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기 맞은 K-게임…넥슨 2500억 베팅, 성장 마중물 될까

기사등록 2026/06/23 15:42:32

넥슨·문체부·VC 합동 펀드 출범…5년간 2500억 푼다

넥슨의 'AI 베팅'…"제2의 모바일 전환기, 지금이 투자 적기"

[서울=뉴시스] 넥슨 CI.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넥슨 CI.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 극심한 자금 가뭄에 허덕이는 국내 게임 스타트업 구하기에 직접 나선다. 총 2500억원 규모의 대형 민관 합동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초기 개발사들을 전폭 지원할 예정이다.

민관 합동 펀드 출범…자금줄 메마른 중소 게임사에 단물 공급

최근 인공지능 전환기를 맞은 국내 게임 업계는 양극화 몸살을 앓고 있다. 자금력이 탄탄한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AI 기술을 사내 인프라에 적용해 개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중소 개발사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AI 도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고전 중이다.

 올해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와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 대형 신작들이 잇따라 성공 가도에 올랐다. 이 덕분에 시장 전체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중소 게임사들은 잔인한 투자 양극화의 벽에 부딪혔다. 벤처캐피털(VC)의 투자금이 온통 AI 기술 분야로만 쏠리면서, 정작 게임 콘텐츠 개발사들의 자금줄은 꽁꽁 말라붙은 탓이다.

투자 정보 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분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투자 건수는 단 19건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45.7%나 급감한 수치다. 동시에 최근 5년 중 가장 적은 처참한 성적표다. 넥슨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업계 맏형을 자처했다. 민관 합동 펀드를 조성하고 총 2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가동해 막힌 돈줄을 뚫겠다는 구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넥슨파트너스를 설립하고 게임 전문 벤처캐피털(VC) 코나벤처파트너스와 함께 1200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를 출범했다. 이 펀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모태펀드 6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실탄은 시드(초기투자) 단계부터 시리즈 A 단계에 있는 신생 게임 개발사에 단계적으로 투입된다. 코나벤처파트너스가 초기 투자의 물꼬를 트면, 이후 넥슨이 약 1300억 원 규모의 자체 자금을 직접 수혈한다. 후속 성장에 필요한 투자 자본의 든든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 관계자는 "이번 게임 IP 펀드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초기 개발자와 게임 스타트업에 가뭄의 단비 같은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인공지능이 바꾸는 게임판"…스마트폰 혁명 재현 노린다

넥슨이 게임 스타트업 투자에 사활을 건 이유는 게임 개발 패러다임이 뿌리부터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수백 명의 개발자가 수년간 매달려야 했던 고품질 그래픽과 사운드 작업이 이제는 AI 보조 기술을 통해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되고 있다. 심지어 AI는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변화시킨다. 기존 게임의 정의를 완전히 깨부수고 있는 셈이다.

넥슨은 과거 스마트폰 혁명기 당시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이 재편될 때 수많은 신생 대형 기업이 탄생했던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찾아온 AI 전환기 역시 지금껏 본 적 없는 혁신적인 IP가 등장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오픈 생태계 모델'이다. 넥슨이 직접 퍼블리싱(유통·서비스) 계약을 맺지 않는 독립 IP에도 과감하게 투자한다. 특정 게임을 독점해 단기 수익을 내기보다,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을 키워 시장 전체를 넓히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영리한 계산이다.

정부 지원과 넥슨의 개방형 투자 전략이 맞물리면서 창의적인 중소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넘을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게임 시장은 기술 과잉으로 인해 옥석 가리기가 매우 까다로워졌다. 넥슨이 AI 시대에 맞는 게임성을 가진 팀을 얼마나 선별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I 기술 구현은 물론, 게임의 본질인 재미까지 갖춘 킬러 IP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AI 전환기 맞은 K-게임…넥슨 2500억 베팅, 성장 마중물 될까

기사등록 2026/06/23 15:42:32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