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문가 "러 방공망, 조각나…우크라 드론 기술력 발전"
러 전문가 "방공망 약화 증거 못 찾아…문제는 드론 물량"
![[우크라이나=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를 타격할 로켓 드론 '페클로'(지옥)를 점검하고 있다. 2026.06.22](https://img1.newsis.com/2026/05/29/NISI20260529_0001295211_web.jpg?rnd=20260529174639)
[우크라이나=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를 타격할 로켓 드론 '페클로'(지옥)를 점검하고 있다. 2026.06.2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핵심 기반시설을 타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러시아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도이체벨레(DW)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드론은 지난 18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타격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최대 규모 공격으로 러시아 방어망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촉발됐다.
모스크바 지역 연료 공급의 40%를 담당하는 정유공장에 화재가 발생했고 공격 이후 며칠 동안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최대 공항에서도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러시아 방공망이 드론 요격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들이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항공 전문가이자 전직 공군 장교인 아나톨리 흐라프친스키는 18일 모스크바 방공망이 뚫린 배경으로 러시아 방공망의 체계적 약화와 우크라이나의 타격 기술 발전 등 두 가지를 들었다.
흐라프친스키는 "판치르-S1 등 러시아 방공체계는 순항미사일처럼 전통적이고 커다란 공격체를 막기 위해 설계됐다"며 "이 체계들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레이더에 잘 잡히는 표적을 기준으로 조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 드론은 플라스틱이나 합판 같은 복합재료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러시아 방공체계가 소형 드론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흐라프친스키는 대규모 드론을 막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공체계는 고도별로 다른 요격수단을 갖추고 속도와 형태가 다른 미사일과 드론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다층 방어망이지만 러시아는 방공체계 일부를 우크라이나 점령지로 재배치하면서 다층적 방어망이 무너졌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 방공체계는 지금 하나의 촘촘한 체계라기보다 여기저기 이어붙인 조각난 방어망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흐라프친스키는 러시아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인 S-300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대지 공격에 전용해 재고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고도 주장했다. S-300은 원래 방공 요격 체계로 개발됐다. 미국 CBS도 우크라이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의 S-300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는 자신들이 우크라이나에 강요하려 했던 '전쟁의 수학'이라는 덫에 스스로 빠졌다"며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압도하려고 S-300을 공격용으로 쏟아붓다가, 정작 자신들의 요격미사일 재고를 소진했다"고 말했다.
흐라프친스키는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복잡한 비행 경로를 설정하고 요격 가능성이 큰 구역을 피해 비행하는 능력을 강화했다고도 설명했다.
러시아 반체제 군사분석가이자 탐사단체 분쟁정보팀 창립자인 루슬란 레비예프는 DW에 "미사일이 드론을 맞히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 장면을 보면 비전문가들은 그런 인상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방공망이 약화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레비예프는 전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상공으로 날아온 무인기의 90% 이상을 격추했고 방공망을 통과한 소수의 드론이 큰 피해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레비예프는 물량을 핵심으로 꼽았다. 대규모 드론 공격을 막으려면 어떤 방위산업도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장비가 필요해 공격 규모가 커질수록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광대한 영토도 방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레비예프는 "러시아 전역에 빈틈없는 공중 장벽이나 거대한 방어 돔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는 도시 밀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고도 레비예프는 설명했다. 고층 건물이 많고 개발 밀도가 높을수록 드론은 건물 뒤에 숨어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레비예프는 우크라이나의 18일 드론 공격이 군사적으로 큰 변화를 만든 것은 아니라면서 이 공격은 군사적 효과보다는 정치적 타격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9월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흔들기 위한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공격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 방공망이 제대로 작동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타격한 결과에 주목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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