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와이, 기억으로 써내다…"홍콩은 사라진 향기와 같다"

기사등록 2026/06/23 14:16:53

최종수정 2026/06/23 15:08:16

첫 소설 '기억을 지키다'·후속작 '기억을 태우다' 동시 출간

"소설은 시공간을 잇는 다리"…홍콩의 과거·현재 보여줘

우산혁명 참가한 작가…"실패한 혁명, 부정적 감정만 남아"

[서울=뉴시스] 홍콩 출신 작가 찬와이가 23일 서울 종로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열린 첫 소설 '기억을 지키다'와 후속작 '기억을 태우다' 출간 기념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민음사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콩 출신 작가 찬와이가 23일 서울 종로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열린 첫 소설 '기억을 지키다'와 후속작 '기억을 태우다' 출간 기념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민음사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홍콩 출신 작가 찬와이가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홍콩의 역사와 정체성을 '향(香)'이라는 감각적 이미지로 풀어낸 소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사를 선보인다.

찬와이는 첫 소설 '기억을 지키다(拾香紀)'와 후속작 '기억을 태우다(焚香紀)' 국내 출간을 기념해 약 6개월만에 재 방한했다. 두 작품은 모두 민음사가 도서전 개막에 맞춰 공개한다.

첫 작품은 1974~1996년 롄씨 일가를 중심으로, 홍콩의 역사를 그린다. 후속작은 반환 이후 홍콩을 배경으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혼돈을 겪는 인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23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에서 열린 출간간담회에서 찬와이는 "첫 작품은 홍콩이 가장 발달했던 시기를 보여준다며 "후속작은 2015년 이후 사회적 변동을 겪으며 감정적으로 훨씬 격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작품의 핵심 소재는 제목에도 드러난 '향'이다. 그는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지나가면 사라지지만, 기억 속에는 남는다"며 "홍콩 역시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香港)의 '홍'이 향을 뜻하는 만큼, 향 생산지로서의 역사와도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첫 작품은 찬와이가 1998년에 현지에 출간했고, 당시 제5회 홍콩 중문 문학 비엔날레를 받았다. 후속작은 2017년 홍콩의 한 웹사이트에서 연재하고 2023년 현지에 출간했다. 2018년 홍콩을 떠나 대만에 정착한 찬와이가 마지막으로 홍콩에서 쓴 작품이기도 하다.

찬와이가 홍콩을 떠난 계기에는 우산혁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현재 국립 타이베이 예술대학교 영화제작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에 출간된 소설 '동생'은 홍콩의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 이른바 '우산혁명'을 중심 소재로 다룬다. 작품은 2023년 타이완 금전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 홍콩 출신 작가 찬와이가 첫 소설 '기억을 지키다'와 후속작 '기억을 태우다'를 국내 번역 출간했다. (사진=민음사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콩 출신 작가 찬와이가 첫 소설 '기억을 지키다'와 후속작 '기억을 태우다'를 국내 번역 출간했다. (사진=민음사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찬와이는 우산혁명을 '실패한 혁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혁명으로 얻은 것이 없고, 실패했고, 좌절한 상태로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명 이후 많은 사람이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사람들의 감정 속에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가 남았다. 학생들과 (혁명에 대해) 이야기하면 다들 PTSD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찬와이는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홍콩을 다시 찾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콩 역사에 여러 식민지배가 있었지만, 중국 반환부터 본격적인 식민이 됐다고 전했다. 찬와이는 "영국 정부는 통치 차원에서 식민을 했고, 당시 많은 것을 배운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으로나 특히 무역이 크게 발전했다"며 "오히려 중국 반환 이후 홍콩 사람들은 우리에게 식민이 일어났다 생각해 반(反)식민 운동을 이때부터 일어났다"고 말했다.

작품은 과거 홍콩이 모습을 다루지만 오늘날에도 주는 울림이 느껴진다. 찬와이는 "과거 홍콩의 모습이 오늘날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라며 "이야기는 일종의 다리로, 시공간을 이어준다"고 말했다.

과거의 특정 시점이나 행동이 진행 중이라는 영문법의 과거 진행형(Past Continuous) 개념을 언급하며 "과거 속에 모습은 계속 남아있지만, 현재는 이 모습을 이제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설을 읽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의 일부분을 소설로 발견하고, 다 읽고 난 후 전혀 다른 삶이 돼 있는 것이 소설의 존재 의의"라고 했다.

한편 찬와이는 도서전에서 오는 26일 번역가 배문주와 북토크를, 27일 소설가 조해진과 대담을 가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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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와이, 기억으로 써내다…"홍콩은 사라진 향기와 같다"

기사등록 2026/06/23 14:16:53 최초수정 2026/06/23 1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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