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처럼 '학부모 응징'? 교권보호국 신설 가능할까[참교육 열풍③]

기사등록 2026/06/21 09:00:00

민주연구원·경기교육감 등 교권보호국 신설 논의

서이초 사건 後 민원 대응·교보위 제도 개선했지만

교사 체감 낮아…교보위 심의 오히려 증가·처분 약화

"학교현장 교권침해 즉각적인 대응·지원 역할 중요"

[수원=뉴시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사진=인수위 제공)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사진=인수위 제공) 2026.06.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드라마 '참교육' 열풍으로 현실판 교권보호국 신설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교육연구원, 경기도교육청 등이 현실화에 힘을 실으면서다. 교원단체들은 학교현장의 교권침해에 즉각 대응·지원 가능한  실효성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이경아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교권보호국 현실화를 제안했다. 학교가 중대 교육활동 침해 사안과 반복 민원을 홀로 떠안지 않도록 하고 국가와 교육청이 제도적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과 고의숙 제주교육감 당선인 등도 교육청 단위의 교권보호국을 공약하고 나섰다.

드라마 속 가상의 기관인 교권보호국은 교육부 산하 기관으로, 폭력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권을 침해한 학생과 학부모를 응징한다. 현재 교육현장에도 교권보호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돼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드라마적 설정이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앞서 교육당국은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수 차례에 걸쳐 교권 5법 개정을 포함한 교권 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 민원대응팀 및 교육지원청 통합민원팀 구성·운영, 교직원의 직무 범위 외 사항 및 위법·부당한 사항, 지속·반복·보복성 민원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고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악성 민원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보고,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처리하기로 했다. 교원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시범 운영해 오던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육감 의견서' 제출 제도를 법제화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인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교사유가족협의회, 초등교사노동조합 2024 순직교사 추모행사를 찾은 교사 및 시민들이 헌화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4.07.1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인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교사유가족협의회, 초등교사노동조합 2024 순직교사 추모행사를 찾은 교사 및 시민들이 헌화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4.07.18. [email protected]

하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현장 교원 10명 중 8명(79.3%)은 교권 5법 개정 이후에도 교육활동 보호에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5월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조사 설문조사 동일 문항 조사(73.4%)보다 오히려 5.9%포인트(p) 악화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최근 5년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건수 및 비율'에서도 교보위 전체 심의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2269건이었던 심의 건수는 2022년 3035건, 2023년 5050건, 2024년 4234건을 기록했으며, 2025년 1학기에만 2189건 발생했다. 일평균으로 보면 2023년 13.8건, 2024년 11.6건에 이어 지난해 1학기에도 12.0건을 기록해 3년 연속 10건을 웃돌았다.

교권 침해가 빈번하고 그 수위도 높아지는 반면,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은 약화하고 있다. 징계 강도가 낮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효과가 미약한 '봉사활동(교내·사회)' 처분 비중은 2023년 24.0%(1153건)에서 2024년 42.4%(1596건), 지난해 1학기 39.5%(790건)로 대폭 늘었다. 가해 학생과 피해 교사를 분리할 수 있는 '전학 및 퇴학' 처분 비중은 2023년 12.0%(564건)에서 작년 1학기 8.9%(178건)로 줄었다.

교원단체들은 교권보호국 신설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입안·추진 기능이 아닌 학교현장의 교권침해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지원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반복적이거나 보복성 악성 민원에 대한 종결권 및 고발·수사 의뢰 요구권이 필요하며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한 교육감 의견서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동학대 무혐의 사건의 신속 종결 체계 및 보복성·무고성 신고에 대한 대응 장치 마련 등 초기 대응에 직접 개입하고 결과를 추적 관리하는 실행력 있는 기관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 관계자는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 민원 맞고소제 의무화' 등이 도입돼야 한다"며 "끔찍한 상황이 반복됨에도 교육당국이 소극적이고 행정 편의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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