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보완수사 폐지되면 재판도 문제…혐의입증 실패 위험"

기사등록 2026/06/21 06:15:00

최종수정 2026/06/21 06:38:24

서울중앙지검 검사, '공판대응 구조 재설계'

말 바꿈, 증거 임의제출에 따른 사실 확인도

'보완수사'라며 막힐 수도…'전면 폐지' 우려

[서울=뉴시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보완수사가 완전 폐지되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 받는 데 차질이 커질 것이라는 논문을 썼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보이는 대검청사와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건물 모형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보완수사가 완전 폐지되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 받는 데 차질이 커질 것이라는 논문을 썼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보이는 대검청사와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건물 모형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보완수사가 완전 폐지되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 받는 데 차질이 커질 것이라는 논문을 썼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려진(44·변호사시험 2회)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 검사는 최근 한국형사정책학회 학술지 '형사정책' 4월호에 '수사·기소 분리 체제 하에서 공판대응 구조의 재설계' 논문을 실었다.

고 검사는 논문에서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배제될 경우, 공판단계의 입증은 수사 단계에서 형성된 증거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고 증거 보강 및 새로운 증거 형성 역시 구조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검사는 범죄 혐의를 찾기 위해 진행하는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 외에 기소 후 공판 단계에서도 필요에 따라 추가 수사로 증거를 보완할 수 있었다.

에컨대 재판 중 증인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거나 기존에 했던 말과 상충되는 점을 발견하면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현행 검찰사건사무규칙에는 이런 취지를 위한 '증인사전심문' 제도 등을 두고 있다.

공소장에 적힌 것과 다른 사실이 재판 도중 밝혀지거나 증거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검사가 직접 자료를 확보하거나 참고인을 조사하고, 증거를 형성해 공소장을 수정하는 게 그간의 실무였다.

그러나 여권 일각의 '보완수사 전면 폐지론'에 따르면 이런 검사의 사실 확인이나 자료 확보 조차도 '수사'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크다. 기존 증거를 평가하는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진다는 것이다.

고 검사는 "보완수사까지 포함해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배제되는 경우 기소 결정의 정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공판 단계에서의 입증 실패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완수사 요구'론의 한계도 짚었다. 보완수사 요구는 검사가 직접 사실 조사를 하지 않고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에 요구해 수사를 다시 하게 하는 것이다.

고 검사는 "보완수사 요구된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 모두 해당 사건을 자기 사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낮다"며 "수사지휘와 달리 강제력이 부족해 형식적 요구의 반복이나 이행 통보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절차 지연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시스DB). 2026.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시스DB). 2026.06.21. [email protected]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10월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보완수사 폐지 여부 등을 결정할 형사소송법 개정을 위한 국회 정식 논의는 시작되기도 전이다.

고 검사는 보완수사 완전 폐지를 전제로 대안도 내놨다. 검찰이 공소청으로, 중대범죄 수사 기능은 별도의 조직으로 떨어지는 등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에 기능적 단절까지 초래했다고 그는 진단했다.

사실관계의 확인(수사)과 법적 판단(기소)이 긴밀하게 연계되지 못하게 된 만큼, 이를 보완하려면 수사기관 내부에 '공판 대응 전담 수사 인력'을 별도로 지정하거나 공소청에 일정 범위의 수사 실무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성을 요하는 금융, 조직형 사기 등 중대 범죄의 경우 중수청에 범죄 유형별로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검사가 초기부터 협업하도록 하는 체계도 제안했다.

고 검사는 "합수단 방식에 대해선 과거 검찰 중심의 수사-공판 일체형 구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합수단은 한시적 프로젝트형 조직으로서 상설적 권한 집중 구조와 구별된다. 수사-공소권의 제도적 분리라는 기본 틀은 유지되므로 권한 집중 구조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보다 법정에서 증거가 형성되는 비중을 높이도록 증인신문을 진술 확인 절차가 아닌 사실 형성 과정으로 전환하고, 법원의 직권적 증거조사를 활성화해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제언도 내놨다.

이어 "이런 구조적 재설계가 이뤄질 때 비로소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변화 속에서도 공소유지의 실효성과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 재판의 본질적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현직 검사 "보완수사 폐지되면 재판도 문제…혐의입증 실패 위험"

기사등록 2026/06/21 06:15:00 최초수정 2026/06/21 06:38: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