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불안에도 중동산 원유 못 끊어"…SK에너지 '20년 장기계약' 이어간 까닭은

기사등록 2026/06/22 15:55:05

최종수정 2026/06/22 16:48:25

국내 해운사와 약 2.5조원 규모 20년 장기 계약

특화된 설비 탓에 경질유 투입 시 효율 저하 우려

SK에너지, 중동산 도입 비중 70%→50% 조정

중동산 원유 수입 유지하면서 공급망 다변화할 듯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2026.06.1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2026.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가 중동산 원유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은 최근 국내 해운사 팬오션과 오는 2029년부터 20년 동안 중동산 원유를 운송하는 약 2조4700억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팬오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을 투입해 중동산 원유를 국내로 해상운송 하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를 체결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 수는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양국 간 후속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원유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제 설비 구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십 년간 중동산 중질유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대규모 고도화 설비를 구축했다.

중질유는 정제 과정이 복잡하지만, 고도화 설비를 거치면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생산 비중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미국산 경질유의 경우 국내 정유사들이 보유한 고도화 설비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질유 대비 매력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중동산 원유를 대체제로 거론되는 베네수엘라산 중질유 역시 한계가 있다.

중질유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중동과 달리 남미 지역은 운송 기간이 훨씬 길고 원유 성상이 달라 정제 공정 최적화 작업도 필요하다. 단순히 수입처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정유업계도 중동 의존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실제 SK에너지는 원유 수입처 확대와 관련 설비 투자 등을 통해 현재 약 70% 수준인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장기적으로 5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용 부담도 변수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이어지면서 선박 보험료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 역시 1500원대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유사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정제설비 구조상 중동산 원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호르무즈 리스크에 대비하면서도 중동산 원유 확보 전략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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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불안에도 중동산 원유 못 끊어"…SK에너지 '20년 장기계약' 이어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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