영화 같아요. 왕자와 공주가 등장해서 이성애가 마법처럼 모든 걸 바꾸잖아요."
대중문화, 낭만적 로맨스 신화 등 여러 산업이 근본적 문제에는 다가가지 못하고 이성애를 다시 이상으로 만든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12_web.jpg?rnd=20260623142134)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그 사이 자기계발 시장은 몸집을 키웠다. 저자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픽업 아티스트' 혹은 '데이팅 코치'라 불리는 수업 현장을 직접 탐사하고 책에 담게 된 배경이다.
"이 책은 이성애자들이 진정한 이성애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담겼어요. 남성이 여성을 사랑한다면 진짜 사랑한다는 증거를 보여 달라는 뜻이죠. 현재 이성애 문화는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존중받기 위한 행동으로 가득하니까요."
제인 워드는 "산업이 근본 문제에 다가가지 못하는 건 결국 남성들이 가진 권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앞서 이성애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많았다. 책 '이성애의 비극'만의 차별점은 이성애 담론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저자 제인 워드의 견해다.
"레즈비언으로 30년을 살면서 '왜 남성은 여성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여성이 좋아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여성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어요. 책을 쓴 계기도 레즈비언이 여성을 사랑하는 것처럼 남성이 여성을 사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05_web.jpg?rnd=20260623142131)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신간은 이성애 혹은 사랑의 역사나 한계뿐만 아니라, 미래도 다룬다.
"고대 그리스나 이란에서는 남성이 다른 남성을 사랑하는 게 호모소셜(동성사회성)로 받아들여졌죠. 남성들이 그런 사랑을 여성에게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레즈비언의 사랑을 참고하면요."
제인 워드는 이를 '깊은 이성애'라고 개념화했다. 그 시작점은 가장 가까운 관계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깊은 이성애'는 가장 친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돼요. 남성들이 좀 더 페미니즘을 하면 좋겠어요. 남성이 참여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페미니스트 운동 속에서도 남성을 더 초대해야 하죠. 여성혐오는 결국 남성의 문제니까 남성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신간을 읽을 성소수자 독자들에게는 재밌고 유쾌하게 읽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많은 경우 퀴어들에게 문제를 돌리는데 이 책은 이성애자가 불쌍하다는 관점이니까 재밌게 안도하듯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4.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3/NISI20260623_0021332409_web.jpg?rnd=20260623142138)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이성애의 비극' 제인 워드 작가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24. [email protected]
제인 워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등장하는 극우들의 작동 기제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극우가 젊은 남성들의 박탈당한, 잃어버린, 위협받는 남성성에서 생긴 불안감을 어떻게 이용해서 끌어들이는지 그 담론과 전략을 연구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