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개정법 시행 100일 교섭요구 현황 분석
사용자성 91.2% 인정에도 본교섭은 10곳 그쳐
"51곳 의제·일정 조율 중…곧 본교섭 들어갈 듯"
산안·구내식당 사용자성 논란엔 "지침과 배치 안 돼"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7.29. kmx1105@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29/NISI20250729_0020908338_web.jpg?rnd=20250729143702)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7.2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100일 만에 원청 10개소가 하청노동조합과 본교섭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1161개 하청노조가 439개소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이 중 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판단을 신청한 원청은 141개소로, 판단이 완료된 113개소 가운데 103개소, 91.2%에 대해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다만 사용자성 인정 비율이 90%를 넘는 데 비해 실제 본교섭에 들어간 원청은 10개소에 그쳐 원·하청 교섭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원청 노사의 경우에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등을 거쳐 본교섭 개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며 "이를 고려하면 현재 원·하청 교섭 진행 상황이 이례적으로 더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2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정 노조법 시행 100일 현황 및 향후 계획'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노동부 및 중노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법 시행 100일이 지났지만 실제 교섭에 들어간 곳은 10곳뿐이다. 원·하청 교섭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아닌가.
"현재까지 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판단이 신청된 원청은 141개소다. 이 중 사용자성이 인정된 원청은 103개소이며, 결정서가 송달된 곳은 71개소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103개소 가운데 54개소는 교섭창구단일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32개소는 결정서가 아직 송달되지 않았고, 13개소는 중노위 재심 절차를 밟고 있다. 4개소는 후속 절차를 검토 중이다.
노동위 판단을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42개소까지 포함하면, 현재 교섭창구단일화 등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인 원청은 모두 96개소다.
이 가운데 51개소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마쳤고, 교섭 의제와 일정 등을 두고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개소는 상견례 등 본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원청 노사의 경우에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면 본교섭 개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원·하청 교섭 진행 상황이 이례적으로 더디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절차에 대한 이해와 관행이 정착되면 보다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교섭 절차가 더딘 것은 교섭창구단일화 등 제도 자체의 문제 아닌가.
"교섭창구단일화는 기존 원청 노조와의 교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차다. 교섭을 지연시키는 제도가 아니라, 원·하청 관계에서 교섭 당사자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과정이다.
복수노조 제도가 처음 시행된 지난 2011년 7월에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때문에 교섭이 과도하게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제도가 안착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개정 노조법 제2조 후단에 따른 사용자성을 둘러싼 노사 쟁점도 노동위 판단과 교섭창구단일화 등 제도화된 틀 안에서 판단하고, 정부가 그 판단에 따라 교섭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도·지원하면 교섭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법 시행 한 달 만에 하청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가 1000건을 넘었다. 과도한 요구가 국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는 것 아닌가.
"법 시행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추이를 보면 차츰 안정화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청 교섭 요구 현황은 3월 363개소에서 4월 405개소로 42개소 늘었고, 5월에는 428개소로 23개소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법 시행 이후 하나의 원청 사업장에 대한 교섭 요구는 평균 2.6건에 그치고 있다. 당초 일각에서 제기된 이른바 ‘교섭 쓰나미’ 주장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현장 노사 모두 법 테두리 안에서 질서 있는 교섭과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면밀한 지원과 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의제 범위 안에서 질서 있는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한화오션 급식·세탁 업무 등을 맡고 있는 협력업체 웰리브지회의 교섭 요구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 결정이 노동부 해석지침과 배치되는 것 아닌가.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의제에 대해 사내지원업체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은 노동부 해석지침과 배치되지 않는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 해당 사용자를 직접적인 생산 원·하청 관계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다.
중노위는 조리실, 세탁실, 통근버스 등 노후 시설·설비 개선이 소유자인 원청의 협조나 승인 없이 단독으로 이행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산업안전 및 작업환경 의제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해석지침에서 도급인의 일반적 지시권 사례로 제시한 ‘구내식당 협력업체에 식사시간에 맞춰 조리·배식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는 업무시간과 일정에 관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원청이 산업안전과 작업환경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를 판단한 것으로, 내용과 성격이 다르다."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21202475_web.jpg?rnd=20260310102750)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노위 판단이 다른 경우가 있다. 노동위 결정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지노위와 중노위의 판단이 일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노동위 결정의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동위는 지노위 초심에 대해 중노위가 사실관계와 법리를 다시 심리하는 재심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판단 오류를 바로잡고 법 적용의 통일성을 높일 수 있다.
재심 과정에서는 당사자가 새로운 주장이나 자료를 제출할 수 있고, 사실관계에 대한 쟁점별 법리 판단이 보다 구체화되면서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다.
원·하청 사건과 관련해 중노위에서 지노위와 판단이 달라진 경우는 총 18개 사건 중 2건으로 11.1%다. 복수노조 사건 전체의 초심 취소율은 2025년 기준 총 33건 중 3건, 9.1%다. 이는 법원의 민사사건 1심 파기 비율 26.1%, 형사사건 1심 판결 파기 비율 39.4~45.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법률심인 대법원의 2심 판결 파기 비율은 민사사건 2.2%, 형사사건 6.1%다.
중노위 재심 판단 등 사례가 축적되면 기준이 보다 명확해지고 현장의 예측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상당수 원청이 지노위 판단에 불복하는 등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경향이 강한 것 아닌가.
"지노위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원청은 103개소다. 이 중 54개소, 52.4%가 노동위 판단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했다.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한 원청 및 노동조합은 13개소, 12.6%다. 나머지 36개소, 36.7%는 결정서 송달 전 32개소이거나 절차 검토 중 4개소다.
따라서 상당수 원청이 지노위 판단에 따라 교섭에 임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노위나 법원의 판단까지 받아보려는 경향이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는 노동위의 판단이 현장에서 존중되고 후속 교섭 절차로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장별 교섭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 사용자의 부당한 교섭 거부나 지연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교섭단위 분리가 노조 상급단체별로 쪼개지는 등 너무 쉽게 인정돼 '쪼개기 교섭'이 만연하는 것 아닌가.
"현재까지 노동위에서 29개 원청을 대상으로 교섭단위 분리 여부가 결정됐다. 이 중 분리가 인정된 사업장은 12개소, 41.4%다.
대체로 사업부문별 분리가 9개소로 가장 많이 인정됐다. 노조 상급단체별 분리는 2개소, 노조별 교섭단위 분리는 1개소로 제한적으로 인정됐다.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경우도 대체로 2개 교섭단위로 분리됐다. 현재까지 최대 분리 사례도 3개 단위 수준이다. 분리가 인정된 원청 12개소 기준으로 교섭단위는 평균 2.2개로, 교섭단위가 지나치게 세분화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개정 노조법 시행령은 원·하청 교섭에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때 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이익대표의 적절성, 갈등 가능성,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등을 우선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하청 교섭의 경우 기존 근로계약 당사자 간 교섭과 달리 노조들이 소속된 기업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관계, 직무, 노조 특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에 도급인의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노조법상 원청의 교섭의무를 인정하면, 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기업에 부당한 것 아닌가.
"산안법상 의무를 부담하거나 이를 이행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성 여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할 사항이다.
노동부 해석지침도 산안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의무 이행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업장의 설비, 작업 내용, 작업 방식 등 안전 관련 요소를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원청에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노동위도 노동안전 부문 의제에 대한 사용자성을 판단할 때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이행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주요 시설·장비·설비 등에 대한 개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사업장 내 위험요인을 관리·통제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이행만으로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는 것은 과도한 우려다."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산안 의제뿐 아니라 임금·복지까지 모두 교섭해야 하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고 해서 모든 의제에 대해 원청이 곧바로 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위에서 사용자성을 판단받은 의제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다만 나머지 의제에 대해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임금이나 복지 등이 교섭 의제인지에 대해 사용자가 다툴 경우, 노조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을 통해 다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교섭해야 할 의제인지 여부는 현행 제도 안에서 개별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
-교섭이 결렬되면 파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노동시장에 파업이 없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 중 하나다.
개정 노조법은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파업이 한두 건 발생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충실하게 대화가 이뤄지고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느냐다.
갈등이 있을 경우에도 절차적으로, 합법적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각 지방관서별 전담반을 통해 노사와 긴밀히 협의하고, 교섭이 촉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