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더 큰 부담"…미·이란 협상 구조 '불균형' 논란

기사등록 2026/06/19 10:47:19

최종수정 2026/06/19 11:16:24

美 선제 양보 집중된 양해각서…핵 협상은 추후 논의

"정의 안 된 조항 많다"…유럽 외교가도 회의론 확산

[에비앙=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6.17
[에비앙=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6.17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두고 서방 외교·안보 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협상 구조 자체가 미국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형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서 상당수 조항이 미국 측의 선제 조치와 양보를 요구하는 반면, 이란 측 의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모호하게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개된 양해각서에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원칙적 표현과 함께, 핵 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을 60일 안에 협상한다는 일정표가 담겼다.

그러나 구체적인 이행 방식이나 강제 수단은 명시되지 않아 합의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서는 미국에 제재 해제와 동결 자산 해방,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등 초기 단계 조치를 요구하는 구조로 작성됐다. 반면 이란이 즉시 수행해야 하는 의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를 해제하고 석유 판매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의 조치를 추진하도록 돼 있다. 또 동결되거나 제한된 이란 자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이란이 즉시 부담하는 조치는 제한적이었다. 이란은 60일간 수수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양방향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민간 통항을 즉시 복원하기로 했지만, 의무 수준은 ‘최선을 다한다’는 표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실질적 이행 강제력이 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서가 요구하는 핵심 협상 역시 상당 부분 미래 협상에 맡겨졌다. 양측은 고농축 우라늄 비축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최종 처리 방식이나 검증 절차는 후속 협상 과제로 남겼다. 협상 시한도 60일로 설정하면서 동시에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가 이란에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협상이 반복적으로 연장될 경우 미국은 정치적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양보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매튜 레빗은 WP에 "이번 양해각서는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며 “결과적으로 미국이 더 큰 정치·경제적 비용을 먼저 부담하는 형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유럽 외교권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한 유럽 안보 관계자는 "문서에 정의되지 않은 표현이 많고 양측 의무가 균형적으로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공개적으로는 지지 입장을 유지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논란은 합의의 범위 자체다. 이란의 탄도미사일·무인기 역량 확대, 역내 대리세력 지원, 인권 문제 등 서방과 이스라엘이 핵심 쟁점으로 꼽아온 사안들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전쟁 종식과 향후 포괄적 관계 재설정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지만, 외교가에서는 실제 쟁점 해결보다 정치적 휴전에 가까운 문서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번 양해각서는 전쟁을 멈추기 위한 정치적 타협에는 성공했지만, 협상 비용과 초기 양보가 미국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향후 이행 단계에서 또 다른 갈등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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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더 큰 부담"…미·이란 협상 구조 '불균형' 논란

기사등록 2026/06/19 10:47:19 최초수정 2026/06/19 1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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